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애의 영화 산책…‘바그다드 카페’

바그다드 카페“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희망을 찾아”코로나 19가 이 도시를 강타하여 많은 상처를 남기고 지나갈 무렵, 자발적 격리라는 생전 처음 해보는 상황의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 동네 카페에 나갔더니 귀에 익숙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제베타 스틸이 부른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주제곡인 Calling you였다.이 음악과 함께 남편과 싸우고 사막에 혼자 내렸던 뚱뚱한 독일 여자 야스민과 사자 머리를 한 흑인 여자 브렌다와 함께 모하비 사막의 황량한 풍경도 떠올랐다.라스베이거스 근처의 모하비 사막에 혼자 버려진 야스민이 펼쳐나가는 삶의 모습은 우리에게 잔잔한 행복감을 준다.남편과 싸운 야스민은 사막 한가운데에 커다란 짐가방 하나만 들고 내려서는 터덜터덜 걸어 고속도로변에 있는 바그다드 카페에 도착한다.카페의 커피머신은 고장 났고, 게으른 남편은 빈둥거리고, 아직 어린 아들은 아이를 낳아놓은 채 피아노만 쳐대고 딸은 동네 건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는, 희망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나날을 살아가던 카페 주인 브렌다 역시 사막의 한 가운데 버려진 여자이다.극도로 삶에 지쳐 버리면 타인에게 적개심을 가지게 되고 무관심해지는 법, 카페의 주인인 브렌다는 고함과 짜증으로 나날을 살아가는데 야스민이 그 카페에 오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야스민은 먼지가 가득한 카페를 청소하고 마술을 배워 카페 식구들에게 웃음을 퍼트리기 시작한다.사막에 버려진 야스민과 게으른 남편을 쫓아내고 살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브렌다는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카페에는 야스민의 마술을 보러 온 트럭 운전사들이 넘쳐나고 저녁마다 마술쇼와 함께 웃음이 퍼져나간다.야스민의 선하고 밝은 성격과 삶에 지쳐 웃음을 잃어버린 브렌다가 드디어 카페에 웃음이라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희망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는 묘한 것이지만 인간은 희망없이는 살 수 없다. 지금의 우리가 그렇다. 사람을 만나자니 전염병이 두렵고, 가게에는 사람들이 찾아들지도 않고, 물건은 소비되지 않아 멈추어 선 공장이 늘어난다.불안이 짙게 내려앉은 도시에는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허공을 떠다니는 공기조차 전염병을 퍼트릴지 몰라서 전전긍긍한다.그러나 이곳에도 불안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료진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고, 시민들을 돌보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누군가는 마스크를 집으로 배달해 주고, 누군가는 코로나에 걸린 장애인 곁을 떠나지 못해 숙식을 함께 하고 또 누군가는 이 도시로 달려와 준 의료진들에게 음식을 보내준다. 그들로 인해 아직 우리에게는 절망보다 희망이 더 많다는 것을 배우며 그래서 삶이란 한번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이다.희망이라고는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던 브렌다도 마음이 따뜻한 야스민을 통해 아름다운 삶에 눈을 떠가고 희망이라는 낯선 돛단배를 카페로 끌어들인다.제61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된 불후의 명곡 Calling you를 비롯해서 시애틀국제영화제 작품상, 아만다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바바리안영화제 각본상, 세자르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이 영화는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를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천영애(시인)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간송미술관 국제설계공모… 최문규 연세대 교수팀 최종 당선

대구시가 수성구 삼덕동 대구미술관 일원에 추진 중인 대구간송미술관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최문규 연세대 교수팀 작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최 교수와 가아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응모한 작품으로, 대지의 지형을 잘 이해하고 대구간송미술관의 특성을 우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명공모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설계 공모는 전문위원회 추천을 통한 초청 지명건축가 3팀, 공개모집을 통한 지명건축가 3팀 등 총 6팀을 지명했으나, 영국 출신 건축가 리차드 로저스가 중도 포기함에 따라 총 5팀이 제시한 설계안 중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지난해 11월 초청 지명건축가로 리처드 로저스(영국)와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포르투칼),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가 이름을 올렸고, 이어 지난해 12월 실시된 일반 공개모집(총 19개국 48개팀 지명원 제출)에서 페르난도 메니스(스페인), 김기석(기단건축사사무소), 최문규(연세대) 등 3개팀이 지명건축가로 선정됐다.이번 공모전은 해외 1명, 국내 4명 등 총 5명의 저명한 건축가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31일 심사를 진행됐다.해외 심사위원으로는 믈라덴 야드리치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대 건축과 교수가 초빙됐으나 최근 유럽의 심각한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 입국하지 못해 실시간 온라인 영상으로 심사에 참여했고, 국내 심사위원으로는 강석원 그룹가건축도시연구소 대표, 문진호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DMP건축) 대표, 정성원 세종대 교수, 최재필 서울대 교수가 참석했다.당선작인 최문규 교수팀의 작품은 대구대공원 지형에 맞게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에 녹아드는 가장 한국적인 미술관을 구현하고자 노력했고, 유형별 전시에 적합한 공간을 배치함으로써 대구간송미술관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최 교수는 한국건축문화대상, 서울시 건축상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서울시립대 100주년기념관,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등이 대표적인 설계작으로 알려졌다.