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대구 유치, 지역 역량 총동원하라

공공기관 대구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가 24일 출범했다. 시민단체, 정계, 경제계, 학계, 관계 등 각계 인사 20여 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에 맞춰 대상 기관 선정, 유치전략 개발 등을 하게 된다. 2차 지방이전 대상 기관은 120여 개다. 이에 앞서 대구시는 전체 유치 희망기관을 물산업, 첨단의료, IT 등 3가지로 분류해 지역 실정에 맞고 시너지 효과가 높은 기관을 우선으로 유치에 나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IBK기업은행(중소기업은행)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단독 공략 대상으로 지정해 추진할 방침이다. 몇개 기관을 포기하더라도 기업은행만 유치하면 공공기관 2차 유치전은 성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만큼 기업은행의 유치 효과가 크다는 이야기다. 대구는 ‘중소기업의 수도’로 일컬어진다. 지역 전체기업 가운데 중소기업 비율은 99.95%(19만1천여 개)에 이른다. 중소기업 종사자 수 역시 67만4천여 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93.92%를 차지한다. 전국 8대 특별·광역시 중 최고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중소기업은행법 제1조(목적)에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 신용제도를 확립해 자주적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기업은행 본점을 중소기업의 도시 대구로 이전하는 것은 법률에 규정된 설립목적에 부합한다. 동시에 중소기업 육성을 주요 목표로 정한 현 정부의 국정 추진방향과도 일치한다. 사람과 기업의 수도권 집중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지방경제 회생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은 2018년 9월 당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도권의 122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논의의 불을 댕겼다. 여기에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포함돼 있다. 지난 7월에는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포함한 국가균형발전계획을 보고했다. 정부와 여당은 연말까지 지방으로 이전할 공공기관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금융기관 유치에 공을 들이는 지역이 많다. 부산, 전남, 전북, 강원, 대전 등도 나섰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본점이 서울에 있어야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서울중심론자들의 반발도 변수다. 대구시가 기업은행 유치라는 소기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역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 다른 지역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가장 앞에 서서 돌파해 나갈 수 있는 정교한 전략적 뒷받침도 필수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

대구시와 경북도가 행정통합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시·도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돼 앞으로 최고 자문기구 역할을 할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고 9월 말까지는 500명의 시·도민이 참여하는 대구경북민간추진위원회도 출범할 예정이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은 사실 이번에 처음 나온 주장은 아니다. 2000년대 초에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민간 차원에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통합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실제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그런 가운데,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대구경북행정통합 이슈가 올 초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제안하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에 호응하면서 지역의 최대 의제로 다시 급부상하게 됐다. 그 배경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같다. 지방을 초토화하고 있는 수도권 블랙홀에 대응하고 지방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초광역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사람과 돈이 수도권에만 몰리는 현상이 수십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바로 잡을 힘을 가진 정치권이나 중앙정부는 입으로만 국가균형발전, 지방 살리기를 외칠 뿐 실제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진행되는 대구경북행정통합 논의를 보는 지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보다 ‘실익이 뭘까’일 것이다. 제안 수준으로 제시된 대략적인 기본구상안을 놓고도 벌써 온라인에선 찬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찬성 측의 의견은 대략 이렇다. ‘행정 절차가 단축되면 행정처리 지연으로 인한 손실과 행정 규제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인구 500만 명 넘는 지방정부는 정부와의 교섭 및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다’, ‘수도권의 일방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반대 측 의견도 있다. ‘인구수만 불리는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는 식의 통합은 안 된다.’‘생활밀착형 행정이 더 요구되는 시대에 통합으로 행정비효율의 우려가 있다’, ‘재정, 권한 강화 없이 하는 행정통합은 하나 마나 한 것이고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다’.올해 초 출범한 대구경북통합연구단이 4월 제시한 기본구상안에 따르면, 대구시와 경북도는 1대1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 또 기초지자체에 대해서는 경북 23개 시·군의 지위는 지금처럼 유지되고, 대구 8개 구·군은 유동적이다. 8개 구·군의 경우 통합 이후 대구시의 위상에 따라 지금과 같은 지위가 유지될 수도, 상실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 공론화위 등의 논의 과정에서 더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을 처음 제안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당시 올해 11월까지 주민투표 실시, 내년 6월까지 기본계획 수립, 그리고 의원입법이나 정부입법읕 통한 특별법 제정 등 구체적 일정까지 함께 제시한 바 있다. 당장은 시·도민들의 의견을 한 데로 끌어모으는 일이 선결과제인 만큼 공론화위가 우선 출범했다. 그러나 주민투표로 통합이 결정되더라도 헤쳐가야 할 앞길이 평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정부·여당의 행정수도이전 주장이나 다른 지역의 통합 움직임은 언제든 대구경북행정통합에 변수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행정수도이전의 경우 국가균형발전이나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명분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지방의 통합 추진을 후순위로 밀어낼 수 있고 또 광주시와 전남도를 비롯해 대전시와 충남도, 부산시와 경남도 등의 통합론도 정치권의 이해와 맞물릴 경우 그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는 사안이다. 이참에 전국 단위 행정구역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인 우원식 의원은 ‘전국 곳곳에서 통합 요구가 나오고 있어 이 같은 광역권 발전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여·야 합의로 관련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외에 행정대통합을 통해 지금의 수도권 단일 체제를 메가시티 단위의 다극 체제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론 연방제 국가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구·경북으로선 모두 신경 쓰이는 것들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앞세운 정치권의 정쟁에 휩쓸릴 경우 대구경북행정통합이 자칫 암초를 만날 수도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같은 상황 전개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날씨의 과거와 미래, 기상과학관  

