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에버로즈…“시들지 않는 ‘프리저브드’…꽃의 아름다움 오랜 시간 만끽하세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이다. 꽃은 시간이 지나면 시드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그런데 시들지 않는 꽃이 있다. 궁중채화와 ‘프리저브드 플라워(이하 프리저브드)’다. 조선 왕실에서 장식용으로 사용하던 궁중채화는 비단이나 모시를 자르고 묶고 홍두깨로 두드려서 만들었다.보존화로 부르는 프리저브드는 생화에 특수용액을 주입해 원하는 색깔을 내고 건조시켜 만든다. 이들 두 꽃의 공통점은 시들지 않는다고 할 만큼 보존기간이 길다. 생화만큼 화려하고 아름답다.봉화에서 꽃을 재배하면서 프리즈브드를 만드는 강소농을 만났다. ‘봉화 에버로즈 영농조합법인’의 박지훈(48) 대표와 부인 신동숙(45)씨가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2천300㎡의 비닐하우스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면서 프리저브드를 만들어 2억여 원의 소득을 올린다.◆영원한 토박이 농사꾼박 대표는 토박이 농사꾼이다. 봉화에서 나고 자랐다. 한 번도 봉화를 떠나지 않았다. 오로지 농사라는 한길만 걸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시작한 일은 양계였다. 다른 농사보다 소득은 높았으나 시설이 열악하고 악취가 심해 10년 만에 접고 복합 영농으로 전환했다.벼농사와 수박, 콩, 고추 같은 여러 가지 작목을 재배했다. 일은 많았지만 소득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특히 가격 변동이 심해 농장운영이 어려울 때가 잦았다. 풍년이 들면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이 오를 때는 병충해나 재해로 수확량이 적었다. 풍년이나 흉년이나 쪼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을철에 농산물을 수확해도 농자재 외상값을 갚고 나면 빈손이 되었다. 봄이면 또다시 빛을 내어 농사를 짓는 악순환을 거듭했다.좀 더 안정적인 농사를 짓고 싶어 2007년부터 꽃 농사를 시작했다. 봉화지역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일교차가 커 ‘거베라’ 재배의 적지다. 2009년부터는 프리저브드를 만들어 꽃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현재 거베라 재배는 대를 이어 농사에 뛰어든 아들(박현민·23)이 주도하고, 박 대표는 프리저브드에 전념하고 있다.◆ ‘프리저브드’란프리저브드는 생화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조화(造花)의 보존력을 살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신개념의 꽃이다. 보존화로 불린다. 생화에 특수용액을 주입시켜 원하는 색을 만들고 꽃잎과 줄기의 원형이 유지되는 것이다. 건조해도 부서지지 않는다. 단순히 꽃을 건조한 ‘드라이플라워’와는 완전히 다르다.프리저브드를 만드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안개꽃이나 야생화에 사용하는 물올림방식과 장미꽃에 사용하는 침전방식이다. 물올림방식은 식물성의 특수용액을 사흘 동안 꽃에 흡수시켜 착색과 보존, 건조과정을 거친다. 침전방식은 알콜 계열의 용액에 넣어 탈수와 탈색과정을 거치고 다시 원하는 색깔로 착색을 시킨 후 보존과 건조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50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렇게 만든 장미꽃 한 송이 가격은 5천 원 정도다. 생화보다는 부가가치가 크게 올라간다.처음에는 장미를 활용해 프리저브드를 만들다가 안개꽃으로 발전시켰다. 현재는 보리와 수수 같은 곡식과 강아지풀, 냉이 등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특수용액은 박 대표가 직접 개발해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 좋은 원료로 만드는 최상품의 프리저브드박 대표가 추구하는 목표는 최상의 프리저브드를 만드는 것이다. 색상이 선명하고 보존기간이 길면서도 부서지지 않는 제품이다. 좋은 원료에서 좋은 상품을 나온다는 것이 박 대표의 신념이다. 따라서 제조공정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것이 원료의 선택이다.처음에는 양재동 꽃시장에서 구입해서 사용했다. 그러나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고 가공과정에 손실률이 높아 포기하고 인근 농가에서 재배한 꽃을 구입한다. 이때도 사전에 충분한 시험과정을 거친 후에 사용한다. 같은 농장에서 생산된 꽃이라도 계절과 재배상황에 따라 품질이 다르기 때문이다.봄에 구입한 꽃은 착색이 잘 됐으나 가을에 산 원료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번 시험과정을 거친 농장의 꽃만을 사용한다. 이때는 꽃의 크기와 개화 정도, 줄기의 상태까지 꼼꼼한 살피는 선별과정을 거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 때는 자체 농장에서 원료를 생산하기도 했으나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 포기했다. 이웃 농가의 꽃을 구입함으로써 농가와의 상생협력관계도 형성되는 이중의 효과도 얻는다.◆단순 가공을 넘어 예술품으로 승화프리저브드 경력이 10년을 넘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1차 가공품 생산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프리저브드를 활용해 장식품을 만들고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꽃 쟁반을 만들고 꽃시계도 만든다. 꽃잎을 이용하면 인물화도 되고 생일케이크도 된다. 이런 작업은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 아내 신동숙씨의 몫이다. ‘이은희 보존화명인’으로부터 특별교육도 받았고 체험강사 자격도 땄다. 이제는 프리저브드의 보급을 위해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어린이와 주부가 주된 체험객이다. 앞으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농장에는 200㎡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전국에서 프리저브드 전시관을 갖춘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전시관에는 스승인 이은희 명인이 만든 화병과 찻상, 요술램프, 여인상 등 3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물론 신씨가 만든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 역시 프리저브드의 확대 보급을 위한 것이다.◆망친 수박농사 덕분에 진로변경지금은 꽃으로 성공한 농사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처음 양계에서 복합 영농으로 전환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겪었다. 다시 꽃 재배로 전환한 계기가 된 것은 수박이었다.봉화지역은 수박 특산지라 면적도 컸고 소득도 높았다. 2005년에 6천600여㎡의 밭에 수박을 심었으나 여름철 잦은 강우로 한해 농사를 망쳤다. 날씨 탓에 병충해가 많이 발생해 제대로 된 수박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나중에는 잎은 물론 줄기까지 짓무르고 녹아버렸다. 