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대기자들에게 희망

포스텍 연구팀이 사람 눈의 각막과 비슷한 인공각막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일 포스텍에 따르면 최근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창의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팀이 경북대 의대 김홍균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3D 프린팅 기술로 인공각막을 제작했다.



각막은 까만 눈동자 표면을 덮는 얇은 막으로,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빛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기 때문에 투명해야 하고 눈동자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각막이 심하게 손상되면 이식을 해야 했다.

각막 기증을 기다리는 사람은 2018년 현재 국내에 2천여 명으로, 평균 6년 이상 기다려야 기증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인공각막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해 왔다.



기존 인공각막은 돼지 각막을 사용하거나 합성 고분자 등 화학물질을 섞어 만들어 이식 후 눈과 잘 융합되지 않거나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인간 줄기세포로 인공각막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지만, 투명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포스텍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람 각막의 내부에 콜라겐 섬유로 된 격자무늬가 촘촘히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각막 내 격자 패턴이 각막의 투명도와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각막 내 격자 패턴을 3D 프린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전단 응력을 이용해 만들었다.

전단 응력은 노즐을 지날 때 생기는 마찰력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힘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 힘을 조절해 콜라젠 섬유 구조 배열을 제어하고, 실제 사람의 눈처럼 격자무늬를 지니는 투명한 인공 각막을 만들었다.



생체 적합성 확보를 위해 소재도 실제 각막 조직과 동일한 세포외 기질과 줄기세포를 섞어 만든 바이오잉크를 사용하고, 여기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했다.



토끼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식 4주 만에 실제 인간 각막 구조와 비슷한 격자 패턴을 생성하고 유지하면서 투명한 특성을 보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진아 교수는 “3D 프린팅을 할 때 발생하는 응력으로 각막 미세 구조를 모사해 체내 안정성과 투명성을 모두 확보했다”며 “각막 대체재로 상용화한다면 각막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패브리케이션 지 최근호에 실렸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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