김종석 기상청장“왜 이렇게 덥지?”, “바람은 왜 부는 걸까?”, “올해는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지?” 이처럼 날씨와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이 기상청에 있다. 기상청은 기상·기후서비스 제공을 주요 업무로 하는 국가 기관이지만 창의적인 기상인재 육성과 기상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상과학관 건립’이다. 기상과학관을 통해 기상기후 지식을 보급하고, 재난안전교육, 체험교육을 통해 지역민의 위험기상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맞춤형 교육으로 취약계층의 기상기후 교육의 갈증을 해소하고, 기상과 문화가 있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기상과학관은 전국에 총 4곳이 있으며 2014년 대구기상과학관 개관을 시작으로, 2017년 전북기상과학관, 2020년 밀양기상과학관과 충주기상과학관을 신규 개관했다.또한 전북기상과학체험관을 확장 중에 있으며 홍성과 여수에 2023년 서해안기후대기센터와 해양기상과학관을 건립 예정이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약 53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면서 지역 내 과학문화시설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12월 기후변화와 지진, 홍수 등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4D영상관을 새롭게 구축했으며, 올해는 2전시관에 태풍, 지진 및 지진해일, 기후변화, 열기구 등의 체험전시물을 새롭게 설치하여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전북기상과학관은 기상과 천문이 융합된 국내 유일의 특성화 과학관으로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아이들에게는 꿈을 주는 과학관이다. 비록 소규모의 과학관이지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관람객들에게 해설 및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상과학지역교육센터 역할을 수행하기도 해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의 학생들이 체험 장소로 찾기도 하는데, 청소년 기상인 꿈꾸기 체험, 기후변화 이해하고 대학가기, 대학생! 미래 기상인 직업체험 등의 다양한 맞춤형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 개관한 밀양기상과학관은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형 기상과학 문화 플랫폼 구현을 목표로 대형 토네이도와 나만의 시크릿노트를 만나 볼 수 있다. 1층 기상현상관, 2층 기상예보관과 기후변화관 외에 기획전시관과 교육실, 특수 영상실을 갖추고 있다. 1층 기상현상관에서는 기상관측과 예보체험전, 기상현상의 종류와 기상요소에 대해 탐구할 수 있게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다. 올해 7월, 개관한 국립충주기상과학관은 기상과학에 대한 이해 증진과 이상기후 및 위험기상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확산하고자, 충주시와 협력하여 충주시 연수자연마당내에 건립됐다. 날씨 속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과학관으로, 상설전시관은 기상현상 중심의 체험물로 구성된 5개의 체험존(기온, 바람, 태풍, 구름, 비와 눈)으로 구성돼 변화하는 날씨를 따라가며 쉽고 재미있게 기상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또한 유아전용 체험관과 날씨 관련 도서 1천여 권을 비치한 북카페가 마련돼 지역민을 위한 기상과학 문화의 장으로 활발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언택트 전시가 과제로 남아 있으나, 기상청은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특별행사를 통한 국민 참여 활성화와 과학관과 지역 유관기관 간 교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다시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준비된 전시, 체험, 교육, 문화행사 등이 제한적으로 관람 가능 하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많은 국민이 기상과학관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향 가을/ 장식환

석류알 틈서리로/ 주홍빛 배어들어// 차라리 푸른 자락/ 외로 앉은 가을 하늘// 기러기/ 울음소리도/ 된서리에 떨어진다// 굽으로 돌아가는/ 이어지는 강물 소리// 하얀 뿌리 내리다가/ 꽃대공만 섰는 노래// 들창문/ 고운 살결에/ 빛이 되어 반짝인다// 아직도 두고 보면/ 고향산 먼 나루터// 노 저을 외진 길이/ 가슴에 와 놓이는데// 속새풀/ 바람에 날려/ 늦가을을 흩는다「대구시조 23호」(2019, 그루)장식환 시인은 경북 경주 출생으로 197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했고 시조집으로 「연등 들고 서는 바다」 「그리움의 역설」 등을 펴냈다.가을도 초입을 지난 지 오래고 눈앞이 곧 추석이다. 매미울음은 벌써 그쳤고 산과 들의 빛깔도 완연히 달라졌다. 황금들판을 바라보면서 풍요로움을 느낀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차다. 문득 마음이 서늘해지면서 먼 옛날의 고향집이 생각난다. 아, 또 다시 가을이구나, 가을이 깊어가고 있구나, 라면서 얼마간 쓸쓸함을 느낀다.여기 가을을 맞은 이의 마음을 다독여줄 시가 있다. ‘고향 가을’이다. 마흔 해 전에 지면을 통해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석류알 틈서리로 주홍빛 배어들어 차라리 푸른 자락 외로 앉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는데 기러기 울음소리도 된서리에 떨어진다. 고향 가을의 정취를 정감 있게 그리고 있다. 관찰에서 비롯된 섬세한 감각과 밀도 높은 서정성이 돋보인다. 이어서 화자는 굽으로 돌아가는 이어지는 강물 소리를 귀담아 듣는다. 또한 하얀 뿌리 내리다가 꽃대공만 섰는 노래가 들창문 고운 살결에 빛이 되어 반짝이는 것을 본다. 지극히 평화롭고 아늑한 정경이다. 향수에 깊이 젖어들게 한다.고향산 먼 나루터에 이르면 노 저을 외진 길이 가슴에 와 놓이는 것을 느낀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아득하다. 그 외진 길이 눈앞에 있는데, 이따금 고향 마을이 떠올라 마음 속 깊이 쟁여둔 그리움을 자아올린다. 몸에서 떠날 수 없는, 영원히 몸과 함께 할 고향이기에 속새풀 바람에 날려 늦가을을 흩는 그 어느 가을날 고향 강둑을 찾았을 법하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남은 길에 대한 벅찬 예감과 기대로 옷자락을 한없이 흩날렸을 것만 같다.끝부분에 나오는 속새풀은 ‘고향 가을’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어로서 묘한 울림을 준다. 속새는 식물체 모양이 말 꼬리를 닮았고, 조상으로 치면 양치식물들처럼 족보가 아주 빠른 선조들 식물에 속한다고 한다. 어둠침침한 숲속의 습지가 고향인 늘 푸른 여러해살이 풀이다. 이 풀이 결구에 놓임으로써 이 시편에 의미와 맛을 더하고 있다. 속새풀, 속새풀이라고 부르노라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깊어진다. 그것은 석류알, 주홍빛, 푸른 자락, 가을 하늘, 기러기 울음소리, 된서리, 강물 소리, 하얀 뿌리, 꽃대공, 들창문 고운 살결, 고향산 먼 나루터, 노 저을 외진 길이라는 애틋한 이미지들의 연첩으로 노스탤지어를 무한정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해마다 맞는 가을이지만 이번 가을은 더욱 다른 느낌이다. 전무후무한 난제가 쉬이 잦아들지 않고 있어서 그러하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속에 잠들어 있는 시심을 깨워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 길은 곧 시와 함께 하는 삶이다. 오래 전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 이가 있다. 「녹색평론」주간 평론가 김종철이다. 자연 그대로의 삶을 향한 열망을 품고 노력을 기울일 때다.그러기 위해서는 ‘고향 가을’과 같은 시편을 더 많이 찾아 읽어야겠다. 이정환(시조 시인)