통상 이 정도 면적이면 2천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으나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후유증은 길었다. 완전히 회복하는 데 3년이 걸렸다. 보다 안정적이고 연중 고른 소득이 발생하는 작목을 찾다가 꽃 재배로 전환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거베라는 한 번 심으면 5년간 계절에 상관없이 수확할 수 있다. 프리저브드 역시 계절에 상관없이 생산해 팔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열정과 자신만의 노하우로 농사에 전념한 것도 성공 요인 중의 하나였다.◆프리저브드 메카 육성과 해외진출부부는 꿈이 크다. 봉화를 거베라 특화단지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36농가에서 재배되는 10ha의 거베라 면적을 계속 확대하고 재배기술을 고도화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생화 생산에서부터 가공까지 아우르는 대량생산 기지화로 농가 소득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신이 보유한 프리저브드에 대한 기술과 용액 제조기술을 지역 농민들에게 보급함으로써 프리저브드의 메카를 만드는 것이다.이것은 고령화에 따른 은퇴농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프리저브드를 활용한 예술품과 실내 장식품을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프리저브드의 아름다움과 한국인의 솜씨가 합쳐지면 꽃을 활용한 새로운 한류문화로 각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농장명: 에버로즈▲농장주: 박지훈·신동숙 (2015 강소농)▲구입문의: 054-673-7715, 010-4015-1188▲홈페이지 : www.everose.kr▲소재지: 봉화군 봉화읍 화천로 255▲이메일: jihun1972@hanmail.net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반론보도)경북관광공사 ‘보문단지 상가 입찰과정 담합의혹’ 관련

본 신문은 지난 10월21일자 2면에 “경북관광공 보문단지 상가 입찰선정 업체와 담합 의혹 솔솔” 이라는 제하의 기사(인터넷판 10월20일자 ‘지역일반’면 “경주 보문관광단지 상가 매각 담합 의혹 무럭무럭” 제하의 기사)에서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최근 매각한 보문관광단지 상가의 입찰예정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공사와 낙찰자인 A업체 간 담합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이에 대해 경북관광공사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폐율 20%의 제약 등으로 인해 높은 감정가액이 책정되지 않았을 수는 있겠지만, 입찰예정가격은 관련규정과 절차에 따라 ‘복수의 감정평가법인이 산출한 감정가액의 평균금액’으로 결정된 것으로,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공사는 “국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의 자산매각은 관련법령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온비드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자산매각의뢰인인 공사는 개찰 전까지는 온비드시스템에 접근할 수도 없도록 되어 있으므로 공사가 특정업체와 담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포니힐링농원…어린이 승마체험의 ‘선두주자’…새로운 경험 가득 ‘24시간이 모자라!’

소비패턴은 계속 진화한다. 필요한 상품만을 구매하던 방식에서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고 경험함으로써 그 가치를 얻으려고 한다. 또 그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것을 체험경제라고 한다.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을 넘어 체험 자체를 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1998년 출판한 ‘체험경제’라는 책에서 ‘B.조지프 파인 주니어’와 ‘제임스 H. 길모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처음에는 경제학 분야에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관광, 건축,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특히 농촌에서 6차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농산물 수확체험에서 공예품, 요리 등 다양한 체험들로 확산되고 있다.승마체험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강소농이 있다. 경산시 와촌면에서 ‘포니힐링농원’을 운영하는 박형근(46)·김복란(42)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부부는 5필의 말과 5천㎡의 체험농장, 카페, 팬션을 운영해 연간 8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농촌에서 ‘체험경제’를 직접 실천하는 것이다.◆누구나 즐기고 쉴 수 있는 편안한 농장부부는 귀농 6년차의 초보농부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부지런한 농부다. 그 부지런함 덕분에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말한다. 귀농 전에는 대구에서 10년간 식당을 운영했고, ‘해수유통업’으로 전환해 7년간 바닷물을 팔았다.횟집 수족관에 바닷물을 공급하는 일이다. 스스로 ‘북청물장수’라고 한다. 해수유통은 힘든 일이다. 25t 탱크로리 차량에 바닷물을 가득 채우고 도로를 누비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른다. 보통 하루에 2회를 운행하지만 부부는 교대로 운전하면서 4회를 강행했다.수입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몸부림이었다. 수입이 느는 만큼 피곤도 늘고 스트레스도 쌓였다. 이러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해수유통을 접고 2014년 귀농을 감행했다. 아버지의 농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집 앞에 있는 저수지와 연결해 누구나 재미있게 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농장이름에 ‘힐링’을 넣은 것도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다.실제로 농장은 승마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을 하고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힐링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자녀들이 안전교관의 지도를 받으면서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호숫가 벤치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체험장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가족단위 체험객이 느는 추세다..