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에 들어갔다. 신청사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내 구·군의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일부 구·군에서는 지역발전의 사활을 건 듯한 결연함마저 느껴진다. 신청사 후보지는 연말까지 최종 결정된다.

유치활동은 기초 지자체장들로서는 지역발전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손 놓고 있다면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5일 각 구·군의 과도한 신청사 유치활동에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충정이 읽힌다. 페널티를 도입한 이유는 지난 2004년부터 대구시가 추진해온 신청사 입지 선정이 과열경쟁에 따른 지역사회 분열 등으로 두 차례나 좌초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형의 과열 유치행위를 제시한 뒤 적발되면 평가 점수에서 감점하겠다는 것이 공론화위원회의 방침이다. 감점으로 인해 최종 후보지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이런 방침을 밝혔겠나 하는 마음도 든다. 하지만 시청 입지 선정이라는 지역 최대 이슈를 너무 매끈하게만 처리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과열과 부작용이 없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큰일이 조용하게만 치러지기를 희망해서는 안된다. 당연히 시끌벅적한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능동적 참여 속에 활발한 의견 개진과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 제시가 필수적이다.

축제 분위기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공정한 평가 과정과 함께 결과를 수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유도해 내야 한다.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자마자 과열을 우려해 페널티 적용 방침부터 밝힌 것은 수순이 꼬인 느낌이다. 유치를 희망한 구·군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시민단체서도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소통을 통해 과열을 막아야 한다. 감점 등 마이너스 방식보다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유치를 희망하는 구·군이 협상과 자체 규칙을 만들어 과열을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는 감점이 후보지 최종 선정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을 때를 생각해 봤는가. 정말 미미한 감점으로 입지가 뒤바뀌면 그 사태의 감당을 어떻게 하려 하나. 극한 반발이 이어질 것은 불보 듯 뻔하다. 대구시 전체가 두 동강 나는 사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지금 과열이라고 말하는 상황은 어쩌면 ‘애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론화위원회도 설명회, 토론회, 문화행사 등 시민의견 수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페널티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지금은 공정한 평가방안 마련과 시민들의 참여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야 할 시점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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