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용 구미시장의 돌출 행동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장 시장은 대구·경북 지역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으로 당선 초부터 주목받았다. 그는 취임 초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에 나서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최근엔 독립운동가인 왕산 허위 선생 광장 명칭을 바꿔 후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18일 구미공단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공단 설립의 주역인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을 빼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만 등장시킨 홍보 영상을 상영해 구미시민들의 비난을 샀다.

지난 20일에는 독립운동가인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자 부부가 시장실을 방문, 전임 시장 시절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확장 단지에 조성한 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 변경에 항의했다. 그러자 장 시장이 삿대질과 고성을 질러 80대 고령의 손부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장 시장은 그 뒤 왕산 선생 후손에게 사과하고 공단 50주년 영상물에 박정희 전 대통령 영상도 추가해 새로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보수단체의 장세용 시장 사퇴 요구 시위와 태극기 깃대에 머리를 맞는 등 시위가 잇따랐다. 자유한국당도 사죄를 요구했다.

장세용 시장은 취임 후 박정희 흔적 지우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구미시는 지난해 박정희 전 대통령 역사자료관 명칭에서 ‘박정희’를 빼고 다른 이름으로 명명하려다가 논란 끝에 ‘박정희유물전시관’으로 결정했다. 구미시 직제에 ‘새마을과’도 없애려다가 문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긍정적 평가 뒤 그냥 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공과 과가 함께 하지만 50년 전 구미공단을 처음 개설하고 국가 발전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한 장본인이다.

구미 출신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구미시민의 애착은 남다르다. 그런데 민주당 출신 단체장의 박 전 대통령 업적 깔아뭉개려는 행태가 잇따르며 구미시민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집권 여당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구미시장은 그래서는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이 없었으면 현재의 구미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당이 달라도 박 전 대통령을 구미 역사에서 지울 수는 없다.

단체장이 바뀌면 전임 단체장의 치적 지우기가 그동안 관례처럼 되풀이되곤 했다. 하지만 장세용 시장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장 시장은 자신을 뽑아 준 지역민들의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장 시장의 일탈 행위는 장 시장 본인뿐만 아니라 민주당까지 욕을 먹게 하고 지역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 더 이상 여론을 쪼개지 마라.

장 시장은 오로지 구미시민의 안녕만 보고 가라. 구미시민의 자존심을 더 이상 상하게 하지는 말라.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