◆틈새시장으로 개척한 어린이 승마체험박 대표가 승마체험을 선택한 것은 인근 영천지역에 경마공원이 조성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경마공원이 조성되면 주변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승마체험으로 마음을 굳히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대구 인근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승마장은 주말에 어른들이 승마를 즐기는 성인용이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승마는 없었다. 어린이 승마체험은 일종의 틈새시장이었다. 어린이들의 체형에 맞추기 위해 조랑말을 선택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승마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체험객이 줄을 이었다. 주중에는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체험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이 대부분이다.어린이들이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농장 앞에 있는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아내인 김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쉬기도 한다. 부모들이 편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체험이 안전전문교관의 지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체험농장체험은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오락적 요소와 교육적 요소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빠져서도 안 된다. 이와 함께 안전도 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박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에서다.그렇기 때문에 모든 체험과정에서 안전을 유난스러울 정도로 강조한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안전사고의 유형과 발생 시 대처요령까지 꼼꼼하게 교육한다. 특히 승마체험에서는 더 강조한다. 안전모와 안전 조끼는 필수장비다. 누구도 예외는 없다. 모든 체험에는 안전전문교관이 참여해 안전관리를 한다. 말에 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규정에 따르도록 한다. 말의 주행 속도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보험에도 가입한다.체험 중에 말이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체험객이 두려움을 느끼면 즉시 중단한다. 위험요소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판단돼야 다시 시작한다. 체험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수확체험이나 공예품 만들기 체험도 마찬가지다.◆다시 하고 싶은 재미있는 체험오락성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무엇이든지 재미가 없으면 오랫동안 하지 못한다. 다시 하는 것은 더 어렵다. 특히 어린이들은 쉽게 싫증을 느낀다. 체험은 모든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쉽게 싫증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승마체험을 마치면 농산물 수확체험으로 연결되고, 다시 천연비누 만들기와 같은 공예품 체험으로 연결된다. 어떤 때에는 요리체험으로 이어진다. 잔디밭에서 비눗방울을 만들면서 뛰어놀기도 한다.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이런 연속형 프로그램의 구성은 ‘고객이 체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박 대표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농장운영을 부부가 분담해서 하는 것도 체험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식이다. 박 대표는 승마체험과 농작물 수확체험을 담당하고 아내인 김 대표는 요리와 공예품 체험, 팬션과 카페운영을 담당한다. 손발이 척척 맞다. 많은 체험객이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다고 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실제로 재방문 고객의 비율은 70%로 상당히 높다.◆승마는 사람과 말이 교감하는 동물매개치료“낮에 승마체험을 했다는 어린이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많이 들뜬 상태였다. 아이가 자기 전에 베개를 끌어안고 말을 타는 흉내를 내면서 ‘으랴’하는 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하지 못했는데 승마체험을 하고 나서 작고 또렷하지는 않지만 ‘으랴’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럽다는 것이었다.승마체험을 보낼 때 만해도 많이 망설였는데 체험 후의 행동을 보고는 고마운 마음에 전화한 것이다. 누구나 동물과 교감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아이를 계속 체험을 시킬 것이니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 어린이는 현재 단골 승마체험고객이 됐다. 사람과 동물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동물매개치료’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사례다. 우리가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마을 구축박 대표가 추구하는 미래의 꿈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자신의 농장만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범위를 확대해 마을단위 체험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농장이 있는 소월리 전체를 체험마을로 만들어 도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주민들은 농가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와 인접해 체험마을로 꾸미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가마다 재배하는 작목이 다르고 환경도 다른 것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농가별로 중복되지 않게 체험 종목을 정하고 시기별로 배분해 연중 농촌체험이 이루어지는 체험마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체험마을을 바탕으로 농촌 민박과 농산물 판매를 병행함으로써 농가소득을 올리고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마을을 구축한다. 특히 서로 협업을 하면 고령의 은퇴농가에서도 일정 소득이 유지될 수 있어 삶의 활력소 역할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농장명: 포니힐링농원▲농장주: 박형근·김복란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3313-2734▲블로그: https://blog.naver.com/guswn0450▲소재지: 경산시 와촌면 갈밭길 102▲이메일: park42672734@gmail.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경북애 그린키농원…여기가 바로 호박체험 맛집 호박, 어디까지 즐겨봤니?