한편 당선된 최 교수팀에는 대구간송미술관 실시 설계권을 부여하고, 나머지 4명의 건축팀에는 소정의 지명료가 지급될 예정이다.아울러 시는 당선작 선정을 계기로 당선작품 전시회와 작품집 발간을 병행해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에 대한 전국적 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대구간송미술관은 이달부터 실시설계에 들어간 후 내년에 착공, 2022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앞서 대구시가 진행한 대구간송미술관 지명건축가 공개모집에는 19개국 48개 팀이 지명원을 제출하는 등 대구간송미술관에 대한 국내·외 건축가들의 관심이 뜨거웠다.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국제공모를 통해 우수한 작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만큼 대구간송미술관을 지역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로 건립하겠다”며 “국보급 문화재의 상설 전시로 지역민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대구미술관과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지역 문화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제1회 합천 수려한 영화제 참가 작품 공모…26일까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디영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독립영화제가 합천영상테마파크 일원에서 열린다.합천 수려한 영화제 사무국은 독립영화 축제인 ‘합천 수려한 영화제’를 오는 7월23일부터 27일까지 개최하기로 하고, 영화제 기간에 상영 할 출품작을 공모한다.올해 처음 열리는 합천 수려한 영화제는 부분 경쟁 영화제로 지난해 3월 이후 제작이 완료된 독립 영화면 작품의 내용과 길이, 형식, 장르 등에 상관없이 출품할 수 있다.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된 작품은 수려한 영화제 기간 동안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상영되며, 대상에 상금 500만 원 등 총 1천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독립영화제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오는 26일까지 수려한 영화제 홈페이지(www.bhiff.com)에서 출품신청서를 내려 받아 출품작품 링크 주소 또는 영상 파일을 온라인 접수처(bhiff2020@daum.net)로 함께 제출하면 된다. 공모 작품 가운데 본선에 진출할 작품은 다음 달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합천 수려한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전국의 우수한 독립영화를 지역에 소개하고 합천영상테마파크를 전국에 알리는 영화축제가 될 것”이라며 “많은 독립영화인과 영화 창작인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영화제가 열리는 합천영상테마파크는 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오픈세트장으로, 지금까지 모두 190편이 넘는 드라마, 영화, 광고, 뮤직비디오 등이 촬영됐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계명문화대 간호학과 새내기 코로나19 현장서 의료봉사

코로나19에 맞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뒤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새내기 간호대학 학생이 3주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계명문화대 간호학과 1학년 김효주 학생은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지난달 16일부터 매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진의 진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의료봉사는 매일 오후 2시~저녁 10시 8시간으로 의료진이 병동에 들어가기 전 착용해야 하는 방호복과 공기정화 호흡장비 점검 등의 역할이 주어졌다.김효주 학생은 “코로나로 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개강은 연기됐지만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며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의료봉사는 크게 의료진들이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전동식 공기정화 호흡기(PAPR)에 필요한 후드장치 관리와 의료진의 방호복(레벨 D)착용을 도와주고 있다”며 봉사활동 내용을 설명했다.전동식 공기정화 호흡기는 공기정화 장치로 혼자서는 착용이 어렵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코로나19 지역 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현재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보내고 중증 환자를 대거 받고 있으며 중증 환자 1명이 입원하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20여 명이 치료에 매달리고 있다.김효주 학생은 “의료봉사를 하며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며 “초창기 의료봉사 때 보다 현재 의료진의 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인 것 같다.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예비 간호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그에게 봉사자의 눈으로 본 의료진에 대해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자 그는 “봉사를 시작할 때 잠시만 하겠다는 마음을 가졌지만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을 보고 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오래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며 “ 의료진의 노고를 보며 예비 간호사로서 의료진의 사명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인들의 신간 소개

