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11일 저녁 설거지하는 모습의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11일 저녁 설거지하는 모습의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경북도가 벌인 이색 릴레이 캠페인이 관심을 모았다.

도내 곳곳에 ‘변해야 삽니다! 이번 추석 설거지는 남자들이’란 제목의 현수막을 내건 경북도는 추석연휴가 시작되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시작으로 실·국·과장 등은 물론 시·군, 대구로까지 이어져 보수적인 대구·경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추석연휴 시작을 앞둔 지난 11일 오후 8시13분 공식 업무를 마친 이 도지사는 자택에서의 요리와 설거지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명절 기간 주부들에게 집중되는 가사노동의 수고로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번 추석 인사말로 내건 현수막”이라며 “올해 명절엔 도민 모두 명절스트레스 없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그의 이 메시지에는 15일 오후 3시 현재 628명이 공감했고 129명이 댓글로 호응했다.



▲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추석당일 설거지 모습을 페북에 올렸다.
▲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추석당일 설거지 모습을 페북에 올렸다.


이 도지사로부터 지목을 받은 윤종진 행정부지사는 추석인 지난 13일 오전 10시48분 설거지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려 동참을 알렸다.

추석날 아침 설거지는 난생 처음이라고 밝힌 윤 부지사는 “아내가 설거지 하는 제 모습이 많이 낯설고 못미더운가 보다”며 맨손 설거지 모습으로 추석인사를 대신했다.



이 도지사로부터 지목을 받은 김장호 기획조정실장은 설거지 숙제를 추석연휴 첫날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실장은 지난 12일 오후 1시10분 “앞으로 자주 하겠다”며 맨손 설거지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로부터 지목을 받은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지난 14일 오후 설거지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로부터 지목을 받은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지난 14일 오후 설거지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경북에서 시작된 설거지 캠페인은 대구도 넘나들었다.

윤 부지사로부터 지목을 받은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추석 다음날인 지난 14일 오후 11시17분 “저희 가정은 가사 분담개념보다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닥치는대로 해야 돌아가기 때문에 설거지, 청소 등을 특정인의 일로 생각하고 하려니 어색하다”며 장갑끼고 설거지하는 모습을 올렸다.

이 부시장은 또 “누군가는 여가를 즐기고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는 생활문화가 있다면 함께하는 생활문화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고 소망했다.







▲ 이강덕 포항시장은 추석다음날인 지난 14일 오전 설거지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 이강덕 포항시장은 추석다음날인 지난 14일 오전 설거지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밖에도 이강덕 포항시장도 지난 14일 오전 “요리 잘 해보는 것이 제 꿈”이라며 간단한 설거지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경북도 몇몇 공직자들은 설거지 뿐 아니라 명절 집안 대청소를 하는 씩씩한 모습도 올려 보는 이를 즐겁게 했다.

이번 추석 설거지 릴레이 캠페인은 1명이 3명을 지목하는 형태로 추석연휴 마지막날까지 최소 1천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희용 경북도 경제특보는 이번 추석 설거지 캠페인에 대해 “추석인사만 하기 보다 도민들과 귀성객들에게 우리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어 고민하던 차에 발상의 전환으로 고정관념을 깨고 설거지로 결정했다”며 “현수막과 함께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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