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거리는 북적, 인근 상가는 황량||-메인길에 권리금 없는 상가 매물까지

▲ 대구의 대표 관광명소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불황 장기화로 인해 음식점 등 상가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 대구의 대표 관광명소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불황 장기화로 인해 음식점 등 상가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5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김광석 얼굴이 그려진 벽화가 이어진 750m 남짓 거리에는 대만·중국 관광객 등 국내외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좁은 거리를 수많은 관광객이 지나지만 이 일대 상가는 이용객을 찾기 힘들 정도 썰렁했다.

이곳에서 4년째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김광석길을 찾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지만 돈을 쓰고 가는 방문객은 많이 없다”며 “사실상 돈 몇 천원 쓰고 가는 거리가 됐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상인 이모(여)씨도 “점포를 내놓은 지 두 달이 됐지만 권리금이 워낙 높아서인지 연락조차 없다”며 “우리 가게 외에도 부동산 사무실에 내 놓은 점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구 대표 관광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의 메인길로 불리는 벽화 바로 옆 길 상황은 더욱 안좋다. 권리금 없는 상가 매물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부동산 사무실은 “‘김광석 메인길’에 위치한 점포 2곳 중 1곳에는 권리금 없이 월세만 140만 원, 1곳은 권리금 1천만 원이지만 협의해 권리금 삭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명도 탓에 통상 김광석길은 권리금만 6천만 원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100만 명이 넘는 지역대표 관광지에 권리금 없는 상가 매물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장사가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찾은 방문객 수는 159만 명을 넘어 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한두 시간 머물다 이동하는 이른바 스쳐가는 관광객이어서 음식점 등 상가는 매출에 신음하고 있다.

더욱이 관광업계에서 진행하는 대구 투어의 경우 김광석길의 체류 시간은 1시간∼1시간30분으로 점심과 저녁 시간은 제외한 것도 불황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시티투어도 오전 11시50분부터 낮 12시20분까지 김광석길을 구경하고 수성못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는 일정으로 짜였다.

이에 따라 김광석길을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무는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재 김광석길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 결과대로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공모사업 등을 통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과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구아영 수습기자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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