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센터)가 지난달 인사에서 특정 직원에게 승진 특혜를 줬다는 내용(본보 지난 11일 5면)과 관련, 경력산정 지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도 인사에 적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센터는 경력산정지침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인사를 단행했다.

25일 센터에 따르면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경력산정지침을 인사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2016년 자체적으로 지침을 만든 이후 센터 근무 이력 외 관련 학위나 동종 업계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면 경력을 인정받아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센터 측은 지침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인사과정에서 지침을 기반으로 공정하게 진행했다는 모순된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직원들은 센터가 경력산정지침이라는 자체 규정을 악용해 경력을 적용받는 과정에서 불분명한 기준으로 불공평한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 A직원은 “경력산정지침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아 인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이 많다”며 “지난달 승진한 직원 중 한 명은 인사 발표가 나기 전부터 본인이 승진한다고 얘기하고 다녔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설명했다.

경력산정지침에 대한 문제점은 2017년 과기부와 중기부 감사에서 이미 제기됐다. 이에 센터는 지난해 7월 지침 폐지 수순을 밟았지만 당시 직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B직원은 “당시 센터는 직원들에게 지침에 대한 설명 없이 폐지 가부만을 확인하면서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며 “상사가 지침을 통해 승진했고 다음은 또 다른 직원들이 혜택을 받아야 하는 순서였기 때문에 누가 반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센터는 인사과정에서 지침으로 인한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지침 폐지 계획을 알렸다.

전태원 센터 경영지원본부장 직무대리는 “경력산정지침 규정에 맞게 경력을 산정했다. 인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건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연규황 센터장은 “지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당시 직원들의 반대로 폐지가 어려웠다. 올해 안에는 지침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