코로나가 명절 풍속도마저 바꿔놓나

감염병이 추석 귀향도 막았다. 이번 추석엔 가족이 모두 ‘방콕’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숙지지 않은 채 위세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수송 인원이 해마다 3천6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추석 명절 때 친인척끼리 많은 인원이 모이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다 보면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급적 모이지 않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정부까지 나서 추석 귀향 자제를 호소하고 있는 판국이다.지난 22일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0명이다. 대구에서는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북은 포항 5명, 경주 1명 등 6명이 새로 발생했다. 여전히 산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정부는 추석 연휴 때 고향과 친지 방문 자제를 강력 권고하고 나섰다. ‘민족 대이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대유행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있는 가정을 방문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지자체에서도 귀성객을 맞는 것이 조심스럽다. 역시 귀향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의성군은 지역 내 홀로 어르신 1천800여 명과 함께 추석 연휴 고향 방문과 성묘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안부 동영상을 제작, 타지역 거주 자녀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김천시는 이·통장과 출향인 등 1천100명에게 “추석에는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문을 보냈다. ‘추석 연휴 기간에 장거리 이동 제한 조치를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지난 5월과 8월의 연휴 직후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던 사례가 있다. 그렇기에 이번 추석 연휴가 더욱 걱정되는 것이다. 2009년 신종플루 때도 추석을 쇠고 난 후 전국으로 확산됐었다. 국학진흥원은 조선 시대에도 전염병이 창궐하면 추석 차례를 건너뛰거나 불참해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에는 그만큼 서로 조심하는 것이 맞다.그런데 제주도와 강원도 등 관광지에 추석 성묘 대신 관광을 즐기려고 예약을 해 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위축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자칫 화근이 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물론 개인들도 거리두기를 지켜 또 다른 코로나 진원지가 되는 불상사는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이번 추석엔 부모를 찾아뵙지 못해도 이해해 주고 온라인 차례와 인사를 나눠도 모두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다. 코로나가 명절 풍속도마저 바꿔 놓은 기막힌 현실이다.

소화기로 추석 선물하세요

김진환경산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사매년 가을과 함께 찾아오는 추석에는 평소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를 보기 위해 고향을 찾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정부의 추석 전국민의 이동 자제 권고로 따스한 고향집에 방문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최근들어 부쩍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전기장판과 같은 난방기구 사용이 빈번해지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주택화재 위험이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소방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동안 전체 화재 중 주택화재 비율은 18.3%로 부주의(담배꽁초, 음식물 탄화 등)로 인한 화재가 54.4%를 차지한다.중요한건 사망자 중 34.3%가 70세 이상 노인들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주택용 소방시설은 어떤 것으로 구성 돼 있을까.먼저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에 도움을 주고 소방차 1대 만큼의 위력을 가진 소화기가 있다.평소 눈에 잘 띄는 곳에 구비해 압력게이지 화살표가 녹색지점을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등 꾸준한 관리를 통해 언제 어떤 상황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두 번째는 연기를 감지해 음향장치를 통해 경보음을 울려 화재 사실을 알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있다. 정상 작동 시 LED 표시등(적색)이 60초 간격으로 점멸되고, 화재 발생 시 “화재발생”이라는 경보멘트가 음성으로 출력된다.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 기준은 2012년 2월5일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주택에도 설치하도록 돼 있다.가까운 대형할인 매장과 인터넷을 통해 쉽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 할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라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이다.코로나19로 인해 마음 편히 고향을 찾기도 어려운 시기다.가족과 이웃에게 감염병 예방과 함께 화재예방을 위한 ‘주택용소방시설’ 선물로 다른 어떤 선물보다 값진 마음의 표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가시연꽃/ 박옥순

