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 쏜 보수통합론, TK 의원 셈법 엇갈려

발행일 2019-08-11 15:51: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쏘아올린 ‘보수통합론’이 숙지지 않으면서 내년 4·15 총선을 앞둔 TK 야권이 술렁이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문’(반문재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계파 ·지역구 상황에 따라 보수통합론을 바라보는 지역 의원들의 시각과 셈법이 엇갈려 통합을 위한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나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론’을 제기한 데 대해 가장 환영하는 쪽은 탄핵과정에서 바른정당으로 옮겼던 복당파다.

복당파이자 비박계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절체절명의 조건”이라며 “바른미래당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 등이 한국당에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은 절체절명의 조건”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 총선 전에 빨리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박계 등은 보수통합에 공감하면서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론에는 반대하는 분위기가 크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올 1월 친(親) 유승민계로 불리는 류성걸 전 의원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출신 인사들의 입당을 대거 불허한데 이어 지난달 24일 재입당 신청자에 대한 당원자격심사 회의에서도 이들을 심사대상에서 아예 배제시켰다.

또한 이들과 함께 입당신청을 한 권세호 전 바른미래당 수성을 지역위원장 등 타당 경력자들의 입당조차도 차후 다시 심사키로 했다.

이날 심사를 주재한 곽대훈 의원(대구시당위원장)은 “지난 총선·대선 때 우리 당 후보를 굉장히 거칠게 공격했던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받아들인다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수시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며 “중앙당에서도 이들의 복당 여부를 결론내리지 않은 만큼 타당 경력자들의 입복당도 차후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고 했다.

또한 지역구 내에 바른미래당 소속 경쟁자가 있는 의원들도 이번 보수통합론을 크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TK 바른미래당 유일한 의원은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인데다 TK 바른미래당 인사들 상당수가 ‘친(親)유승민계’로 분류되고 있어 유승민 의원이 복당할 경우 대부분 바른미래당 인사들이 함께 복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공천지분’을 전제로 복당할 가능성이 커 유승민 의원의 동구을과 강대식 전 동구청장·류성걸 전 의원의 출마가 예상되는 동구갑, 권오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은 안동 등의 경우 공천구도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정종섭 의원은 류성걸 전 의원의 복당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아직 정계개편의 실체가 오리무중인 상황이지만 한국당 공천이 본격화하기 전에 한국당과 바른정당계가 어떤 식으로든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지역에서도 바른정당계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은 만큼 통합 과정에서 난항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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