녹녹치 않은 여건에도 지역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문인들로 인해 대구경북은 근대 문화예술의 발상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역 문인들의 최신 발표작을 소개한다.▲히포가 말씀하시길/이근자 지음/푸른사상/295쪽/1만5천500원소설가 이근자의 첫 번째 소설집 ‘히포가 말씀하시길’이 간행됐다. 다양한 가족 군상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굴곡을 다룬 가족서사이다. 통상 따뜻함, 포용으로 정의되는 가족의 의미와는 달리 가족의 중심축인 가부장제의 균열, 가족의 이기주의와 위선을 보여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를 고민하도록 만든다. 가족도 결국은 혈연보다도 상상과 가상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것이다.급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아빠 ‘히포’에게 신장을 이식하기 위한 검사를 받으러 가족들이 병원에 모인다. 그러나 신장을 떼어주기 싫어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위선적이며 이기주의로 팽배한 인간의 모습만 보여준다. 본격적으로 신장이식 이야기가 오가며 가족의 모습은 파편화되고, 허울뿐인 아버지의 모습과 실질적인 가부장이 어머니였음이 드러난다.차에 치인 피투성이 노파를 외면한 여자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지하철과 달팽이’는 분열된 가족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 ‘거리두기’임을 잘 보여준다.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가족 사이에서도 거리를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평화로워 보이지만 가족 밖으로 탈주하고 싶은 욕망을 나타내는 ‘옥시모론의 시계’, 입양 가족에 대한 이야기 ‘속불꽃’ 외 여섯 편의 작품에서 작가는 가족의 새로운 정의와 인물 간의 갈등을 정교한 문장과 치밀한 이야기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작가는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갈등을 통해 과연 가족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따뜻하고 포용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가족의 의미와 달리 가부장제의 균열, 가족 이기주의, 가족 구성원의 위선 등을 보여주며 혈연 공동체보다도 가상 공동체로서의 가족 개념에 관심을 보인다.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은 소재를 넘어 갈등을 드러내는 주제의 중심이기도 하다. 다양한 시·공간에서 다르게 변주되는 가족의 형태를 보면서 가족은 대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고, 가족의 정의를 다시 규정하도록 독자에게 요구한다.▲연인, 있어요/정숙 지음/시산맥사/121쪽/9천 원1993년 계간지‘시와시학’ 신인상 수상 후 첫 시집 ‘신처용가’를 출간, 수많은 대구 사투리를 시어사전에 수록했던 지역 여류시인 정숙의 여덟 번째 시집 ‘연인, 있어요’가 출간 됐다.시마을과 포엠토피아 등에서 시 강의를 해온 작가는 대구문학아카데미, 각 지역도서관, 복지회관 등에서 20여 년간 시 창작 강의도 맡고 있다. 또 ‘처용아내’란 이름으로 시 낭송과 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가 하면 지난해 대구컬러플페스티벌에서는 ‘봄날은 간다1’ 시극공연의 극본을 쓰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시인은 “사물과 대상을 통해서 인간관계에 대한 자각과 깨달음을 얻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서 삶에 대한 자각과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며 “나와 대상·세계·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발견을 통해서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이를 한 눈에 꿰뚫어 볼 수 있는 통합적인 안목을 시로 승화하고 싶었다”고 얘기한다.시를 통해서 느껴지는 것은 형태를 알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시간 속으로 나아가는 존재의 막막함 같은 것. 즉 호의적인 듯 하면서도 거친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시인은 이를 ‘바람마구니’라고 지칭하는데, 불교적 의미로는 번뇌나 욕망 같은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시인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벽’들을 보면서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대신 그 벽을 자신의 시로 도배하고 싶어 한다. 매순간마다 부딪히는 장애물을 삶의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은 시인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시인의 시는 쉽게 읽히는 것은 쉽게 읽히는 대로, 모호한 의미를 갖고 있는 시는 모호한 대로 나름의 철학을 부여하며 깨달음의 미학을 투영시키고 있다. 가깝게는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서 나아가서는 사물로, 대상으로, 세계로 확장되는 자각과 인식, 발견의 미학과 깨달음의 아포리즘이 집대성되어 있다.시인은 항상 시는 무엇보다 진정성과 감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는 그렇게 되려고 늘 노력하지만 독자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고민이라고 이야기 한다.▲한인애국단/정만진/국토/288쪽/1만5천 원대구시 교육위원과 사단법인 역사진흥원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정만진의 장편소설 ‘한인애국단 김구, 이봉창, 윤봉길 등의 40년 의열 투쟁사’가 출간됐다.지난해 펴낸 ‘대구 독립운동 유적 100곳 답사여행’이 ‘2019 대구시 올해의 책’에 선정됐고, 소설가로서 독립운동 소재 장편소설 ‘소설 대한광복회’, ‘소설 의열단’을 펴냈다. 1906년 을사오적을 처단하기 위해 일어선 기산도 중심의 ‘자강회’와 나철 중심의 ‘감사의용단’은 구한말 최초의 의열 독립운동단체다. 이후 장인환과 전명운, 안중근과 우덕순, 이재명 등의 의사들이 스티븐스, 이토 히로부미, 이완용을 처단 또는 중상을 입힌다.1910년대의 대한광복회, 1920년대의 의열단, 1930년대의 임시정부는 각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의열 독립운동 단체들이다. 박상진, 우재룡, 채기중, 김한종, 김원봉, 이종암, 김상옥, 김익상, 이봉창, 윤봉길 등 많은 지사들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일제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 대만에서 일본군 대장을 처단한 백정기,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강우규, 일본에서 당시 최고의 친일파 민원식을 처단한 양근환 등의 지사들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1945년 7월 마지막 의열 투쟁으로 부민관 거사가 있었다.