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반

대구 한 초등학교 수학여행 1인당 300만원 논란

대구 사립초 학생 1인당 300만원 호주 수학여행 추진

대구시교육청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해외 수학여행 대신 국내 현장체험학습을 지향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시교육청 전경.


대구지역 한 사립초등학교가 학생 1인당 300만 원이 드는 해외 수학여행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른바 ‘황제 수학여행’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교육의 공공성 가치나 안전문제, 타 학교와의 위화감 조성에 따른 부작용 목소리가 커지면서 교육당국의 적극적 개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학교는 오는 10월7일부터 13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호주 시드니로 수학여행을 가기로 했다. 비용은 학생 1명당 296만 원. 대상 학생 94명 가운데 91명이 참여한다.

주요 일정은 선박체험을 통한 관광과 놀이기구 체험, 문화탐방 등으로 알려졌다.

학교에 지불하는 비용과 개인 용돈까지 감안하면 학생 1인당 300만 원이 훌쩍 넘는 경비가 요구된다.

문제는 학부모들의 비용 부담과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에 따른 유소년 건강권 및 안전성, 위화감 조성 등의 지적이 나오는 데 있다.

국외 체험학습은 국내 여행사를 통해 프로그램과 비용 등을 대행한 뒤 세부 일정은 현지 여행사를 또 한번 거치도록 돼있어 안전을 담보받기 어려운 구조다. 대구교육청도 안전 문제로 국내 체험학습을 권고하고 있지만 사실상 소극적 지도에 그친다.

학교 측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수학여행지가 결정됐고, 이후 학부모 동의와 교육청 자문 및 컨설팅을 마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사립학교 특성상 교육과정에 학부모 의견을 수렴할 수 밖에 없다. 학부모들이 국외체험이나 선진문물 견학에 선호도가 높다”며 “경제적 형편이 괜찮은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며 유학이 결정된 학생을 제외하고 전원이 참여해 위화감 부작용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학교 측 설명과 달리 수학여행에 참여하지만 비용 부담에 불만을 갖는 학부모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학급 친구들이 모두 참여하니 경제적으로 부담스럽지만 보내는 입장”이라며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의 결정은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교육청에도 고가 수학여행에 따른 문제제기를 했지만 학교 측 결정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관계자는 “초등생 수학여행비로 300만 원은 황제 수학여행 그 자체로 들어본 적도 없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단체 해외여행으로 인한 안전문제는 물론 개인여행이 아닌데도 동의할 수 밖에 없는 학교 분위기와 여행 당사자인 학생들의 특권인식, 위화감 문제 등의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교육의 목적 달성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학교는 2016년 1인당 280만 원을 들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바 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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