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의 소장 자료전시가 전국 최저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지역민들이 박물관 소장 자료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결산을 위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구박물관의 소장자료는 23만7천675점으로 전국 최다 규모다. 시설규모는 1만5천여㎡로 국내 2위다. 그러나 박물관 내에서 전시하거나 다른 박물관 등에 대여해 공개한 자료는 6천180건에 그쳐 소장자료 활용률이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국립전주박물관은 소장자료 활용률이 77%에 달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50%, 국립경주박물관은 31.8%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현재 박물관 내 실물전시에 필요한 공간적 제약이나 보안상 취약성 등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e뮤지엄)을 활용, 온라인을 통해 자료를 공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박물관의 경우 e뮤지엄 공개실적이 399건에 불과해 전국 최저였다. 전체 자료의 0.2%에 불과한 비율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e뮤지엄을 통해 3만7천822건을 공개했으며 공개비율도 44%에 이르렀다.

소장품 e뮤지엄 공개가 미흡한 것은 여러가지 사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변명을 하더라도 지역민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에는 미흡할 것 같다. 소장자료를 지역민들에게 적극 공개하겠다는 박물관 측의 대민 서비스정신이 미흡한 데 근본 원인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소장품 규모에 비해 전시시설이 모자라면 당연히 전시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또 시대 흐름에 맞춰 e뮤지엄 등 온라인 공개 방법을 적극 강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994년 국립박물관 중 8번째로 개관한 대구박물관은 관장의 직급이 지난 5월 개관 25년 만에 고위공무원으로 격상됐다. 또 소장품 관리와 지역 문화행사, 박물관교육 서비스 등을 강화하기 위해 학예연구사를 2명 증원해 27명으로 늘렸다.

이는 서비스 개선과 함께 시설 및 소장품 규모 등 업무 환경에 걸맞게 위상을 정립하고, 인근 문화기관과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소장자료 활용률 등을 보면 기구와 인력이 부족한 지방박물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해 지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국립박물관이 될것이라고 한 문체부 측의 배경 설명이 무색해질 정도다.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직급 상향과 직원 증원에 따른 변화가 국립대구박물관 운용에 시급히 나타나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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