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죽전중학교가 입학생 수가 줄어 내년에 문 닫는다고 한다. 죽전중학교는 내년부터 인근 서남중과 통합·운영될 예정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때문이다.

농·어촌에만 있는 현상인 줄 알았던 폐교가 대구 도심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간 대구에서 5개 학교가 문 닫았다.

죽전중은 대구시역이 확대되고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1983년 문을 열었다. 한때 전교생이 1천 명이 넘었다. 하지만 도심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주민이 대단위 아파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신입생이 가파르게 줄어 현재는 전교생 100명 수준의 미니 학교가 됐다.

지난해는 대구 서구의 서진중학교가 문을 닫고 서부중학교와 통합됐다. 또 대구 남구의 경복중과 협성중이 통합·운영에 들어갔다.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 3년간 대구에서 초등 1곳, 중학교 4곳 등 모두 5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대구의 합계출산율은 0.99명, 출생아는 1만4천400명이다. 현재 대구지역 고교 3학년 학생수 2만3천여 명의 60%에 불과하다. 이 아이들이 고교에 진학할 무렵에는 현재 고교의 40%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서울도 내년에 2개 학교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전남의 한 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 3명이 모두 70대 할머니라고 해 화제를 모았다. 외신에도 보도됐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조만간 초로의 어르신들이 중·고교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모두가 인구 절벽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8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집계 결과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6천900명으로 2017년보다 3만900명(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1971년 102만4천773명으로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정점을 찍었다. 이것이 점점 줄어 1999년엔 62만668명을 기록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6천243명, 2018년 32만6천900명으로 곤두박질치며 2000년 이후 47년 만에 출생아 수가 30% 수준이 됐다.

이제 도심 학교의 폐교와 통·폐합은 일상화됐다. 학교는 그동안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그렇게 쉽게 문 닫을 일이 아니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출생아 수가 늘면 가장 좋지만 저출생의 덫에 갇혀 못 빠져나오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 폐교 활용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여건은 어렵지만 인구대책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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