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비껴갔다...’ 사내갈등 심각했던 엑스코·시설공단 수장 여전히 건재

발행일 2019-03-31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보복인사 이사장 갈등빚던 시설공단 본부장 결국 사직서 제출

경찰, 노동청 조사받는 엑스코 사장 다시 의기양양

임명권자 대구시장, 제식구 감싸기, 인재풀 부족 지적도

올해 초 사내 갈등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엑스코와 대구시설공단 수장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그사이 보복인사 논란으로 이사장과 갈등을 빚던 대구시설공단 사업운영본부장이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올초 강력대응을 천명했던 대구시가 사내 갈등문제는 개입할 수 없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임명권자인 권영진 대구시장의 제 식구 감싸기, 인재풀 부족이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설공단 신기인 사업운영본부장은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달 말 공단을 떠난다. 앞서 공단 도로교통본부장도 지난해 말 사표를 내고 공단을 떠났다.

이들은 지난해 김호경 대구시설공단 이사장의 연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대구시는 시설공단 내부 갈등이 심해지자 올초 이상길 행정부시장이 김 이사장과 면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에 대한 아무런 조치는 없고 이에 맞서던 본부장이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공단 내부에서는 김 이사장의 ‘완승’이라며 수군거린다.

김 이사장의 고향은 권영진 시장과 동향인 안동이다. 권 시장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재임 시절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청, 검찰 등에 고발돼 한동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김상욱 엑스코 사장의 조치도 별 다를 바 없다.

권 시장은 올초 노조와의 문제를 두고 김상욱 엑스코 사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승호 경제부시장도 “조직을 잘못 운영해 놓고 왜 대구시에 보고하러 왔느냐”며 문전박대까지 했다.

권 시장은 언론에 “노동청, 검찰 조사결과를 보고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아무런 조치가 없다. 김 사장의 임기는 6개월 남은 상태다.

대구시 감사관실 간부는 “엑스코가 출자·출연기관이지만 보조금에 대한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 양 기관의 인사문제나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사장은 이달 초 임금체불 혐의로 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또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도 예고돼 있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청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김 사장은 의기양양해진 모습이다.

엑스코 노조 측은 “올초 여론을 의식해 업무 상당 부분을 본부장에게 이양하고 자숙하는 모습이었으나 최근 들어 ‘폭풍이 비껴갔다’며 다시 당당해졌다”며 “김 사장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지금 상황이라면 임기 채우는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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