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한 형태인 ‘정물’은 사물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거나 특성을 관찰해 표현하는 방법이다. 정물을 선호하는 작가들은 빛의 활용, 색채의 선택, 선의 다양한 표현 등을 통해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작품에 깊이와 입체감을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이 작품에 녹아 들어가며 작가와 작품, 관객 사이의 감정적 연결을 형성해 그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소장 작품 중 사물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묘사하는 ‘정물’을 중심으로 한 ‘정물세계’ 전을 선사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소장 작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경북 지역과의 문화 상생과 교류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자 2015년부터 소장 작품 순회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수집한 1천214점의 소장 작품 중 ‘정물’을 주제로 회화를 비롯한 조소, 사진 등 40점을 선정해 선보인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소장 작품 순회전으로 마련된 ‘정물세계’ 전시는 26일~10월20일 대구·경북지역의 문화예술기관 5개 기관에서 열린다. 경북도서관(3월26일~4월7일)을 시작으로, 대구시립 서부도서관(5월3~23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8월2~25일), 달성문화센터(9월3~29일), 성주문화예술회관(10월7~20일)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전시 작품은 순회기관별 공간 규모에 따라 10~30여 점 선별된다. 전시 참여작가는 김수명, 전선택, 이기철, 전리해, 강대영, 안효찬, 이기철, 김창열, 문영식, 송호진, 전리해 등이다. 김수명, 손일봉 작가는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사물의 배치, 안정적인 구도, 빛의 활용 등 구성에 관한 관심을 정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 대상의 상호 배열과 그것에 수반되는 배경처리는 작가가 생각하는 조형 원리를 보여준다. 백태호, 전선택 작가는 형태에 관한 꾸준한 탐구를 바탕으로 사물에 대해 관조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형식적인 작품을 경계하면서 작품에 생명감을 부여하고 있다. 구상적인 작품들이 회화의 전통성에 기반한다면, 현대미술에서의 소재는 작가들의 다양한 재료와 실험 등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표현된다. 강대영, 안효찬, 이기철 작가는 정물로 사물의 특성을 관찰하고 부각하는 방법으로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역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창열, 문영식, 송호진, 전리해 작가는 판화와 사진, 공예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사물의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