호박은 변신의 귀재다. 우는 신데렐라를 위해서는 황금 마차가 되고 핼러윈 데이에는 ‘잭 오 랜턴’이 되어 떠도는 영혼들을 안내한다. 어떤 때는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복덩이가 된다. 간혹 못생겼다고 타박을 받기도 하지만 모양이나 영양학적 측면에서 어느 과일이나 채소보다 뒤지지 않는다.잘 익은 호박을 집안에 들여 놓으면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아마도 호박이 주는 푸근함 때문일 것이다. 황금빛 호박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돈을 모으는 강소농이 있다. 경산에서 ‘경북애 그린키농원’을 운영하는 백형길(43)·김미영(40)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부부는 2만㎡를 직접 재배하고 6만6천㎡를 계약 재배하는 호박 전업농이다. 지난해에는 호박으로 3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전문직 직장인의 귀농부부는 농업과는 인연이 없었다. 서울에서 전문직에 종사했었다. 박 대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디자인하는 웹디자이너였고, 김 대표는 홈패션 강사였다. 10년간 전문직에 종사하던 부부는 어느 날 농촌으로 들어왔다.처음 귀농을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는 ‘왜 멀쩡한 직장을 버리고 시골로 가느냐’면서 말렸다. 직장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일의 특성상 밤샘작업은 예사였다. 출근은 있어도 퇴근은 없는 일이었다. 웹디자인이나 홈패션 모두 공급과잉으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삶이 망가지겠다는 생각에 부부는 귀농을 단행해 호박을 재배한다.귀농 5년차에 접어들면서 지금은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안정된 소득과 자유로운 시간이 그 원인일 것이다. 예전 동료는 수시로 귀농에 대해 묻는다. 부부가 호박을 선택한 것은 재배가 쉽다는 한 가지 이유였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 요인은 재배가 쉬운 호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아이디어 발굴에 있었다.◆늙은 호박은 블루오션처음 호박을 재배할 때 주변으로부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매우 흔한 호박으로 돈을 벌겠다고 나서는 젊은 부부를 안타까워도 했다. 예상대로 호박 재배는 쉬웠다. 퇴비를 주고 심어만 놓으면 잘 자랐다. 폭우와 태풍에도 끄떡없었다. 문제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머리를 맞대고 돈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가공과 체험으로 눈을 돌렸다. 호박즙을 가공해 산후조리원과 성형외과 문도 두드렸다. 탐스러운 호박은 보고 만지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체험거리가 되었다. 호박을 가득 쌓아 놓는 것도 좋은 볼거리였다. 체험도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만져보고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둥근 호박을 여럿이 힘을 모아 굴릴 때는 함성이 터졌다. 가득 쌓인 호박 더미 앞에서 인증 샷을 찍는 것도 인기를 끌었다.물론 모든 것을 호박 자체에만 의존하지는 않았다. 귀농 전에 일했던 웹디자인과 홈패션 기술을 농장에 대입시켰다. 백 대표는 축제를 기획하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디자인하고 허수아비와 같은 소품을 만들어 농장 안팎을 꾸몄다. 농장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오싹한 핼러윈 축제장처럼 변했다. 농장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되어갔다. 하찮게 보였던 호박은 블루오션이었다.◆동심을 자극하는 핼러윈 축제핼러윈 축제 만큼 동심을 사로잡는 축제는 드물다. 도시의 유치원에서 핼러윈 축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장소와 소재 때문이다. 핼러윈 축제를 할 수 있는 농장으로 소문이 나면서 유치원에서 체험 문의가 쏟아졌다.이달 들어서만 40곳의 유치원이 다녀갔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 때문에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이 찾아온다. 1년에 대략 1천여 가족이 찾는다. 만족도도 높다. 호박을 처음 만져보는 어린이가 대부분이다. 만져보고, 산더미처럼 쌓인 호박 더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을 짓는다.가족이 함께 호박 속을 파내면서 ‘잭 오 랜턴’을 만들 때는 신비의 세계로 빠져든다. 큼직한 호박을 들어 올릴 때는 누구나 천하장사가 된다. 달콤한 맛의 호박죽은 단번에 어린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호박죽이 어른들만 좋아한다는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야간개장을 하면 더 환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순수한 호박즙으로 성형외과 접수호박은 산모들의 부기(浮氣)를 빼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호박의 영어표기인 ‘펌킨(pumpkin)’도 해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호박의 효능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다.처음 만든 가공품은 호박즙이다. 40℃에서 저온착즙방식으로 만들어 즙이 맑고 영양과 향이 살아 있다. 무색소, 무보존료, 무향료의 3무를 고집하기 때문에 보존기간이 짧은 단점도 있다. 고온중탕방식으로 만드는 호박즙과는 차이가 있다. 아직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위해요소 중점관리우수식품((HACCP) 인증을 받은 전문업체에 위탁 생산한다.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현재 판매 중인 호박즙을 생산하기까지는 18번의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호박즙을 가지고 처음 찾은 곳은 산후조리원과 성형외과였다. 호박이 부기를 빼고 해독작용을 한다는 것에 착안한 영업활동이었다. 결과는 50%의 성공이었다. 외부식품 반입을 금지하는 산후조리원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지역의 성형외과 20여 곳에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조만간 수도권 진출을 계획 중이다.◆버릴 것 없는 호박농장 소득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호박 원물이다. 개별 소비자에게 판매도 하지만 대부분 식품회사에 납품한다. 연간 200t 정도의 물량이다. 조건이 까다로운 대형 식품회사에 연중 공급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씻은 호박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씨앗을 제거한 다음 냉동해서 납품한다. 식품회사에서는 바로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 세척과 절단, 씨앗제거 공정을 줄일 수 있고, 가공과정에 발생하는 15% 정도의 손실률도 없어져 반긴다. 안정된 대량 납품처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다.호박은 잎부터 씨앗까지 모두 유용하게 쓰인다. 가공과 체험과정에 나오는 씨앗은 식용으로 판매한다. 영양가가 높고 고소해 어르신들이 주 고객이다. 지난날의 추억도 느낀다. 호박 잎도 채취해 판매한다. 호박 잎은 대형식당에서 많이 구입해 간다.가공용으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2~3㎏의 작은 호박은 핼러윈 축제용으로 판매한다. 어린이들이 ‘잭 오 랜턴’을 만드는 데 적당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매년 10월이 되면 많은 유치원에서 이 작은 호박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난리를 친다. 이제는 작은 호박의 씨를 채취해 핼러윈 전용 호박을 생산한다.◆호박 서리로 위기를 극복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소득은 없고 통장 잔고만 줄어들 때는 포기도 하고 싶었다. 4년 전 여름철에 호박 400㎏을 구해 달라는 급한 주문을 받았다. 