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명 수용…평소에는 운동시설 사용

▲ 전국 최초 포항 에어돔 대피소 전경.
▲ 전국 최초 포항 에어돔 대피소 전경.
포항에 전국 최초로 에어돔 형태의 다목적 재난대피시설이 세워졌다.

포항시는 최근 북구 흥해읍 초곡리 공공청사 부지에 다량의 공기를 주입시켜 만든 에어돔 대피소를 완공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대형 텐트를 연상시키는 돔 형태의 이 시설은 평소에는 배드민턴 9개 면을 갖춘 실내체육관으로 이용되다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500명 이상 머무를 수 있는 대피시설로 변신한다.



실내로 공기를 주입해 부풀리는 방식으로 외관을 유지한다.

건물 안 공기가 계속 빠져 나가지 않도록 일반인 출입구 2곳이 모두 회전문으로 설계됐다.

바깥 공기를 주입할 때는 3중 필터를 거쳐 초미세먼지까지 거를 수 있도록 했고, 실내 공기는 내부에 설치된 환기구를 통해서만 나가도록 했다.

대피소를 감싸는 풍선 모양의 외부 막재는 방염 처리된 특수 소재와 단열재로 제작됐다.

총 무게는 7t이다.

에어돔 대피소에는 재난 발생 시 구호품을 실은 대형트럭이 드나들 수 있도록 차량 전용 통로가 설치됐다.

또 내부에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빨리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별도 비상구 2곳이 마련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에어돔 내부에 있는 공기가 모두 새려면 5시간 가량이 소요돼 비상 상황 시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빠져 나갈 수 있다”며 “초미세먼지까지 거른 뒤 외부 공기를 유입해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 에어돔으로 오면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대피시설로 설계된 만큼 건물 바닥은 규모 7.0 이상에도 견디는 내진 특급으로 시공됐다.

천장과 사방 벽은 기둥이나 부자재가 없어 지진에도 부서지거나 떨어질 물건이 없어 안전하다.

연면적 1천880㎡, 높이 10.5m 규모의 대피소 시공에는 45억 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동일면적에 철근콘크리트로 짓는 일반 체육관보다 시공 비용이 절반 이상 저렴한 셈이다.

포항시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지역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에어돔 대피소 건설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에어돔 대피소가 지진으로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에 조금이나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대피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포항을 각종 재난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