~고통 속에 핀 사랑~…남친과 사랑을 나누고 있던 차에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비꼬는 듯한 감이 든다. 무심한 듯 보여 전화했단다. 항상 말을 기분 나쁘게 한다. 전생에 원수였던가. 집으로 오라고 했다. 찜찜하지만 가지 않을 수 없다. 남친이 태워주겠단다. 너무 깊이 사귄 것 같다. 나는 그를 섹스파트너 이상으로 생각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렇게 선언하고 사귄 터다. 여러 남자가 거쳐 갔다. 남자를 농락하게 된 건 언니 탓이다. 언니는 세 번씩이나 버림받고 쫓겨났다. 그러면서 대거리조차 제대로 못했다. 그런 언니를 지켜보면서 복수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남친이 태워주겠다고 우겼다. 결국 남친의 차에 탔다. 피로가 몰려와 차안에서 잠이 들었다. 언니가 불타는 가시연꽃에 휩싸여 있었다. 남친이 몸을 흔들었다. 철든 이후 언니 꿈을 꾸지 않았지만 어릴 땐 밤마다 언니 꿈을 꾸었다. 매 맞는 꿈이었고 그럴 때마다 오줌을 쌌다. 오줌 쌌다고 또 벌을 받았다. 언니가 나를 적대시한 것은 두 번째 이혼을 당하고부터다. 쫓겨 온 언니는 다른 사람 같았다. 마주친 눈빛에 적의가 묻어났다. 어느 여름날 모기장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는 바람에 밤새도록 모기에 뜯기기도 했다. 예닐곱 살 무렵 작은 행복을 준 추억도 있지만 언니는 오랫동안 깊은 상처를 주었다. 남친은 읍내에 남았다. 마당으로 들어서자 누렁이가 맞아주었다. 췌장암 4기인 언니가 황토 방에 있었다. 언니를 휠체어에 태워 가시연꽃이 핀 연못으로 갔다. 언니가 연못을 보며 친구 얘기를 했다. ‘여자는 남자와 뽕나무밭에서 데이트를 했다. 남자가 입영통지를 받은 날, 두 사람은 한 몸이 되었다. 여자는 남자의 아기를 품었다. 한편, 남자는 월남전에 파병되어 그만 전사하고 만다. 여자는 몇 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고 그녀의 늙은 어머니는 늦둥이 딸을 낳았다. 그 후 여자는 자신을 학대하며 살았다.’ 대충 그런 얘기였다. 근데 언니가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 결혼을 하지 마라는 말 같았다. 언니는 자기가 죽거든 연못에 뿌려달라고 당부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다고 퉁을 주었다. 하지만 가시연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진흙 속에 잠기는 것도 괜찮을 법했다. 언니 얘기를 곱씹으니 야릇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날 밤, 개 짖는 소리에 잠을 깼다. 아래채에 불이 났다. 언니가 불길 속에 있었다. 어머니는 “네 엄마가 불길 속에 갇혔다.”며 쏜살같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어머니와 언니, 아니 두 어머니가 불속에서 산화하였다. 두 어머니를 연못이 보이는 곳에 모셨다. 남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연못을 바라본다.…주인공은 코앞에 있는 어머니를 알지 못하고 살아온 둔감한 사람이다. 슬픈 사랑을 삭이지 못해 투정부린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는, 철부지의 뻗나간 인생이 안타깝게 펼쳐진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사랑에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사랑에 목마른 두 모녀가 고루한 제도와 융통성 없는 관습이라는 허울에 얽매여, 엇갈리고 아파하는 모습에서 참사랑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행복이나 불행은 밖에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내면에서 자라난다. 그러한 진리를 깨닫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평범한 이치를 깨닫기는커녕 눈앞의 사랑마저 알아보지 못한 장님이었으니 더 이상 말하여 무엇 하리. 천추의 한으로 남아 바위 같은 응어리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할 삶이 고단하다. 다만 방황하는 딸을 남친과 맺어주고 떠나간 두 어머니의 속 깊은 사랑이 뭉근하게 울린다. 오철환 (문인)

