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체 교통사고 감소, 고령운전자 사고 오히려 늘어||-고령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혜

대구의 전체 교통사고는 줄었지만 만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서 발생한 고령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2014년 1천251건에서 지난해 1천790건으로 43.1% 늘었다.

반면 전체 교통사고는 2014년 1만4천417건에서 지난해 1만3천88건으로 9.2% 줄었다. 전체 교통사고가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고령자의 교통사고 증가 폭은 사회적 문제로 꼽힐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숨진 인원은 110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735명)의 15%를 차지했다.

부상자도 2014년 1천675명에서 2015년 1천923명, 2016년 1천982명, 2017년 2천115명, 지난해 2천518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대구의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도 15만3천268명으로 2014년(10만3천604명)에 비해 48%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구시와 대구지방경찰청은 다음달 2일부터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 10만 원 상당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돌발상황 대처 능력이 비교적 떨어져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고령 운전자가 자가용 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은 대구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고 반납일 기준 만 65세 이상인 시민 3천 명이다.

하지만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통해 얻어지는 혜택은 고작 단 한 번의 교통비(10만 원) 지원이 전부이다 보니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대구에서 운전면허를 반납한 65세 이상 노인은 493명으로 전체 고령자의 0.3%에 불과하다.

고령운전자인 배성조(75·북구 침산동)씨는 “부산시는 교통비 10만 원은 물론이고 병원이나 식당, 안경점 등에서도 할인 혜택을 주는 걸로 안다”며 “10만 원 받고 자가운전 포기하라면 누가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올해 처음 고령운전자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 제도를 도입하는 만큼 보상보다는 고령자들이 자신의 운전능력을 고려해 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반응 및 애로사항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내년부터 다른 지원책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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