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윤창중칼럼세상TV(윤칼세TV) 대구 본사 개소식을 열고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윤창중칼럼세상TV(윤칼세TV) 대구 본사 개소식을 열고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구 동구에 둥지를 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윤창중칼럼세상TV(윤칼세TV) 대구 본사 개소식을 열었다.

윤 전 대변인은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중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난 대표적 친박 인사다.

윤 전 대변인은 최근 대구지하철 1호선 방촌역 4번 출구 인근 건물에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윤칼세TV의 대구 본사 사무실을 마련했다.

24일 개소식에서 만난 윤 전 대변인은 충청도 출신인 그가 연고도 없는 대구에 본사를 개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보수우파의 대동단결을 하기 위해”라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대구를 보수우파 대혁명의 전초기지로 만들고자 한다”며 “보수우파의 무너진 제단을 대구에서 다시 쌓아 경부선을 따라 전국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경부 보수우파 벨트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에 자유한국당, 대한애국당, 태극기세력 모두를 묶을 수 있는 진정한 보수우파의 신당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고 탄핵에 일조했던 대구와 부산 등 지역 국회의원의 심판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보수우파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자유한국당을 탈퇴한 홍문종 의원을 따라 신공화당(가칭)에 입당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했지만 여지는 남겨뒀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사무실과 바로 인접해 사무실을 낸 것과 관련 내년 총선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유 의원 사무실이 인근에 있는지도 몰랐다. 총선에 나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윤 전 대변인이 앙숙인 ‘유 의원 저격수’로 나설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지역 정가는 내다봤다.

그와 유 의원과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에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임명하자 “너무 극우 인사다.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고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유 의원을 비난했다.

3년여간의 칩거생활을 끝내고 연 대구에서의 북콘서트에서도 “박근혜 정권이 이토록 큰 정치적 리더십의 시련을 겪게 된 근본 원인은 유감스럽게도 대구 출신인 유승민 의원의 존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 의원이 사사건건 박근혜 대통령의 발목을 잡으면서 국민을 향해서는 마치 절대 권력자로부터 탄압 받는 듯한 독립운동가나 순교자처럼 거짓 이미지를 교묘히 만들며 자기정치를 해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대구에서 본격 활동하면서 보수 유권자들에게 배신자 낙인이 찍힌 유 의원을 향해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대변인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유 의원 사무실 인근에 둥지를 튼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윤 전 대변인의 등장이 유 의원의 총선 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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