누가 누구를 포획하나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정부가 내놓는 각종 규제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고 정부공공부문 등을 포함해 규제권한을 부여받은 규제기관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때 통상 규제대상이 되는 피규제자는 일반 개인보다는 기업이나 특정 이익집단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제기관에 로비 등을 통해 규제기관이 그들을 보호하거나 협력하도록 한다. 이처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할 규제기관이 오히려 피규제기관에게 포획당함으로써 규제실패(regulatory failure)는 물론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을 가리켜 규제포획(regulatory capture)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익포획과 관계포획이다. 전자는 뇌물이나 향응 등의 대가로 감독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편익을 봐주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회전문 인사 등을 통해 형성된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사이의 인적네트워크가 전관예우처럼 특수 이익을 제공하는 통로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속칭 김영란법처럼 법제도가 정비되고 사회단체 등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는 한편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의 도덕적 해이 예방 노력이 강화돼 이런 현상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드러나는 경우가 크게 감소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규제당국이 규제포획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다는 것은 아니다. 흔히 정책의사결정은 종합예술에 가깝다고 한다.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그것을 풀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자칫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득보다 실이 많은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는 통계 외에도 법제도나 전문가 의견 및 국내외 사례 등 다양한 정보 분석은 물론이고 해당 정책의 경제사회적 영향 평가 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져야 비로소 규제포획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정보포획이라는 또 다른 규제포획에 빠질 수 있다. 정보포획의 경우는 규제당국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할 수도 있지만 주어진 정보에 대한 왜곡된 해석이나 정책의사결정 방향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에 종종 발생하곤 한다. 만약 규제당국이 정보포획에 빠지게 되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도입되는 규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부동산대책이나 개인 투자자에 대한 과세 방안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부동산대책은 통계 등 정책의사결정의 기본이 되는 것들이 보여주는 현상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장과 규제당국 간 입장 차가 너무 컸다. 그러다 보니 규제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관련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규제에 영향을 받게 됐고, 정책 일관성도 훼손되는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개인 투자자에 대한 과세 방안도 마찬가지다. 증권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 방안 등은 변경됐지만 이 또한 규제 대상들의 반발을 가져와 규제당국이 의도했던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말았다.최근에는 다중대표소송제도가 포함된 상법개정안,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해고자 및 실업자 노조가입 허용과 비조합원 노조임원선임 허용 등을 포함한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 속칭 ‘공정경제 3법’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이 가운데는 해외(주로 선진국)에서 전혀 사례가 없거나 그나마 있다하더라도 이미 폐지된 법안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언론 등에 비춰진 바와 같이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비정상적인 경영관행으로 공공의 이익을 저해해 온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규제가 가져올 부정적인 측면을 완전히 무시한 채 정책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다. 주요 민간 경제단체에서 대정부 건의안을 시급히 제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규제당국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지 못한 규제는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규제당국이 포획되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심초사로 만들어진 좋은 인연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 ‘눈이 정말 예뻐진 것 같군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실밥을 빼기 위해 나를 찾아온 아가씨에게 인사말을 건냈다. 자신도 대단히 만족하는 듯했다.동생의 눈 수술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을 보고 부모님이 언니에게도 수술을 권한 것이었는데, 수술이 잘 됐다니 나로서도 기분이 좋았다.쉬운 수술을 아니었다. 좌우 눈 모양이 조금 달라, 세심하게 좌우의 비대칭을 맞춰주는 까다로운 수술이었다.이 인연은 동생과 함께 찾아온 어머니로부터 시작됐다. 입술에서 뺨까지 생긴 흉터를 없에기 위해 나름 유명한 병원을 찾아간 것이 문제였다.잘 될 거라고 장담했던 것은 온 데 간 데없이 흉측한 흉터가 수술 부위에 남으면서 이 가족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이만하면 잘 된 것이 아니냐? 더 이상 재수술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그나마 흉터라도 덜 하게 보이려고 여러 차례 레이저 시술을 했지만 헛된 희망으로 끝나면서 이들의 희망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마지막 희망을 안고, 여러 성형외과를 찾아가 수술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다가 나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인중, 입술, 언청이 2차 변형 등 입과 코 주변의 수술을 오랫동안 해 온 경험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찾아온 것이라는 말을 듣고 수술 상처를 자세히 살펴봤다.며칠 동안 여러 가지 방법을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수술을 해 보겠다는 연락을 하고 다시 만났다. 결국 수술로 생긴 흏터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다시 정밀하게 봉합하면서 흉터를 최대한 줄여주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수술 당일, 흉터의 위아래에 주변의 피부 결에 맞춰 지그재그로 정밀하게 다시 디자인해서, 흉터가 잘려 분산돼 보일 수 있도록 만든 다음, 처음부터 다시 한 땀 한 땀 다시 봉합했다. 실밥을 빼던 날, 수술 전의 굵은 흉터는 모두 없어지고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다.이제 1~2개월 정도 입 벌리기, 양치질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입을 크게 벌리지 않도록 주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고는 규칙적인 흉터 치료를 시작했다.1개월 후 상처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미소를 되찾아 온 가정이 환해졌다는 말을 듣고 좋은 인연이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이 아닌지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노심초사하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확인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과감하게 시도한 것이 다행스럽게도 만족할 만한 결과로 돌아와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 역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 더 좋았다.그 후 우리 병원과는 함께 하는 믿음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지인과 함께 찾을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그런 인연으로 얼마 전 낮아진 쌍꺼풀 라인 교정 수술을 한 동생을 보고, 가족들의 권유 끝에 언니도 수술하게 되었고 결과 역시 만족스러웠다. 노심초사한 끝에 좋은 결과가 온 것일까? 좋은 인연이 좋은 결과를 불러온 셈이다.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성형수술의 첫걸음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성형외과 의사에게 쌍꺼풀 수술은 참 어렵다. 그 이유는 두 개의 눈이 대부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좌우의 눈꺼풀 속의 근육의 모양, 근육의 세기, 지방의 양 등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눈의 좌우 폭이나 눈매, 눈꼬리도 다르다. 그래서 양쪽 눈을 거의 같아 보일 정도로 만들어 주기 위해 서로 다르게 수술을 한다. 그래야 최종 결과가 같아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힘든 것이다.비대면 접촉이 대세가 돼가고 있지만, 직접적인 대면과 연결이 조금은 더 필요한 곳이 바로 성형수술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이어진 인연들로 연결된 모습이 비록 몸은 멀어져도 마음만은 서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좋은 연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륜차 안전운전 문화?! 모두의 인식변화가 필요할 때

