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 우리은행에 입사한 명인정보고 출신 강민지양
▲ 우리은행에 입사한 명인정보고 출신 강민지양
하루에 버스가 3번 들어오는 수륜이라는 시골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했을때 담임선생님은 쌍둥이인 저와 여동생에게 명인정보고등학교를 권하셨다.

기숙사 생활을 해야 다닐 수 있는 학교여서 고민이 됐지만 중학교 선배가 학교에 진학한 뒤 공기업에 합격했으니, ‘너도 명인에 가서 선배들처럼 명인(名人)이 되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용기를 갖고 선택했다.

돌이켜 보면 쌍둥이라서 처음부터 선생님들께 주목받았던 것 같다.

‘한 반에 25명, 세 학급인 작은 학교지만 해마다 두세명씩 금융권이나 공기업에 합격했으니, 이젠 너희 차례다’는 선생님들의 관심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차세대 리더반에서 어떤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지 지도받았고, 공채반 선배를 따라다니며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선배들과 함께 시작된 1학년 생활이 낯설지 않고 친숙했던 것은 학교 모든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눔 동아리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천들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또 기숙사 생활을 하며 배려하고 협동하는 마음이 길러진 것도 소위 말하는 인성 스펙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

1학년 때 학급반장, 2학년 때 전교부회장, 3학년 때 전교회장을 맡으며 자신감을 얻었고 리더십을 기를 수 있게 됐다. 또 성주 청소년 운영위원 활동을 하며 크고 작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는 학생으로 성장한 것도 공기업에 입사한 선배들의 뒤를 따라 갈 수 있었던 덕분이었다.

명인에는 열정적인 취업 지도 선생님들이 계신다. 방학 때는 학교에서 취업 역량캠프를 하며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집밥처럼 따스한 밥을 해주시는 엄마 같은 선생님과 밤낮, 주말에도 공채반 학생들과 24시간 밀착 지도하시는 3학년 담임선생님의 가르침은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다시 눈물을 훔치고 마음을 다잡는 채찍과 당근이 돼 주셨다. 그 안에서 나는 3학년이 되기 직전부터 본격적으로 밀착 집중교육을 받았다.

2018년 1월부터 두 달간 하나은행 동계인턴 실습을 시작으로 고졸인재 잡콘서트에서 우리은행 현장 면접에 통과하면서 구체적으로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전진하며 노력했다.

우리은행 서류접수를 시작하고 학교와 20여분 떨어진 우리은행 지점에서 일주일간 실습을 하며 꿈에 다가갈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방학 실습은 힘들기도 했지만 실제로 은행원의 모습을 관찰하며 전문적인 은행원을 동경했고 고객을 대응하는 노하우를 얻고, 실제로 고객님들께 플로어 마케팅을 실습하며 면접에 대비했다.

PT발표면접과 세일즈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매일 친구들에게 물건 하나씩을 세일즈하고 뉴스를 검색하며 이슈를 살피고 의견을 정리해 발표해보기, 목소리를 녹음해 다시 들어보기, 유튜브를 통해 우리은행에 대해 알아보기 등 입행을 위한 준비는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우리은행에 대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원자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일요일에 담임선생님과 면접 질문을 점검했는데 잊을 수 없던 것은 올해 졸업한 선배들이 함께 모의면접을 해준 것이다. 입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배가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면접을 해줬고 얼마 전 우리학교 최초로 남학생으로 공기업에 입사한 선배도 3시간이나 걸리는 버스를 타고 와 최종면접 경험담을 들려준 게 용기와 힘이 됐다.

고마운 사람들의 응원으로 최종 마무리한 결과 실무진 면접에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최종면접을 준비하며 ‘후회하면 떨어지고 후련하면 합격이다’는 선생님의 격려를 잊지 않고 후련하게 할 말 다해 임원면접을 마치고 결과 기다렸다.

조바심으로 추석연휴가 지났고 드디어 발표일, 최종합격의 소식은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통은행 입행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는 게 너무 기쁘다.

모두가 하나 돼 새로운 은행을 만들자는 ‘Woori All Together, All New Woori’의 슬로건을 실천하는 은행원이 돼 나도 후배들을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꿈을 심어주는 명인의 선배가 되겠다며 다짐하고 11월 초 연수를 받았다. 은행원으로서 기본 자질과 역량 교육을 받은 후 대구 평리지점으로 발령받았다. 2018년 12월 21일 첫 출근을 시작으로 새내기은행원 생활이 시작됐다.

명인에 다녔으니 금융권의 명인(名人)이 될 것이라고 다짐하며 오늘도 화이팅!

명인정보고 졸업

우리은행 입사

강민지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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