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당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TK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공천 물갈이’다.

황 대표가 입당한 지 한 달 여 만에 제1야당을 접수한 배경에는 TK 의원들의 절대적 지지가 있었다.

실제 황 대표가 총리 시절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을 비롯한 정종섭 의원(동구갑) 등 지역 친박계 의원이 황 대표 당선에 비중 있는 역할을 했다.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 이런 황 대표를 향한 TK의 전폭적인 지지 배경에는 총선 공천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지만 총선승리를 위해선 과감한 인적쇄신이 필수인 만큼 대권을 바라보는 황 대표가 TK를 향해 쇄신의 칼날을 겨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TK 대폭 물갈이?

정가에서는 당분간은 황 대표가 안정적 당 운영을 위해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준 의원들에게 의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그의 첫 당직 인선은 한선교 사무총장 내정이었다. 한 의원은 원조친박으로 불린다. 추경호 의원도 ‘황교안호’ 에 승선할 주요당직자 중 한명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는 대권 가도를 위해 친황계 생산을 위한 대대적 공천 물갈이를 단행할 것이란 설이 무게를 얻고 있다.

황 대표가 자신의 세력 재편을 위한 인물 영입과 범보수 통합에 중점을 두면서 공천 폭에 관계없이 총선 승리는 물론 정권재창출까지 내다보는 대규모 인물교체론을 진행하리라는 것.

특히 황 전 총리가 공직 경력이나 정치 스타일이 이회창 전 총리를 많이 닮았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어 TK 대폭 물갈이설에 힘을 더하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계보를 이끌었던 김윤환 전 의원을 필두로 이기택, 신상우 등 쟁쟁한 중진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황 대표 한 측근은 “황 대표가 초반 대세론을 타고 당 대표에 오른 만큼 TK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는 별 신세를 지지 않아 신세를 갚을 것이 없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 권한을 최대한 자유롭게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TK 황 대표 체제 성공의 희생양 되나

때문에 TK에서 과감한 배제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작은 TK 당협위원장 선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K에는 대구 중·남구, 동구갑, 북구을 등 3곳이 공석으로 남아있다.

특히 대구 동구갑 류성걸 전 의원은 오디션을 통해 당협위원장에 선정됐음에도 당내 바른미래당 탈당 인사들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입당 여부가 현 지도부로 미뤄졌다.

여기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진행된 인적쇄신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TK 인적쇄신 결과를 두고 “물갈이로 볼 수 없다. 눈 가리고 아웅 식 쇄신”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지역 한국당 한 관계자는 “당 안팎에서 황 대표가 주도하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TK 친박계 의원들이 내년 총선 공천 국면에서 황 대표 체제의 성공을 위한 희생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황 대표가 대선에 나서려면 내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세력을 확보하고 본인이 주도적으로 총선을 치러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며 “황 대표가 지금은 친박에 얹혀가지만 자기가 살려면 조만간 친박을 잘라내는 등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고 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친박계가 공천학살을 피하기 위해 총선 직전 ‘TK 중심의 신당’을 띄울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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