선금까지 받았으나 호박이 익지 않았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속이 탔다. 납품을 못하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온통 호박 생각뿐이었다.하천 둑을 걷던 중에 누렇게 익은 호박이 눈에 들어왔다. 고민 끝에 호박 서리를 감행했다. 하루 종일 가슴이 두근거렸다. ‘급하게 사용할 일이 있어서 허락 없이 호박을 빌려갑니다. 우리 호박이 익으면 돌려 드리겠습니다’라고 적은 메모지를 남겨놓고 용서를 구했다. 며칠 후 익은 호박을 그 자리에 돌려놓았다. 그때 호박을 제시간에 납품한 것이 인연이 돼 계속 거래를 하고 있다. 호박 서리로 약속은 지켰지만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호박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3대가 어울리는 가족친화 체험장 조성부부는 가족단위 핼러윈 체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서일까. 규모의 확대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친화형 체험장을 만들고 싶어 한다.특히 3대가 호박으로 등불을 만들고,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함께 어울리는 체험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체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싶은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서바이벌 물총놀이 같은 공간을 만들고, 할아버지·할머니는 예전의 추억을 되살리는 공간을 만들어 3대가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다. 고객과 주인이 함께 즐기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농장명: 경북애 그린키농원▲농장주: 백형길·김미영 (2018 강소농)▲구입문의: 053-852-4834, 010-6229-4834▲블로그: https://blog.naver.com/webkey456▲소재지: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 289▲이메일: webkey456@naver.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청송사과 은자농원…‘즐거운 마음’ 먹고 자란 나무…아이 뺨같이 탐스러운 사과 키워내죠

우리와 가장 익숙한 과일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사과를 택할 것이다. 사과는 언제부터 우리와 가까워졌을까. 1884년께 선교사가 들여와 관상수로 심은 것이 최초로 알려졌다.대구 청라언덕에는 그 사과나무의 3세 목이 자라고 있다. 대구시 보호수 1호였던 2세 목이 2018년 고사함에 따라 육성 중이던 3세 목을 옮겨 심은 것이다. 그럼 이전에는 없었을까? ‘능금’이 있었다. 고려 의종 때 쓰인 ‘계림유사’에는 ‘임금’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나중에 ‘능금’으로 바뀌었다.개화기에 들어온 서양사과는 첫 재배지인 대구를 중심으로 낙동강과 금호강변에 많이 심어졌다. 사과(沙果)는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과일이라고 해서 ‘모래 사(沙)’를 쓴다. 대구가 사과 집산지였으나 지구 온난화로 점차 북상해 청송과 영주 등 경북 북부지방이 주산지로 변했다.청송 주왕산 아래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강소농을 만났다. 8년 전 귀농해 1만8천㎡의 과수원을 운영하는 ‘청송사과 은자농원’의 박찬목(47)·김경희(57)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7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2억 원의 소득을 목표로 매일 과수원으로 출근한다. ‘청송사과 은자농원’은 평생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워온 어머니(74·조은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지은 농장이름이다.◆ 고민 끝에 선택한 귀농박 대표는 청송이 고향이지만 대구에서 유통업에 종사했다. 회사에서 능력도 인정받았으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직장생활의 정년, 나이 40이 되었을 때 위치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었다. 고민 끝에 고향이 떠올랐고, 귀농을 결심하고 계획을 세웠다.대구 인근의 농업기관을 찾아다니면서 많은 사전교육을 받았다. 주로 고추 등 특용작물 교육을 받았다. 자신감이 생기자 서른아홉에 귀농을 단행했다. 많은 직장동료가 왜 좋은 직장을 팽개치고 귀농을 하느냐고 걱정을 했다. 회사에서도 계속 근무를 요청했지만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첫해에 고추 6만6천㎡를, 이듬해에는 담배 9만9천㎡를 재배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론으로 배운 농사지식과 현실은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결국 어머니가 40년간 재배해온 사과농사로 전환했다. 그동안 수종을 갱신하고 토양을 가꾸면서 사과재배에 전념해 이제는 주변에서 인정받는 사과농사꾼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귀농 8년차를 맞은 농부는 “몸은 힘들지만 시간이 자유롭고, 스스로 자기 스케줄을 정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피곤할 때 사과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낮잠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해 힐링이 저절로 된다”고 한다.◆ 나무를 먼저 생각하는 농사꾼‘과수원의 주인은 땅과 나무다’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농부는 이들을 보살피는 관리자일 뿐이고, 그 대가로 과일을 얻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 관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다. 귀농 초기 전정요령을 몰라 고생을 많이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한두 차례 국내에 들어와 전정기술을 강의하는 외국 전문가 강의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다. 단기 수확보다 나무를 먼저 키우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여 장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나무의 특성에 맞춘 재배를 한다.상당수 농가에서 나무를 심고 이듬해부터 과일을 생산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많지는 않지만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나무에 초점을 맞춘다. 식재 1년차에는 나무 원줄기를 키우고, 2년차에는 가지를 키운다. 3년차에 들어서면 수형을 만든다. 햇볕 투과율이 좋고 착색이 잘되는 장점이 있다고 하는 세형방추형으로 키운다. 일명 ‘나리따식’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나무를 키우는 것을 우선하기에 수확은 늦어지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장점이 더 많다. 토양개량을 위해 초기에는 낙엽으로 퇴비를 만들어 사용했다. 효과는 높았으나 시간과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하고 일반 유기질 퇴비를 사용한다. 대신에 초생재배로 전환했다. 덕분에 해마다 5~6회 풀과의 전쟁을 치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우수농산물(GAP) 인증과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 부부의 특기를 살린 농장운영부부는 각자의 특기를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귀농 전 유통업에 종사한 만큼 마케팅에는 귀재다. 부인인 김 대표는 전자상거래에 탁월하다. 결혼 전에 행정안전부에서 선정한 정보화 마을 전문 강사로 활동했다. 박 대표가 선택한 마케팅기법은 250명의 법칙을 활용한 입소문 방식이다. 단골들이 전파하는 입소문이 100% 직거래의 기적을 만든 기본이 되었다.그 방식이 특별하다. 