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일본 경제 보복 대응 카드로 ‘남북 평화경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야권이 6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경북 영천에서 농촌 일손돕기 활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환상에 빠져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야지 뜬금없이 남북경협은 무슨 말이냐. 외교적 노력과 정치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를 방기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정말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남의 이야기라도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국민들 분통 터지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평화경제 운운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청와대는 계속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엄중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모래 속에 머리를 박은 타조 같은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를 짚으며 “사태 해결의 관건은 우리 기업의 서플라이 체인(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 정상화”라며 “그런데 이와 관계없는 북한과 경협이란 너무나 엉뚱한 솔루션을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상 속 희망과 실현 가능한 대안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북한 퍼주기 구실을 만들어 버렸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는 북한 중독이다. 결국 또 북한인가. 북한 말고는 할 말이 없는가”라고 말했다.

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할 말을 잃는다”며 “인구 규모가 아닌 지식과 정보, 기술 수준과 혁신역량이 경쟁력과 부를 만드는 세상이다. 지금 청와대와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신선이 노니는 세상과 보통사람인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른 모양”이라며 “경제 현실에 대한 무지와 무감각의 청와대, 그래서 문제해결 능력도 없음을 만방에 알리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선거 한 번 잘못해 나라 꼴이 이렇게 돼 버렸다”며 “문 대통령 말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로 가고 있으며, 선조와 고종을 합친 것보다 더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지금 허풍이나 칠 때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대표는 “핵을 절대 포기 못 하겠다고 버티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과 도대체 언제, 어느 세월에 경제협력을 해서 일본을 이기겠다는 건가”라며 “개성공단도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라는 허무맹랑한 미사여구로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현혹하려 하는가”라고 했다.

이어 “일본과 경제전쟁을 시작하겠다면 국민과 기업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똑바로 알고, 대통령부터 단단히 각오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총알받이는 국민과 기업”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경협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순기능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경협을 현재 경제전쟁의 해법으로 삼기에는 당장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다”고 비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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