이 모든 독립운동기의 의열 투쟁들을 두루 다룬 장편소설은 ‘한인애국단’이 처음이다. 이 책은 우리 모두의 독립운동정신 계승 의지를 북돋우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소설의 제목을 ‘한인애국단’으로 정한 까닭에 대해 1906년 자강회로부터 1945년 부민단 거사에 이르기까지 의열 투쟁을 실천한 모든 분들의 활동이 연상되는 이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1910년대와 1920년대 무장 항일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대한광복회와 의열단을 다룬 장편은 이미 발표했기에, 그 이전인 1900년대와 그 이후인 1930년대 의열 투쟁까지를 모두 담은 ‘한인애국단’의 이름을 새겨두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던 때문이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신개념의 문화공간 섬유·패션의 중심 ‘대구섬유박물관’

박물관은 수장자료의 종류에 따라 종합박물관과 전문박물관 등으로 나뉜다. 종합박물관은 말 그대로 무엇이든지 수집해 전시한 ‘향토박물관’ 성격이고, 미술·역사·과학 등 특정분야의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장하는 곳이 전문박물관이다. 우리 지역의 종합박물관과 전문박물관은 어떤 곳인지 시리즈로 알아본다.▷박물관시리즈1…신개념의 문화공간 섬유·패션의 중심 ‘대구섬유박물관’대구 동구 팔공로(봉무동)에는 섬유직조방식으로 외관을 연출한 지상 9층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2015년 대구시가 이시아폴리스에 1천130억 원을 들여 만든 섬유 산업 복합시설인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다. 실과 바늘, 누에고치 컨셉 등으로 제작된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인상 깊은 이곳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종합섬유박물관이 들어와 있다.DTC 건물 1~4층으로 구성된 대구섬유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국내 첫 공공 섬유박물관이다. 섬유·패션의 지나온 역사를 조망하고 미래 신소재 섬유 등 섬유 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과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별도의 체험관을 갖춘 박물관의 전시공간은 20세기 패션의 흐름과 섬유미술가 및 유명 패션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해 둔 패션관,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역사와 섬유기업의 변천사를 담은 산업관, 신섬유의 현재와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미래관으로 구성돼있다. 박물관 1층은 휴게공간과 뮤지엄숍으로 꾸려지고, 2층은 20세기 국내 양장 도입 이후 복식 변천사를 10년 단위로 나눠 전시해 놓은 패션관이 자리한다. 1900년 이후 서양식 의복 도입에서 현재까지의 복식문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이곳에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섬유·패션 체험 공간인 ‘어린이 체험실’과 ‘묶는다’는 주제로 흰색 실 여러 가닥을 늘어뜨린 배경에 박동준, 천상두, 김선자, 루비나, 이영희, 장광효 등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꾸며진 기획 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3층 산업관은 전통 섬유에서부터 근대 면직물 생산과정, 한국전쟁 이후 합성섬유 생산을 거쳐 현대에 이르는 섬유산업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근·현대 섬유산업의 발전사를 소개하는 역사실과 섬유 도구·기계의 발전 과정과 제조 공정을 볼 수 있는 기계실, 우리나라 섬유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섬유기업 소개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역사실은 삼베·모시·무명·견 등 천연섬유에서 1953년 우리나라에 ‘나이롱’으로 소개된 나일론, 아크릴·레이온 같은 합성섬유까지 발전사를 정리해서 보여준다. ‘나이롱 양말’, ‘나이롱 처녀’, ‘나이롱 여자대학’ 등 나일론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와 첫 월급의 상징 ‘빨간 내복’에 얽힌 사연도 볼 수 있어 중장년층에게 특히 인기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 임교순 학예사는 “1960년대는 염색기술이 지금처럼 뛰어나지 못해 가장 손쉽게 염색할 수 있는 빨간색 염료가 염색재료로 많이 쓰여 당시에는 빨간색 의상이 특히 많았다”며 “60~70년대 전국 제일의 원단 시장이었던 서문시장의 포목점을 재현해놓은 코너와 일본 동경농공대학이 기증한 미쯔비시사 링 정방기 등도 전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4층 미래관은 탄소섬유·나노섬유 등 첨단 섬유들이 미래에는 어떤 제품으로 탄생하는지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바이오 소재, 페트병 재활용한 리사이클 섬유, 옥수수 섬유 등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첨단 섬유를 적용한 제품과 탄소 자동차의 우수성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시설 등도 관람할 수 있다. 섬유박물관은 그동안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했다. 국보나 보물급의 고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전문박물관과는 달리 섬유관련 기록들을 모아둔 곳으로 인식돼 그동안 성인 보다는 학생들이 단체로 찾는 체험학습장 쯤으로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주를 이룬다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코로나19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200~300명가량 찾았던 박물관은 유아·어린이·청소년·성인 등 대상에 따른 다채로운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5세부터 9세까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벌거벗은 임금님’을 모티브로 스토리를 따라가며 섬유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체험실’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각 나라별 전통의상도 입어보고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체험할 수 있어 특히 인기다. 