강혜민구미경찰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음식문화가 확산되자 이륜차 교통사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집계된 구미지역 교통사고는 1천93건, 이 중 이륜차 교통사고는 9.2%인 101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18% 증가한 데 반해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무려 150%가 늘었다.사고 대부분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신호 위반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방향 전환이 쉽고 기동성까지 갖춘 이륜차를 단속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복잡하거나 좁은 도로에서는 2차 사고를 우려해 적극적인 현장 단속이 어렵다. 게다가 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어 CCTV 등 무인단속 장비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지금도 도로에선 바쁘다는 이유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배달지에 일찍 도착하기 위해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위험한 곡예운전이 벌어지고 있다. 실시간 앱으로 배달 요청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아예 자신의 운전대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해 둔 운전자까지 눈에 띈다. 이륜차 교통사고가 늘고 있는 건 생계를 위해 1분1초를 경쟁하듯 질주해야 하는 이륜차 운전자들의 상황 때문이다. 배달 서비스 상당수가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안전보다는 빠른 배달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이륜차 운행은 큰 비극으로 이어지곤 한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구미에서 발생한 교통사망사고 19건 가운데 9건이 이륜차 사망사고로 집계됐다. 전체 교통사고의 9.2%에 불과한 이륜차 교통사고가 사망사고 비율에선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륜차 평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과 비교해도 4배가 넘는 수치다. 최근 구미경찰서가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지역 이륜차 판매·수리업체와 퀵서비스 업체 등을 방문해 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단속, 홍보가 아니라 이륜차 운전자들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다.이륜차 운전자들이 안전모 등 안전방비를 착용해도 사망사고는 확연히 줄어든다. 또 안전수칙과 교통법규까지 지키면 교통사고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도로 위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이륜차 운전자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변해야 한다. 시간에 쫓겨 이륜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재촉전화를 하는 건 더욱 위험한 난폭운전을 부추기는 행동이다.이륜차 운전자들의 법규준수와 시민들의 인식변화가 모여 이륜차 교통안전 문화에 바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총장자리 주차 시비…또 다른 갑질로 비친다

대구 달서구 한 대학 관계자의 ‘갑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학에서 국가자격시험을 치던 수험생을 시험 도중 호명해 총장 전용구역에 주차된 차량을 이동시켜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시각을 다투는 급한 일이 아니라면 시험과 관련 없는 일로 수험생을 호출하면 안된다. 그것이 상식이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이 아직 전국민의 기억에 생생하다. 유형은 다르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지난 17일 2020년 상시 기능사(미용사) 실기 시험을 치던 수험생 B씨의 이름을 감독관이 난데없이 불렀다. 감독관은 “대학 총장 자리에 주차하면 어떻게 합니까. 빨리 가서 차 빼세요”라고 했다고 수험생의 헤어모델 A씨가 주장했다. 이날 A씨와 B씨는 수험장에 도착한 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때마침 비어있는 자리에 주차하고 입실했다. 시험이 시작된 지 1시간도 안돼 B씨의 이름이 호명돼 A씨가 대신 차를 이동시키러 나갔다. 그러자 대학 관계자가 총장 자리에 마음대로 주차한 것에 사과를 요구하며 A씨의 차를 다른 차로 가로 막았다. A씨는 대학 관계자가 차문을 열고 자신을 강압적으로 끌어내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손목 등에 전치 2주 가량의 상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주차와 관련된 시비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험을 치고 있는 수험생을 불러내 차를 이동시켜달라고 하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 수험생의 입장을 전혀 배려않은 전형적 갑의 태도다.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관리공단 측은 수험생 확인 당시를 제외하고는 시험 도중 이름을 호명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헤어모델이 시험 중 차를 이동시킨 것에 미뤄보면 어떤 형태로든 수험생에게 황당한 요구를 한 것은 사실로 보여진다. 기관장 전용주차 자리가 필요할 수 있다. 그 자리가 항상 비워져 있어야 한다면 다른 차량이 주차할 수 없도록 사전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총장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하더라도 이번과 같이 국가 자격시험을 치는 도중에 차를 이동하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 수험생이 전용 주차구역을 알아보지 못하고 주차한 것이라 하더라도 시험 끝날 때까지 조금 기다려주는 미덕을 발휘할 수 없었는지 아쉽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가르쳐야 할 대학에서 자신들의 권리만 앞세우는 듯한 일이 일어났다. 이번 일과 관련해 대학 측은 무엇이 문제였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이런 일이 더 이상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사과할 줄 알아야 진정한 리더다

박운석 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사과(잘못에 대해 용서를 빈다는 뜻)의 홍수 시대다. 뉴스에서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들의 사과를 접하는 것이 거의 일상이 될 정도다. 이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사과를 하는 이유가 대부분 막말을 했거나 말실수, 또는 의도적인 말실수 때문이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정회 도중에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을 것 같다”며 야당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소설 쓰시네”에 이어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한 실언으로 또 논란이 된 셈이다. 추 장관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 정회 직후 서욱 국방부 장관의 “많이 불편하시죠?”라는 말에 “어이가 없다. 저 사람(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고 말했다. 속개된 회의에서 야당의원들의 이어지는 항의에 추 장관은 “유감스럽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사과하면서도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 늘 뉴스에서 봐오던 풍경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사과를 하는데 있어서도 기술이 있고 방법이 있다. 여론을 돌이키려고 한 사과가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사례들을 숱하게 봐오지 않았던가. 지난 4월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수사 중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과회견이 그랬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다가 피해자의 반발을 샀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도 코로나19 확산 책임과 관련한 사과회견에서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고 말해 국민들의 화를 키웠다.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거나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는 말은 이제 유행어가 됐음직하다.모두 잘못된 사과의 유형이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아론 라자르는 그의 책 ‘사과에 대하여’에서 사과의 기본은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게 없는 사과는 시작부터 잘못된 사과라고 강조했다. 더 구체적인 사과의 방법으로는 ‘쿨하게 사과하라(김호/정재승)’는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①변명은 붙이지 않는다 ②‘무엇이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③자신의 실수를 명확하게 인정한다 ④개선의 의지나 보상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⑤재발 방지를 약속해야한다 ⑥상대방에게 용서를 청해야 한다는 여섯 가지 사과의 방법이다. 사과가 뭔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것이다. 변명 아닌 잘못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재발방지 약속, 용서를 비는 표현이 담겨야 진정성이 있는 사과인 것이다. 책임 회피성 변명으로 일관한 사과로 여론이 악화된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태였다. 대한항공의 첫 사과문은 '잘못은 사무장이 한 것이며,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은 당연한 지적을 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비난의 역풍을 맞았다. 특히 진정성 있는 사과에 인색한 건 정치인들이다. 아마 사과 이후에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해낼 용기조차도 없는 듯하다. 물론 사과하기 이전에 원인이 되는 막말부터 하지 않는 게 상책이긴 하지만 기대하기는 요원한 듯하다. 막말 소동을 겪은 후 이어지는 유감표명을 보면서 변명하기에만 급급한 내용이라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다.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 했던가. 공자도 논어에서 듣기 좋은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키고 속이는 것을 경계했다. 지금 교언으로 위장한 막말이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사과는 보기 어렵다. 사과를 하더라도 단서가 붙은 조건부 사과이다. 이런 사과는 오히려 오만하다. 나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여론이 그렇다면 거기에 맞춰주겠다는 인식이 깔려있어서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이제는 품격 있는 사과를 보고 싶다. 사과의 기술과 방법도 제시했고 잘못 발표한 사과의 사례도 찾아봤다. 이젠 진정한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는 일만 남았다. 꼭 누구를 겨냥하고 한 말은 아니다. 다만, 사과인듯 하면서도 변명인듯한 표현으로 어물쩍 넘기려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명심할 일이다. 사과는 자기합리화가 아니다. 진솔함과 겸손함, 두가지를 갖춘 사과에는 국민들도 마음을 연다.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어야 진정한 리더다.

