다문화 백일장 외국인 인터뷰

발행일 2019-10-08 15:40:1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카자흐스탄 윤알렉산드라씨, 베트남 응웬응억리씨, 김예진씨.

카자흐스탄 윤알렉산드라(48)씨.
◆ 카자흐스탄 윤알렉산드라씨.

“한국 남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것 같아요.”

한국에 온 지 4년째인 윤알렉산드라(48)씨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3세다.

4년 전 카자흐스탄의 경제 위기로 집안이 어려워지자 그는 아들을 남겨두고 홀로 무작정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윤씨는 식당, 호텔 청소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번 돈을 카자흐스탄으로 보냈다.

그러던 중 그는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 지인의 소개로 현 남편을 만난 것.

그는 “만난 지 3시간 만에 우리는 결혼을 결심했다”며 “한국 남자가 세상에서 가장 착한 것 같다.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다문화 한글백일장 행사에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참석한다는 그는 카자흐스탄에 남겨둔 아들 방콘스탄틴(26)씨에게 “멀리 떨어져 있지만 걱정끼치지 않고 자라줘 너무 고맙다”며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당부했다.

베트남 응웬응억리(24)씨.
◆ 베트남 응웬응억리씨.

“남편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한국도 사랑합니다.”

결혼한 지 1년차 새댁인 응웬응억리(24)씨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것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인 것 같다”며 “남편을 생각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난 그는 남편을 따라 머나먼 한국으로 가야한다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

오랜 고민 끝에 남편을 믿고 한국으로 온 그는 현재 한국어 공부와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요즘은 자고 먹는 시간 외에는 한국어 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응웬응억리씨는 “곧 태어날 아이가 남편을 닮았으면 좋겠다”며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차 귀화인 김예진(31)씨.
◆ 3년차 귀화인 김예진씨.

베트남 국적이었던 김예진(31)씨는 3년 전 귀화했다.

한국에 온지 9년차인 김씨는 베트남에서 여행 온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

그는 “베트남에는 겨울이 없는데 한국에 와서 겨울을 처음 경험했다”며 “눈을 처음 보고 너무 신기했는데 지금은 지겹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씨는 한국에 와서 힘든 점은 ‘보이지 않는 차별감’과 ‘무시’라고 손꼽았다.

“좋은 사람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며 “내가 베트남 사람인 줄 알고 무시하거나 사기를 치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아인(4)군에게는 ‘차별 당함’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귀화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에게 당당한 어머니가 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서 내가 더 노력하고 공부해 자식들이 무시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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