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6·25참전 순국소년병 위령제 거행

▲ 25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9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전용사자 등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이무열 기자
▲ 25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9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전용사자 등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이무열 기자
“매년 같은 추모사, 올해도 정말 죄송합니다.”

깊은 주름과 백발이 된 80~90대 고령의 6·25참전 생존 소년병들이 흰 모자를 쓰고 예우를 갖추며 경건한 자세로 임했다.

생존 소년병 박태승(86)씨는 “전쟁에 끌려가 열심히 싸웠지만 적절한 예우를 받지 못한 것은 평생의 한이다”며 “나라를 위해 싸운 것은 충분히 명예스러운 것이며 후손들에게도 존중받을 만한 역사다. 정부는 6·25참전 소년병의 노고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6·25참전 순국 소년·소녀병을 기리는 제22회 위령제가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 대구 남구 낙동강승전기념관에서 거행됐다.

이날 위령제는 한국전쟁 당시 만 18세 미만의 나이로 전사한 소년병 2천500여 명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소년병은 한국전쟁 당시 병역 의무가 없는 만 15~17세로, 2만9천604명이 참전했다. 이 가운데 2천573명이 전사하고 매년 급감해 현재 1천~2천 명가량 남았다.

위령제는 6·25전쟁에 참전한 소년병 50여 명과 유족, 윤한수 6·25참전소년·소녀병 전우회장, 박신한 대구지방보훈청장, 유승민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6·25참전소년·소녀병 전우회는 2005년 8월부터 비영리 민간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보상 및 예우에 관련 법안 전무 등 전우회 운영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위령제마저 소년병 위령비 하나 없는 낙동강 승전기념관에서 13년 동안 이뤄지고 있다. 회원들의 회비 및 보훈처에서 지원하는 450만 원으로 치러지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소년·소녀병의 보상에 대한 특별 법안이 보훈처와 기획재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로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다. 조만간 열리는 국회에서 보상에 관련한 특별 법안이 최대한 빨리 통과가 돼서 모든 것을 소상히 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윤한수 6·25참전소년·소녀병 전우회장은 “당시 어린 나이에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징집돼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총을 메고 나라를 위해 싸웠다”며 “69년 전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다. 결코 소년·소녀병의 노고와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지난 21일 대구 남구 낙동강승전기념관에서 ‘제22회 6·25참전 순국소년병 위령제’가 거행됐다. 사진은 6·25참전 소년병 출신 생존자들이 순국 소년병을 기리기 위해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 지난 21일 대구 남구 낙동강승전기념관에서 ‘제22회 6·25참전 순국소년병 위령제’가 거행됐다. 사진은 6·25참전 소년병 출신 생존자들이 순국 소년병을 기리기 위해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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