흔들가/ 김병락

저 물결 흔들흔들/ 흔들의자 흔들흔들// 차도 흔들 집도 흔들/ 마음도 흔들흔들// 이 땅에/ 살아남자면/ 죽자 사자 흔들흔들「분이네 살구나무」 (2019, 목언예원)김병락 시인은 경북 구미 출생으로 2010년 ‘시조시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 「매호동 연가」가 있다. 존재의 근원을 향한 모색과 내밀한 성찰을 통해 올곧은 삶의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 탐색하고 궁구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시조 세계는 눈길을 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면서 자존을 지키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자아정체성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리거나 우왕좌왕 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비롯된 시편이 ‘흔들가’다. 단시조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다. 저 물결이 흔들흔들할 때 화자가 앉은 흔들의자도 흔들흔들하는 것을 느낀다. 그 순간 차도 흔들리고 집도 흔들리면서 마음까지도 흔들흔들한다. 왜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것일까? 이 땅에 살아남자면 죽자 사자 흔들흔들하지 않으면 아니 되기 때문이다. ‘흔들가’에는 줄곧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가 그 이면에 함유된 흥겨운 단 시조다. 무려 제목까지 포함해서 흔들, 이라는 시어가 열두 번이나 쓰였다. 그만큼 흔들리기 쉬운 삶이라는 뜻도 담겼고, 자연스럽게 흔들리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그러나 시류에 편승하라는 뜻은 아니다. 도리어 인생을 더욱 긍정적인 자세로 열정을 다해 살아가야 하겠다는 의지를 다잡는 노래다. 흔들흔들, 이라는 말이 저절로 어깨춤을 추게 만들면서 삶의 의욕을 북돋운다. 시는 되풀이라는 점을 ‘흔들가’는 여실히 보여준다. 몇 번 소리 내어 읽다가 보면 저절로 암송하게 된다. 송시열은 일찍이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리라, 라는 시조를 남겼는데 절로, 를 아홉 번이나 반복했다. 순응의 삶을 희구한 모습을 후대의 시인이 ‘흔들가’를 통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두 편 다 시에서 음악성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그는 또 다른 작품 ‘리셋’에서 참신한 발상을 보인다. 리셋은 컴퓨터 따위의 전체나 일부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일이다. 이 시에서는 달리 표현되고 있다. 거죽에 둘러쳐진 위선과 거짓부렁을 버튼 한 방으로 허공에 날려버리고 더듬어 초기상태로 되돌려 놓겠다는 발언을 한다. 결국 위선과 거짓부렁 때문이다. 그리고 슬픔에서 고독까지 질투에서 증오까지 그리 아픈 것을 잊을 수만 있다면 깡그리 뭉개버린 뒤 다시 출발하겠다고 다짐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폐기하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제대로 관철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일상이 무너진 지 오래다. 흔들흔들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드센 바람에 쉬이 휩쓸리지도 않고 험난한 세파를 잘 헤쳐 나가야 하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에서 시인 폴 발레리는 노래했다.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오늘 아침 창문을 여니 멀리 잿빛의 도시 위로 하나 가득 몰려든 비바람에 문을 닫고 돌아와 따뜻한 난로 옆에 앉는다. 아, 나의 앞에는 얼마나 거친 시간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일까. 누군가가 말했듯이 바람이 분다.‘흔들가’를 부르면서 우리 앞에 닥친 거친 시간들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이정환(시조 시인)