임 학예사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특별전시 프로그램으로 면직물의 보급과 면방직 산업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COTTON: 꽃에서 피어난 직물’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위치한 대구섬유박물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 문의: 053-980-1004.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시민들의 문화안식처로 가꿔 나갈 생각…박미연 대구섬유박물관장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는 박물관을 넘어 대구가 주도했던 한국 섬유산업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전시·교육·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안식처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박미연 대구섬유박물관장은 박물관을 주변 봉무공원 등과 연결해 시민들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기를 원했다.아울러 코로나19사태 이후 박물관 운영과 관련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했다.박 관장은 “올해로 개관 5년째를 맞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시민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며 “특히 9월에 예정된 개관 기념 특별전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섬유인 ‘면직물’을 주제로 한 전시인데, 면직물의 발전 과정과 우리 생활 전반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기획전으로 선정돼 어느 전시보다 알찬 기획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섬유박물관이 나가야할 방향에 관해서는 “섬유와 패션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섬유종합박물관으로, 섬유 관련 기업과 국내 섬유 산업 분야 그리고 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그는 “섬유박물관은 산업계 박물관으로 일반인의 관심에서 멀어진 섬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발전하는 섬유산업에 대한 정보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 박물관 전시도 빠르게 변화 시킬 것”이라며 “패션관·산업관의 전시물을 현실에 맞게 교체하고, 미래관 전시물도 현실에 맞게 보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섬유산업은 1960년대 이후 경제 발전을 이끈 핵심 산업이고 그 중심에는 대구와 경북이 있었다. 따라서 지역민이라면 누구나 섬유공장과 관련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대구에 섬유박물관을 건립한 이유라는 것이 박 관장의 설명이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KBS 1TV ‘다큐 인사이트’…'나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살고있는 대구 시민들의 기록. 다큐멘터리 ‘나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제작 KBS대구)가 2일 오후 10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를 통해 전국 방송된다.다큐멘터리 ‘나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는 지난달 25일 대구·경북권 첫 방송 후, 로컬 8%라는 시청률을 기록하였으며, 그 반향에 힘입어 ‘KBS 스페셜’을 전신으로 하는 ‘다큐 인사이트’에 전격 방송되게 됐다. 다큐멘터리 ‘나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는 삶 속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어 내고 있는 대구 소시민들의 일상을 씨줄과 날줄로 교차해 담아낸 ‘시민의 기록’ 그 자체다.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이후 지난 45일간의 이야기를 내레이션 없이 오직 담담하면서도 강렬한, 현장의 진실을 담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로만 재구성한 다큐멘터리이다.서문시장 상인,의료인과 봉사자,남구 대명동의 통장 등 우리 삶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다큐는 바이러스의 궤적을 따라가며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져가는지, 달라질 수 있는지를 기록한다.그리고 그 기록의 끝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 그리고 ‘연대’의 필요성과 마주하게 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그럼에도 기록해야 하는 지난 45일간의 시민의 기록. 그 목소리는 바이러스의 종식은 결국 함께라는 ‘연대’에서 온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수성아트피아, ‘예술인 기(氣)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예술인 모집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코로나19로 국내·외 행사 및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지역 예술인을 돕기 위한 ‘예술인 기(氣)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음악과 국악, 연극, 무용 분야의 예술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오는 5월19일부터 26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용지홀과 무학홀에서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5월 공연이 불가능할 경우 하반기에 산발적 공연도 염두에 두고 있다.문화예술 분야 학사 학위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고, 올해 수성아트피아 기획공연 출연 예정이거나 고정적 월급을 수령하고 있는 예술인은 제외된다. 또 올해 타 문예회관 기획공연 출연 예정 예술인이나 코로나19 관련 특별사업에 출연한 예술인은 우선 지원 순위에서 배제된다.지원서는 1일부터 17일까지 이메일(artpia1800@naver.com)을 통해 접수할 수 있고, 심사결과는 오는 22일 수성아트피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선발된 예술인에게는 공연 일정과 상관없이 오는 4월중으로 공연료의 70%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공연 후 지급할 예정이다.수성아트피아 김형국 관장은 "지역 예술인들이 코로나19로 공연할 무대가 사라지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계에 생기를 불어넣고 힘든 시기를 견디는 지역 예술인들과 공공 극장이 함께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053-668-1571.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이왈종 화백 개인전…‘현대백화점 대구점 Gallery H’에서 열려

