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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4차 산업혁명시대 걸 맞는 새 리더 정정용 감독

김택환 경기대 특임교수
김택환

경기대 특임교수

4차 산업혁명시대 걸 맞는 새 리더 정정용 감독

“중고등학교 선수시절 뛰어난 실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그 시절 후배들에게 빠다(매) 한번 들지 않은 심성 곱고 따뜻한 형이었고, 항상 공부하는 학구파였죠.”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신화를 쓴 U-20 월드컵 축구 준우승이라는 금자탑을 들어 올린 정정용 감독에 대해 청구중‧고 2년 후배 안성규 블루나인패키지 대표의 평가다. 안 대표는 정 감독과 같이 선수 생활을 했고 대우로얄즈 프로팀 선수까지 지냈다.

대한민국 사회에 큰 울림을 준 정정용 감독은 한국 축구계의 비주류였다. 청구중·고와 경일대를 거쳐 임마누엘과 후속 구단인 이랜드 푸마 선수로 뛰었다. 게다가 정 감독은 1997년 부상으로 28세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은 무명 선수였고 국가 대표 경력도 없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한국 축구를 FIFA 결승전에 올릴 정도의 역량을 쌓아왔을까?

그의 축구 리더십을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새 지도자’로 정리할 수 있다. 4가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민주적‧수평적 리더십’이다.

정 감독 1년 후배이자 현재 청구고 김용범 축구감독은 “권위적이지 않고 선수 눈높이에 맞추는 수평적‧민주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마라도나, 메시에 이어 골든볼을 거머쥔 이강인 선수도 ‘마음과 마음으로 공감하는’ 정 감독에 대해 “잊지 못할 감독”이라고 말했다. 공감의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둘째 빅데이터와 동영상 활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과거 쌀, 철, 반도체와 같은 핵심 자원이자 기술이다. 정 감독은 90년대 초 대구북중학교 감독 시절부터 데이터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매 경기 보여준 마법 같은 용병술은 데이터 분석과 이에 기반해 전술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른바 ‘마법 노트’였다. 상대 팀과 상황에 따른 선수기용과 전술 변화는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 가능했다. 그는 또 선수들에게 게임이나 모바일을 금지하지 않고 상대팀 선수 및 전술을 분석한 동영상을 제작 배포해 선수들의 전술수행력을 상승시켰다. 청구고 김 감독은 “정 감독이 가장 먼저 컴퓨터를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셋째 글로벌 축구 유학과 세계 강팀과의 실전을 통해 쌓은 내공이다. 정 감독은 자비로 해외 축구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포르투갈에 이어 브라질에서 지도자 코스를 거쳤다. 또한 U14~U18세 등 아래로부터 차근차근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영국 등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이를 통해 자신 만의 전술을 만들었고, 마법 같은 전술로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단점과 실패를 장점과 성공으로 만들 수 있는 성찰의 힘이다.

정 감독은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게 패하고 “내가 부족했다”고 자인했다. 그는 국가 대표선수 생활도 하지 못했고, 스타플레이어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길을 가는 것이 행복한지를 알고 성실하게 공부하면서 새로운 축구 리더십을 개척했다. 정 감독이었기에 ‘이승우’ 같은 튀는 선수들을 이해시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청구고 총동창회 정경수 회장은 “정 감독은 보기 드문 덕장이자 지장”이라고 평가한다.

그럼 지도자로서 정 감독의 미래 꿈은 무엇일까?

2009년 U-14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우승 후 인터뷰에서 그는 “U-20 월드컵 같은 메이저 대회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꿈은 실현되었다. 정 감독은 U-20 월드컵 결승전 이후 인터뷰에서 “이 팀과는 작별”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의 꿈은 더 높이 올림픽과 월드컵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일이다. 물론 그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정 감독이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참조해야할 좋은 감독이 있다. 독일 뢰브 감독이다.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브라질에 7-1 대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뢰브 감독도 선수 시절에 정 감독같이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감독으로서 명장 반열에 올랐다. 독일 우승의 원동력은 ‘백인 순혈주의’를 파괴하고 이민자 출신 선수를 영입했고, 독일식 축구 전술을 넘어서 스페인, 네덜란드 등 앞서가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마지막으로 학연‧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최고 선수를 발탁해 ‘자상한 통합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혁신하지 않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에게 2-0으로 패했다.

축구 선수 손흥민, 이강인도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축구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감독이 나왔다. 그가 승승장구하기 위해선 ‘히딩크 감독 같이’ 한국축구협회와 대한민국 사회가 전권을 주고 응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물론 정 감독 자신이 더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넘어서 세계 프로축구에 통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후배 안 대표와 김 감독의 바람이다. 독일 뢰브 감독같이 ‘혁신하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교훈의 되새김이다.

정 감독은 대한민국 사회는 물론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에 큰 울림과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개발시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넘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평적‧민주적 리더십과 글로벌 경쟁력과 세계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량을 보이고 침체의 대구경북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부강한 4차 산업혁명의 허브’로 만들 수 있는 비전과 프로그램을 가진 리더를 말한다.

김부겸 장관인가, 권영진 현 시장이 시대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가!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과 축제를 선물한 U-20 월드컵 축구팀과 정 감독이 던지는 시대의 화두다.

김택환 경기대 특임교수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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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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