첫 사과를 수확하면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적극적인 성향의 고객 10여 명에게 한 사람당 10상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주변과 나눠 먹으며 홍보를 부탁한다. 고객을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 농가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마케팅 방식이지만 투자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선별도 박 대표의 몫이다. 좁쌀만 한 흠집과 병반이 있어도 족집게처럼 골라낸다. 소비자들이 발견하기 어려운 작은 흠이지만 가정에서 장시간 보관하다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철저한 선별을 한다.김 대표의 전산능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스토어팜 등 인터넷을 통한 판매에서 빛을 낸다. 농장의 특성을 살린 블로그 관리도 김 대표 몫이다.◆ 경영컨설팅과 실천노트로 경영개선농장을 운영하면서 주기적으로 전문 컨설팅을 받는다. 주로 경영과 가공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개선방안을 찾는다. 컨설팅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처음에는 분석을 해보니 적자였다. 한때 이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그러나 결과는 좋았다. 꾸준한 컨설팅은 영농일지를 작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머리로 생각만 하던 것을 기록함으로써 개선방안이 구체화되고 실천하게 된 것이다. 문제점은 최단시간 안에 개선하는 것이 좋다는 마인드 변화도 생겼다. 제초제를 살포하지 않고 초생재배로 전환한 것과 농약을 줄이는 방식으로 저탄소인증을 받은 것도 경영컨설팅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농작업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다음해 농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경영비 20% 절감 성과도 거뒀다.◆ 잘못 선택한 묘목으로 4년 허송세월귀농 8년 동안 순탄한 길만을 걸은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우량 품종의 묘목이 있다는 말에 1만㎡에 900주를 심었다가 4년을 허비하는 낭패를 겪었다. 2013년 ‘미얀마’ 품종을 신청했으나 전혀 다른 품종을 공급받고도 알지 못했다. 1년 만에 50%가 죽어 버렸다. 새로 심었으나 다음해 또다시 50%가 다시 죽었다. 결국 모두 뽑아내고 다시 심었다.전문기관에서도 원인을 알지 못했다. 오랜 조사 끝에 접목에 사용된 대목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4년 허송세월이 흘러 버렸다. 결과적으로 수확도 4년이나 미루어지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4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결국 법적분쟁 끝에 재식재를 해주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나 허비한 4년은 어디에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았다. 결코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손실이었고 순간의 실수가 부른 참극이었다.◆ 가공과 체험, 아름다운 농장으로 6차 산업화부부가 함께 그리는 그림은 아름다운 농장을 만들어 공원처럼 꾸미는 것이다. 공원 같은 과수원에서 소비자들이 쉬고 힐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금은 먼 미래의 꿈이지만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올해 부부는 나란히 농촌체험지도자 자격을 취득했다. 체험농장 운영을 위한 첫걸음이다. 과수원과 주변에 꽃과 조경수를 심어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10개의 포토존을 만들어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농작물 수확과 같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소꿉놀이와 모래집 짓기 등 전통놀이를 경험하는 체험공간을 마련해 어른들의 향수와 어린이들의 동심을 자극한다는 생각이다. 개발을 완료한 ‘사과 물회 육수’를 활용해 식생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꿈도 그린다. 이러한 계획들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사과 소비촉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부부의 생각이다.▲농장명: 청송사과 은자농원▲농장주: 박찬목. 김경희 (2015 강소농)▲구입문의: 010-2800-8230▲블로그: https://blog.naver.com/wjaahkim/▲소재지: 청송군 부남면 덕곡길 20▲이메일: mok8225@naver.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본사손님

▲류희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청도반시마라톤 5.9㎞ 여자 우승 이연숙씨

“건강이 좋지 않지만 내 고향에서 개최하는 전국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해 매우 기쁩니다.”6일 열린 ‘제12회 청도반시전국마라톤대회’ 5.9㎞ 여자부에서 이연숙(48·대구시 달서구)씨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청도 각남면이 고향인 이씨는 12년 전인 2007년부터 지인의 소개로 마라톤을 시작했다.2017년부터 2연 연속 이 대회에 참가해 10㎞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한 경험이 있는 이씨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열리는 많은 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마라톤에 푹 빠진 가정주부다.이씨는 “올해는 건강이 좋지 않아 대회 참석을 고민하다 5.9㎞에 도전한 결과 좋은 성과가 나와 더욱 값진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현재는 대구 사랑마라톤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다.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영주 송현농장 ‘우렁각시’…“홍삼 먹은 튼튼한 왕우렁이로 우리 밥상 건강하게 만들어요”

할머니에서 손주로 전해지던 민담(民譚) 중에 ‘우렁각시’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손주들은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그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외로운 총각이 논에서 일하다가 잡아온 우렁이를 물독 속에 넣었더니 다음날부터 우렁각시가 나와서 몰래 맛있는 하얀 쌀로 밥을 지은 밥상을 차려주고 다시 물독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다가 우렁각시를 잡아서 아내로 삼았다’는 이야기이다.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던 우렁각시처럼, 우렁이는 논의 잡초를 없애줘 더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로운 연체동물이었다. 우렁각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벼농사를 주로 짓던 우리의 농업과 우렁이는 친숙한 동물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왕우렁이를 사육해 인생이모작을 새롭게 열어가는 강소농이 있다. 영주에서 송현농장을 운영하는 송판섭(58) 대표와 아내 차윤애(54)씨가 그 주인공이다. 송현농장은 자신의 성씨와 자녀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the 우렁각시’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8천900㎡의 우렁이 사육장에서 연간 9천여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증권맨에서 농부로 변신송 대표는 27년간 증권회사에 근무한 증권맨이다. 평생 증권 관련 일만 한 만큼 증권전문가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증권 이외는 아는 것이 없다는 말도 된다. 주식 시세에 따라 울고 웃었다. 주식시장이 널뛰기하면 마음도 따라서 요동을 쳤다.