제주도의 자연 풍광과 일상의 희로애락을 특유의 해학과 정감 어린 색채로 표현하는 우리나라 대표 화가 이왈종 개인전이 현대백화점 대구점 Gallery H에서 열린다.1일부터 오는 5월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작품전은 Gallery H의 봄맞이 기획전으로 작가의 원화와 판화 그리고 아트 상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이왈종 화백은 제주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제주 생활의 중도’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제주 생활의 중도’시리즈는 인간 중심의 시각을 탈피, 세상 만물은 모두 평등하다는 중도(中道)의 철학에서 시작됐다.이 화백의 철학인 ‘중도’는 집착을 버리고 자연과 하나가 돼 무심의 경지에 이른 상태로 평상심이라는 말과도 통한다.현대백화점 Gallery H 조수현 큐레이터는 “화가 이왈종 개인전은 전통적 관념의 동양화가 추구하던 이상화된 풍경에서 벗어나 일상과 꿈이 화합된 작품세계를 보여 준다”며 “특별히 이번 전시 주제를 ‘왈종 미술관과 함께 하는 ART POP UP’으로 이름 붙였다”고 소개했다.이 화백의 캔버스 위에 등장하는 사슴과 물고기, 새, 꽃 등 모든 생물은 인간과 같은 생명선상에 있고 집, 자동차, 배, 전화기, 탁자, 의자 같은 일상의 사물들도 조화롭게 어울린 이상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자연의 풍광과 일상의 희로애락이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현실 속에 공존하는 이상향과 다르지 않으며, 그래서 한없이 따스하고 정겨우며 손끝에 닿을 것처럼 삶의 온기가 느껴진다.한편 이왈종 화백은 지난 13일 한국화랑협회와 서울옥션이 공동으로 진행한 코로나19 대구지역 피해 극복을 위한 자선경매에 자신의 2014년 작품 ‘제주생활의 중도’(추정가 3천만~4천만 원)를 기증했다.전시문의: 053-245-3308.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문화예술회관…디지털 아카이브 서비스 시작

대구문화예술 30년 역사가 온라인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대구문화예술회관(이하 문예회관)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의 흔적 뿐 아니라 1964년 이후 시립예술단과 문화예술회관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디지털 저장고가 구축된 것이다.올해로 설립 서른 돌을 맞는 문예회관은 그동안 수집된 각종 자료들을 디지털로 변환한 ‘대구문예회관 디지털 아카이브(온라인 서재)’(dacarchive.daegu.go.kr)를 일반인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1964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대구시립예술단과 대구문예회관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대구문예회관이 기획한 공연·전시의 흐름과 변화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대구문예회관 디지털 아카이브’는 크게 △공연 △전시 △사진비엔날레 △예술단 등 4개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는데, 디지털로 변환된 팸플릿과 프로그램북을 통해 과거 공연·전시 자료를 손쉽게 열람할 수 있다.△공연 카테고리에는 1991년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 개관1주년 기념 연극 ‘수염난 백작부인’ 팸플릿부터 지난해 겨울연극축제 안내 팸플릿까지 시대별로 정리돼 있고 △전시 카테고리에는 1985년 대구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 기금조성 미술전에서부터 지난해 연말 진행된 현문철 작가전까지 연대별로 정리했다. △사진비엔날레 코너에는 2006년부터 2019년까지 45개의 사진전 자료들이 보관돼 있고 △예술단 카테고리에는 국악단, 무용단, 극단, 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해 교향악단, 합창단, 오페라단, 인문학극장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특히 그동안 인쇄물로만 보관돼 오던 1964년 ‘시립교향악단 창립기념공연 팸플릿’, ‘1991년 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개관 기념 도록’ 등 대구 문화 예술사의 귀중한 자료가 눈길을 끈다.‘대구문예회관 디지털 아카이브’는 검색창을 통해 지휘자는 물론 연출자, 참여단체 등 관련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고 ‘모차르트·모짜르트’, ‘바흐·바하’ 등 표기법이 다양한 작곡가명은 국립예술단 표기 기준에 따라 통일해 검색 오차를 줄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문예회관 최현묵 관장은 “1990년 공연장을 개관한 이래 전시장, 예련관, 야외음악당에 이어 2018년에는 사진비엔날레를 개최한 문예회관의 지난 30여 년간의 활동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선보이게 됐다”며 “대구예술의 자취를 시민들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예술계 종사자들과 연구자, 학생에게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추진해 온 대구시는 1980년대에 발간됐던 ‘대구예술’을 비롯한 사료적 가치가 높은 당시 문화예술 잡지 원본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잡지 공개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대구예술’은 예총소식을 비롯해 대구국악협회, 대구연극협회 등 10개 단위 협회의 소식이 담긴 잡지로 당대 예술인들의 글과 사진이 실려 있고, 잡지가 발행되던 시대의 사회 분위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사료로 평가 받는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연극협회, 제37회 ‘대구연극제’ 오는 6월26~28일 개최키로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던 지역 연극인들의 최대 축제인 ‘대구연극제’가 우여곡절 끝에 올 하반기 개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대구연극협회는 당초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었던 ‘대구연극제’를 오는 6월26~28일 대명공연거리 일대 소극장 3곳에서 개최하기로 했다.