지역화폐 논란

오철환객원논설위원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은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역화폐 발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단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사라지고 고용확대 효과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예산낭비 등 부작용을 지적했다.이에 대해 경기도지사는 조세연을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몰아세우는 것도 모자라 “청산해야 할 적폐”라는 막말을 토해냈다. 엄정히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하니 앞으로 학문연구도 권력자 눈치를 봐야 할 판이다. 모골이 송연하다. 지역화폐가 역내 자금의 유출을 차단하는 효과는 확실히 존재한다. 지역 소비자가 역내의 지역 업체에서만 사용하는 옵션에 걸려 있기 때문에 누구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 대형유통업체나 전국적 체인점의 매출이 줄어들고 지역의 소매점이나 자영업자의 매출이 올라가는 효과는 불문가지다. 이 정도는 통계치가 없어도 누구나 예측 가능하다. 허나 그것을 최종결론이라고 말하긴 단순하고 성급하다. 지역 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경쟁력 있는 업체로 소비가 몰리기 때문에 당초의 약자 지원의도가 무색해진다. 설상가상 지역경제가 독립경제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원재료 비용으로 역외로 누출된다. 소규모 식당만 하더라도 상당부분 식자재를 대형 몰에서 구매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가 일종의 내부 재정거래를 통해 새로운 상황에 매우 현명하게 대처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모든 소득이 지역화폐로 구성되지 않는 한, 소비자가 소비처를 경제적으로 조정하게 된다. 지역화폐는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 구입에 사용하고 다른 돈은 싸고 품질 좋은 대형유통기관에서 사용한다. 이렇게 소비가 조정되면 애초의 지역경제 활성화나 소득재분배는 제한적이 된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영세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거의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경쟁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이 유권자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지역화폐의 존재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오히려 지역경제가 상호 고립돼 경제 총량이 쪼그라들 수 있다. 지역화폐 확대 주장은 국가 간 수출입의 문을 닫고 내국인들끼리 살겠다는 것과 유사하다. 각 지역이 문을 닫고 독립적으로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지역화폐는 뜻하지 않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그렇다고 지역화폐가 무용한 것만은 아니다. 잘 사용하면 어느 정도 정책의도를 살릴 수 있다. 일반적 상시적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한다면 현명한 소비자가 소비구조를 최적화함으로써 정책목적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부정기적 변칙적인 방식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비상시 전 국민에게 일시적으로 발행한다든가, 특별한 경우 공직자 소득에 대해 일정 비율을 단발적으로 발행한다든가, 복지비를 지급하는 수단으로 가끔 발행한다든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불쏘시게 정도로 지역화폐를 보조적 임시적으로 활용할 순 있다.경제는 일차원적인 일방적 행위로 끝나진 않는다. 경제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참여하는 일종의 게임 판이다. 그것도 다른 게임과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다자 게임이다. 게임 판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기 때문에 한 사람이 쉽게 게임 판을 조정하기 힘들다. 게임은 상호의존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그 결과가 좌우된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참가자의 선택에 의해서도 그 결과가 결정되는 시스템에서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장은 개개인의 선호와 선택을 반영하고 개인은 시장의 신호를 보고 선호와 선택을 조정한다.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생각은 자만이다. 사회과학에선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지역화폐 연구도 마찬가지다. 어떤 연구든 전제조건이나 가정에 따라 그 이론 전개와 결론이 달라진다. 상황이론이 힘을 얻는 것도 이와 유사한 이유다. 그 전제조건이나 가정을 잘 이해해야 그 이론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 지역화폐 연구도 그 전제조건이나 가정 안에서만 그 결론이 정당화된다. 결론만 보고 오해해선 안 된다. 설사 지역화폐 연구에 허점이 있다하더라도 그 연구자를 문책하겠다는 발상은 극히 위험하다. ‘얼빠진’, ‘적폐’란 극언은 학문의 자유를 부정하는 막말이다. 형수에게 한 욕설은 가족 간의 불화에 그치지만 학문의 자유를 부정한 막말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대구·경북 100년 대계 위한 통합돼야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21일 공식 출범했다. 지역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공론화위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비전과 필요성 논의, 통합 자치단체의 방향·방식·절차에 관한 공론을 모은다. 그러나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찮다. 공론화위가 예상되는 모든 문제점을 미리 챙겨 거르는 전초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12월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불씨를 당겼다. 청년 인구 유출, 지방 소멸 위험에서 벗어나 서울, 경기와 맞서는 510만 명 인구의 거대 지방자치단체가 태어날 토대를 마련했다. 시·도는 통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특별자치도를 꿈꾸고 있다. 첫 관문은 잘 넘어섰다. 시·도지사 동의, 주민투표, 특별법 제정이라는 3개 관문 중에서 시·도지사 동의는 이미 이뤄졌다. 이제 다음 단계인 주민투표를 통한 시·도민의 동의와 특별법 제정이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공론화위는 두 번째 단계를 위한 조직이다. 공론화위 앞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행정통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도민의 갈등과 반대를 조정하고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극복이 우선돼야 할 부분이다. 특히 통합이 가져올 이익에 대해 부정적인 대구시 공무원들과 일부 시민들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시의 지위와 권한 부여도 문제다. 경북도청 소재지로서 경북 북부권 성장거점 도시를 꿈꿔온 안동 등 북부권 주민의 반발을 잘 다독여야 한다. 또 다른 관건은 특별법 제정이다. 거대 여당이 대구·경북에만 행·재정적으로 특별 혜택을 제공할 법 제정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통합 작업에 고무된 광주·전남에서 통합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어 여당 반대를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결국 성공 여부는 단기간에 시·도민의 공감과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특별법 제정에는 시·도민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 지역민들의 힘이 실리면 일을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통합신공항 건설’이라는 큰 산을 넘은 경험은 큰 자산이다. 행정통합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향후 100년을 내다본 결정이라는 점을 시·도민에게 인식시키고 그 바탕 위에서 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대구시와 경북도는 통합 지자체를 2022년 7월 출범시킬 계획이다. 대구·경북 통합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시도민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공론화위는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밑그림을 잘 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