고객들에게 투자컨설팅을 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특히 고객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경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2014년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을 시작하자 미련없이 명예퇴직을 하고, 농촌으로 들어와 새로운 인생이모작을 시작했다.많은 사람이 농촌에 희망이 없다면서 떠날 때 들어온 것은 농촌에서 비전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역발상이다. 인생 후반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설렘도 있었다.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정일 때 동생이 손을 잡아주었다. 서울에서 식자재 유통업을 하던 동생이 우렁이 사육을 권했다. 생산만 하면 판매를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날 이후 왕우렁이와 함께하는 인생이모작을 시작됐다.◆왕우렁이란남미의 아마존 강이 원산지인 왕우렁이는 1983년 식용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식용으로 수입되었지만 왕성한 식성을 이용해 친환경농법의 하나인 우렁이농법으로도 이용된다. 식용과 친환경용의 이중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 유입된 기간이 30년을 넘으면서 국내산화했다. 환경에 적응했지만 자연상태에서는 월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왕우렁이는 단백질과 칼슘함량이 높고 지방함량이 낮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간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식용으로 이용되는 왕우렁이에 대한 소비는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수도권과 충청·호남권에서는 많이 소비되지만 영남지역에서는 소비가 적은 편이다.된장찌개와 우렁이강된장 등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 유행하는 쌈밥용으로도 많이 소비된다. 전국적으로는 200여 개의 우렁이 사육농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쉽고도 어려운 관리왕우렁이 사육은 쉽고도 어렵다. 부화된 왕우렁이 치패를 물속에 넣고 사료만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특성상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어려움도 있다.인공부화한 치패를 뿌리고 성장 속도에 따라 분류해 다른 사육조에 넣어서 키운다. 이때는 자체 제작한 갈퀴 모양의 수확기로 걸러서 작은 것은 남기고 큰 것만 골라낸다. 물관리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농장에는 7대의 모터 펌프가 24시간 가동된다. 계속해서 수조에 맑은 물이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사료도 매일 급여해야 한다. 그래서 봄부터 가을까지는 외출도 삼간다. 6월부터 수확이 시작되면 바빠진다. 수확과 탈각, 세척작업에 따른 노동력이 많이 들어간다. 탈각과 세척작업은 자동화가 됐지만 사람의 손길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다. 세척한 왕우렁이는 바로 급속 냉동보관 했다가 소비자들에게 공급된다.다만 11월 이후 왕우렁이들이 동면에 들어가면 농장도 휴식기에 들어간다. 왕우렁이들이 흙 속으로 파고들어가 동면을 시작하면 이듬해 3월까지 특별하게 관리할 일은 없다.◆ 홍삼 먹은 왕우렁이우렁이는 고인 물에서 물풀이나 작은 생물을 먹고 살아가는 초식성동물이다. 식욕도 왕성해 논의 청소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왕우렁이의 이런 특성을 활용해 우렁이농법에 이용한다. 벼농사에 잡초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초제를 대신하는 것이다.인공사육을 할 때는 옥수수박과 대두박으로 만든 곡물성 사료를 사용한다. 송 대표는 우렁이 전용사료 외에 특별한 사료를 먹인다. 바로 홍삼분말이다. 영주는 전국 최대의 인삼 주산지이다. 많은 농가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홍삼을 만든다. 홍삼과 홍삼액기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이 발생한다. 인삼이나 홍삼의 효능에 대해서는 이미 입증된 것인 만큼 특산물인 인삼에 주목한 것이다. 홍삼 부산물은 분말로 만들어서 주 2회 급여한다.아직 학술적으로 완전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본인의 사육경험을 미루어 볼 때 우렁이의 폐사율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면역력이 증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 면역력이 증가한 우렁이를 먹을 경우 사람에게도 분명히 좋을 것이라고 송 대표는 생각하고 있다.◆ 4년 시행착오, 이제는 극복‘우렁이도 담장을 넘는다’는 말처럼 모든 생물은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특성을 알지 못하고 재배나 사육하다 보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송 대표도 왕우렁이 사육에 뛰어든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그 첫 사례가 수조의 높이였다. 30㎝ 정도의 높이면 왕우렁이가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정작 문제는 다른 데서 일어났다. 왕우렁이들이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산란기가 되면서 산란공간이 부족해진 것이었다. 왕우렁이는 물 밖으로 나와서 벽이나 식물의 줄기에 산란하고 물속에서 성장하는 습성을 가진 것을 몰랐다.왕우렁이들이 산란을 시작하자 낮은 수조 벽은 순식간에 분홍빛으로 변했다. 공간이 부족해 늦게 나온 왕우렁이들은 산란할 공간이 없어지자 자리다툼이 벌어졌다. 인공부화를 위해 알을 채취하기도 어려웠다. 7∼8월 폭염 속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채취하는 작업은 고역이었다.수조 벽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여름철 수온이 38℃를 넘어서면 폐사를 하고, 밀식이 되어도 폐사율이 높아지고 성장이 늦어진다는 것을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지금은 수온관리를 위해 지하수와 계곡물을 적절히 혼합하고 차광막을 설치해 수온을 관리하는 비법을 터득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왕우렁이의 특성을 완전히 알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인근에 왕우렁이를 사육하는 선도농가가 없어서 현장기술을 배우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농산물 유통으로 윈윈“제가 영주로 귀농 후에 느낀 점 중의 하나가 모든 농민들이 농사에는 베테랑이지만 판매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지은 농산물이 공판장으로 직행하고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송 대표는 최근에 ‘올곧은 팜’이란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과 인근 농민들의 농산물도 함께 판매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결국은 농산물 장사꾼이 아니냐는 말을 한다.하지만 송 대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정직한 장사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 약자인 농민들이 판로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하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모두가 윈윈하는 유통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게 송 대표의 방침이다.또 6차 산업화 일환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 영주의 문화유산과 농장체험을 연계하는 ‘농촌체험형 수학여행’이라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농장명: 송현농장▲브랜드 : the 우렁각시▲농장주: 송판섭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9073-2233, 054-634-4469▲블로그: http://blog.naver.com/sps1962▲소재지: 영주시 안정면 신재로707번길 54▲이메일: sps1962@naver.com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4대강보 해체에 반대 사진설명