올해로 37회째를 맞는 ‘대구연극제’는 통상 3월 말에 열린 때문에 협회는 올해도 3월 개최 일정에 맞춰 공연장을 섭외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나, 코로나19사태로 섭외해 둔 공연장들이 모두 문을 닫는 등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았다.이홍기 대구연극협회장은 “코로나19로 대구 공연계가 올스톱되고 재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참가극단 대표자 회의를 통해 6월 개최를 결정했다”며 “특히 올해 세종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도 당초 6월 예정이었던 일정을 오는 8월29일로 연기한 것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올해 대구연극제에는 극단 이송희레퍼터리·극단 처용·극단 한울림 등 지역을 대표하는 3개 극단이 참여한다.극단 이송희레퍼터리는 6월26일에 ‘환타스틱 패밀리’(장소 미정), 극단 처용은 6월27일 우전 소극장에서 ‘떠돌이 소’, 극단 한울림은 6월28일 한울림소극장에서 ‘맛있는 새, 닭’으로 대구연극제 무대에 오른다.이번 37회 대구연극제 시상식은 오는 6월28일 한울림소극장에서 열리며, 대상을 수상한 팀은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대구연극협회는 연극제가 열리는 6월 말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중이 모이는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될 경우에는 무관객 경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모든 참가팀에 공평하게 지원됐던 지원금 규모도 올해부터는 대상부터 장려상까지 입상순위에 따라 차등 지원해 변별력을 높이기로 했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이야기다.1984년 어린이회관 꾀꼬리극장에서 처음 시작된 ‘대구연극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컨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대구연극협회는 ‘대구연극제’를 통해 대한민국연극제 대구지역 대표작을 선정하는 등 연극제를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가꿔오는 등 대구연극의 위상 강화에도 큰 몫을 해왔다.한편, 통상 5월 말~6월에 열리는 ‘대구청소년연극제’는 일선학교 개학 연기 등의 영향으로 아직 개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청소년연극제’는 대구연극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고교 연극 동아리들이 참가하는 경연 대회다. 단체상 대상을 수상하는 학교는 전국청소년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이 회장은 “올해 대구청소년연극제는 6월 초에 열 예정이었는데, 개학 연기 등으로 아직 날짜를 못잡고 있다. 가능하다면 6월 말로 연기된 대구연극제와 개최 시기를 맞춰 대명공연거리 일대에서 함께 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 수성구립 범어도서관…‘영어도서 e-Book 서비스’ 운영

대구 수성구립 범어도서관은 코로나19로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민을 위해 ‘영어도서 e-Book 서비스’를 운영한다.기존에 종이책으로만 보던 영어학습 관련 책을 PDF 형태의 파일로 다운 받아 편리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다.다음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되는 범어도서관 ‘영어도서 e-Book 서비스’는 약 5천500여 권의 레벨별 맞춤 도서가 제공되고, 온라인에서 무제한으로 열람 및 듣기가 가능하다.이와 함께 범어도서관은 유익하고 신뢰성있는 학술논문, 학술교양서 및 참고자료 등 전문자료를 전화로 신청하여 제공받는 ‘원문정보서비스 집콕하면서 이용하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온라인 무료교육·정보 사이트 7가지를 안내 받는 ‘집에서 웹바다에 빠지다’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자세한 내용은 수성구립 범어도서관 홈페이지(http://library.suseong.kr/beomeo/) 또는 전화(053-668-1604)로 문의하면 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마농의 샘’…시인 천영애

한 편의 음악이 영화에서 전개되는 가혹한 운명을 예고하며 끌어가는 힘은 강렬하다.신은 우리들의 희망에 따라 음악을 만들지 않았지만 영화 ‘마농의 샘’ OST인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은 희망을 갈구하는 인간의 염원을 담고 있다. 마농의 운명이 바뀔 때마다 영화에서는 ‘운명의 힘’ 서곡이 흘러나온다. 음악이 영화를 끌고 가는 것이다.영화는 붉은 카네이션이 자라는 프랑스 프로방스 언덕에 있는 마농의 옛집을 보여주면서 ‘운명의 힘’ 선율의 흐름 속에서 시작된다. 카네이션은 ‘운명의 힘’과 뒤섞이면서 꽃이 아니라 앞으로 위골랭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세자르 가문의 붉은 피를 예고한다.2부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1부는 1986년에 제작되었고 2부는 1년 후인 1987년에 제작되었다.“마르셸과 재클린 파놀에게 바침”이라고 영화의 서두에 쓰여 있는데, 프랑스 영화 100년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평가되는 이 영화의 감독 클로드 베리가 원작자인 마르셸 파놀과 부부인 재클린 파놀에게 헌정하는 영화인 셈이다.불세출의 배우인 이브 몽땅을 비롯하여 세자르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니엘 오떼유, 제라르 드 빠르디유와 그의 실제 부인 엘리자베스 드 빠르디유, 그리고 주인공 마농 역의 엠마누엘 베아르까지 프랑스의 대표 배우들이 모두 출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화려한 출연진만큼 완성도가 뛰어난 이 영화는 전미 영화 비평가협회 작품상 및 시네마 아카데미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탄탄한 시나리오와 뛰어난 배우들의 예술성을 증명했다.