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공단 50주년 기념식 역사지우기 논란

▲ 구미시가 구미공단 50주년을 맞아 구미코에서 개최한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이 홍보영과 유공자 선정 등의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에서 내빈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모습.
▲ 구미시가 구미공단 50주년을 맞아 구미코에서 개최한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이 홍보영과 유공자 선정 등의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에서 내빈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모습.
구미시가 공단 50주년을 맞아 18일 구미코에서 개최한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50주년 영상물 상영과 유공자 선정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기념식 도중 상영된 6분 분량의 영상물에 구미공단을 처음 조성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등 진보 성향의 대통령만 등장했다.

영상물 상영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자유한국당 한 시의원은 “말도 되지 않는다. 아무리 정치적 이념을 달리한다고 해도 구미공단 50주년 행사를 하면서 공단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빠트릴 수 있느냐”며 “영상을 누가 무슨 의도로 만들었는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영상과 관련해 내빈석에 있던 한 관계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석춘 국회의원 등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장세용 구미시장조차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난은 행사를 준비한 구미시와 장세용 시장에게 쏠리고 있다.

구미시 행사관계 공무원과 간부공무원들은 대구 한 업체가 제작한 영상물에 대해 2번이나 시사회를 갖고도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장 시장은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 매번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은 인정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던 터라 비난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시장은 “영상물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해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고 “문제가 된 영상물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유공자 선정도 논란이다.

구미시는 이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과 대통령 표창 등 정부포상(개인과 단체 포함) 10점과 장관표창 6점을 수여했다.

동일한 공적으로 기업과 이미 퇴사한 직원이 정부 포상을 받은 것도 모자라 구미시로부터 용역을 받아 수행한 일을 공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또 근로자나 기업체 창업가,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정하고도 정작 생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현장 근로자는 전체 16명의 수상자와 단체 중 2명밖에 없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대상자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공단 발전을 위해 헌신한 많은 사람보다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고픈 사람들이 수상하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구미공단 50주년을 되돌아보고 공단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선정하려면 적어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유공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공모형식을 빌리다 보니 자격 미달의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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