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정시 확대…영어 난이도 파악해 전략 짜야

발행일 2019-03-03 19: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020학년도 대입의 가장 큰 쟁점은 ‘학령인구 감소와 정시 선발인원 증가로 요약된다. 그동안 수시전형 확대로 수능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2020학년도에서 정시 전형 비율이 다소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할 연관 변수들을 살펴봤다.

◇ 퐁당퐁당 난이도, 2020학년도 영어는

수능에서 영어는 절대평가가 처음 시행된 2018학년도에 1등급 비율이 10%를 상회하면서 상위권 대입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영어 반영비율과 등급 간 배점이 적은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일부 발견됐지만 이는 이전부터 예견된 현상이다. 올해는 작년과 반대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영어가 대입에서 갖는 영향력도 달라졌다.

2018학년도는 상위권에서 1등급이 아닌 것에 대한 불리함이 상대적으로 컸고, 이는 영어 등급에 따라 지원 가능한 대학도 정해지는 효과를 낳게 됐다.

즉 영어 1등급이 아닌 학생들은 영어의 등급 간 점수차가 적은 대학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었고,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대학들은 지원자들 일부가 이탈하는 현상까지 나왔다.

영어 등급 간 점수차가 큰 주요 대학 중 하나인 이화여대의 경우 수험생들이 충분한 점수를 얻고도 영어 때문에 타 대학에 지원하거나 하향 안정지원하는 경우가 있었다.

반면 2019학년도에는 이같은 현상은 다소 약해졌다.

2020학년도는 앞선 수능보다 영어의 영향력을 판단하기는 쉬울 것이다. 상반된 두가지 현상과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어의난이도가 낮아져 다시 1등급 비율이 10% 이상이 된다면 2018학년도의 결과를, 전년도와 비슷한 난이도와 1등급 비율이라면 2019학년도의 결과를 집중 분석하면 좋을 것이다.

◇과학Ⅱ 선택인원의 지속적인 감소

의대 선호현상과 과학Ⅱ 과목 표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과학Ⅱ 선택 및 응시자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마찬가지로 수학 가형 대비 과학Ⅱ 응시자 비율도 줄고 있으며,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자연계열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과학Ⅱ를 필히 응시해야 한다. 그러나 과학Ⅱ 응시자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서울대 정시 지원 인원은 지난 몇 년간 큰 변동이 없어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 수험생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게 했다. 이는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합격선도 하락시켰다.

정시 선발 인원이 증가한다면 하락의 강도는 점점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자연계열의 정시 경쟁률은 통상 4대1 내외에서 형성됐는데 2019학년도에는 3.19대1을 기록했다. 지원 가능 인원의 감소는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그 여파는 상대적인 비선호 모집단위들의 최종 컷 점수에서 이미 시작됐다.

2019학년도 서울대 자연계열에 지원한 학생은 총 1천809명이다. 작년 과학Ⅱ 4 과목의 1등급 인원은 1천231명이다. 이 학생들 모두 서울대에 지원할만한 국어/수학/영어 성적을 확보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서울대 지원자 중 최소 1/3은 과학Ⅱ에서 2등급 이하의 학생이었단 것이다. 정규분포의 특성상 중앙값에서 멀수록 표본 사이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서울대 일부 모집단위의 이례적으로 낮은 컷 점수는 이런 상황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의 수 자체가 감소하면서 꼭 최상위 점수를 받아야만 지원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게 된 것이다. 과학Ⅱ를 응시하는 것 자체만으로 서울대 지원 자격은 확보되지만 경쟁자 모두 최상위 성적은 아니라는 점에 의미있다. 아주 낮은 점수만 아니라면 상황에 따라 서울대 지원을 검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과학Ⅱ 과목은 극상위권 학생이 아니라면 응시를 만류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타 영역에서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확보한 상위권 학생이라면 과학Ⅱ 과목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도입·폐지되는 전형

2020학년도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되는 주요 대학 수시 전형이 일부 있다. 연세대 논술전형/학생부종합(활동우수형), 서강대 학생부종합(학업형), 성균관대 논술전형, 한국외대 학생부교과전형이 그 것이다.

반면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에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새로 도입되는 곳도 있다. 건국대 논술전형, 국민대 학생부교과전형, 성신여대 학생부교과전형이 대표적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유무는 지원자 풀과 실질 경쟁률의 차이를 동반한다.

통상적으로 상위권 대학의 논술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 영향으로 명목 경쟁률 대비 실질 경쟁률은 대략 30~40% 수준을 보이곤 했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된다면 일부 미응시자를 제외하면 명목 경쟁률이 그대로 실질 경쟁률이 돼 경쟁 수준은 더 상향된다고 볼 수 있다.

논술전형이라면 논술학습의 완성도가 학생부 중심 전형이라면 해당 전형 요소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도입과 관련해서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이슈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정시와 정반대 결과로 나타난다. 정시는 일종의 ‘등수’ 싸움이다.

시험 난이도와 수험생 분포 및 정시 선발 인원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같은 점수라면 상위누적이 하락하더라도 단순 석차가 상승하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대학이 상승한다.

하지만 수능의 등급 컷은 전체 수험생 대비 비율로 정해지기 때문에 전체 응시자 인원이 줄어들수록 충족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마찬가지로 시험 난이도와 수험생의 분포/정시 선발 인원이 동일한 상황이라면 같은 점수로 획득하는 단순석차가 상승하더라도 상위 누적이 하락하기 때문이 ‘등급’은 더 낮아진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0학년도 대입은 이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지나치게 몰두할 필요는 없다”며 “다양한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학습 완성도를 갖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도움말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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