이 영화는 자기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 세자르 가문의 비극을 그리고 있지만 더 나아가 인간의 악함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악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 자신에게 피해가 끼칠까봐 이웃의 악에 입을 다무는 사람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일들이다.사람들은 이웃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불행이 자기에게 닿을까봐 피하고 외면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은 철저하게 이기적이며 비사회적이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악한 행위를 외면하는 것은 그 악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세자르 가문의 이기심과 탐욕에서 비롯된 죄악을 외면하는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악의 공범이다. 그래서 마농은 마을로 흐르는 샘을 막아 버림으로써 자기 아버지를 죽게 한 세자르 가문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전부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악은 선을 이길 수 없다는 통속적인 관념 또한 이 영화에서는 위대하다. 선이 언제나 악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한 사람의 작은 선이 마을 전체의 거대한 악을 이겨낸다. 그것에서 우리는 위안을 받는다.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은 이 영화의 시작이면서 끝이다. 예술 작품에는 그 작품을 이해할 있는 장치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운명의 힘 선율을 들으면 등장인물들의 운명을 미리 읽어낼 수 있다.“내가 샘에 대해서 알려줬더라면 그는 하모니카를 불면서 아직도 가족들과 함께 살아 있을 텐데”라고 했던 마을 사람은 자신들의 죄에 대한 마농의 복수를 겪으면서 운명의 힘을 하모니카로 불던 곱추 장을 떠올린다.자기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던 위골랭은 아들의 얼굴을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는 아들 장을 그리워하며 죽음의 문 앞에서 “오직 굽은 등과 내가 그에게 준 고통만 보였다”고 속죄한다.자식을 죽게 한 위골랭이 속죄와 고통에 비참해하면서 장의 굽은 등과 자신이 장에게 준 고통만 보았던 것이 아니라 아마도 장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부는 하모니카 소리도 들었으리라. 그래서 죽음의 시간에 그는 장의 하모니카 소리를 들으며 진정한 속죄의 길로 들어섰으리라 믿는다.천영애(시인)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영화계 “영화산업 붕괴·대량 실업 위기…정부 긴급 지원해 달라”

‘대구지역 극장가 전면 폐쇄 한 달째,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시작(2004년 1월)이후 전국 영화관 하루 관객 수 처음으로 2만 명대 추락…’코로나19 여파로 급격하게 무너져가는 한국 영화계가 마침내 정부의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성명에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마케팅사협회·감독조합·여성영화인모임 등 각종 영화단체가 동참했다.이들 단체는 25일 ‘코로나19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한국 영화산업은 지금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영화 관람객은 하루 2만~3만명 내외로 작년보다 80%나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 중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화관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이어 “벌써 영화 관련 기업들은 더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가족과 같은 직원들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며 “영화산업 위기는 결국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한국 영화의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게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영화산업은 정부 지원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며 “영화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산업의 시급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다양한 금융 지원 정책의 즉각 시행 ▲정부의 지원 예산 편성 및 영화발전기금 등 재원을 활용한 긴급 지원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영화산업 포함이라는 3가지 사항을 문체부와 영진위에 건의했다.정부는 최근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영화산업은 빠져있다.영화계의 이 같은 호소에 영진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영화업계를 지원할 전담 창구를 별도로 마련하고 본격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영진위는 지난 25일, 공정환경조성센터에 ‘코로나19 전담 대응 TF’(051-720-4866)를 설치했다고 밝혔다.단장을 포함한 직원 4명으로 구성된 TF는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 방안을 안내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상영관 방역 지원, 분야별 피해 상황 조사 등 업무도 총괄한다.영진위는 “대응 창구 일원화를 통해 효율적인 지원이 이워지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영화계 전반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영화인들의 일자리 보전과 국민의 안전한 문화 향유를 위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 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지난해 3월 47만3천280명이던 영화관 하루 평균 관객은 지난 3월에는 6만4천646명으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 전국 평일 관객수도 6만 명대에서 최근에는 결국 2만 명대로 주저 앉았다.이처럼 극장가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이번 주말부터 전국 직영점 116곳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5개 극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