4일 의성군 낙단보 우안 체육공원에서 열린 낙동강 상주보·낙단보·구미보 해체저지 범국민 투쟁대회에 상주·군위·구미·예천지역 농민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이날 투쟁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의 사물놀이 공연 모습.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아직도 걸음마 수준인 지방의회

김종엽편집부국장 겸 제2사회부장“간담회 장소를 본인이 사전예약한 곳으로 하지 않았다고 ‘00 안 가면 알아서 해. 확 다 뒤집어 버릴 거야’, ‘내가 하라고 했으면 해야 될 거 아니냐’, ‘사무국 박살 낼 거야’ 등의 폭언에 치욕감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경찰서 조서 내용이 아니다. 기초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한 지방의원이 동료 의원의 막말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발언이다.우리나라 기초의회가 태동한 지 벌써 28년째다.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 이립(而立) 즉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립은 논어의 ‘三十而立’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가정과 사회에 모든 기반을 닦는 시기로 자립을 앞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올 들어 예천군의원 해외여행 추태를 시작으로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 표절과 막말, 돈 봉투 파문에다 CCTV 무단 열람과 감청까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대구·경북 기초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자립보다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준이다. 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졌고 무용론에 이어 폐지론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달서구의회는 올 들어 간담회 식당 장소 선정 문제로 동료 의원에게 막말하다 입방아에 오른 데 이어 5분 발언 표절이라는 신조어도 낳았다. 표절이라면 흔히 책이나 논문표절을 말하는 데 기초의회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달서구의회 A의원은 지난 3월 같은 당 소속 수성구 의원의 5분 발언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베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한 시민단체가 수성구의회와 달서구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두 의원의 5분 발언을 대조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의원은 지난 7월27일 의회 윤리특위 위원장직을 사임했다.기초의원들의 잦은 일탈 역시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구미시의회 A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한 경로당의 CCTV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내용을 복사해 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해당 의원은 CCTV 시스템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고발장이 접수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시의장은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업체가 구미시의 수의계약 공사를 따낸 사실이 드러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자신의 주유소 인근에 특혜성 도로 개설과 지방선거 금품 제공 의혹으로 이미 의원 두 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급기야 지난달 13일에는 여야 의원이 보조금을 심사하면서 심한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고스란히 중계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해외연수는 더욱 가관이다. 2019년 시작과 함께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추태가 알려지면서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9명의 의원 전원이 지난해 12월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떠났다. 한 의원은 가이드를 폭행하고, 한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두 의원은 제명됐다. 예천군민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해외연수 취소 및 연기 바람이 전국 기초의회로 확산됐다.이런 와중에 일부 의회는 자숙은커녕 꼼수 연수 및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비난을 자초했다. 북구의회 의원 4명은 해외연수 추태 파문 여진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던 지난 5월 10일간 유럽을 다녀왔다. 해외연수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8명 이하의 의원이 해외연수를 할 경우 심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칙을 활용하는 꼼수를 동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칠곡군의회가 외부 단체의 외국방문에 의원들을 동행시키는 이른바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눈총을 샀다. 의원 2명이 의회 차원의 공식 연수가 아닌 지역 자원봉사단체의 태국 방문에 슬그머니 동행한 것이다.지방의원은 조례의 제정 및 개정·폐지, 자치단체 예산의 심의 확정 및 결산의 승인 같은 의결권과 행정사무감사와 행정사무조사를 통한 행정감사권을 통해서 자치단체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법도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지방의원 의무를 명문화했다. 결국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일꾼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진정으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참일꾼만이 지역 발전과 더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

자기혈관 숫자알기 캠페인

대구시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을 맞아 ‘자기 혈관 숫자 알기, 레드서클 캠페인’을 운영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합동캠페인 모습.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침체일로 지역경제, 돌파구 찾아야

#지난 4월 셔터가 굳게 내려진 금속가공 공장 안에서 업체 대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일감이 줄면서 대출과 인건비를 비롯한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직원 월급은 물론 식당 밥값도 갚지 못했다.#지난 3월에는 자동차 부품 가공업을 하던 B씨가 자신의 공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받아야 할 돈은 못 받고, 빚은 계속 늘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힘들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B씨는 납품 대금 3천만 원을 받지 못해 자금난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대구지역 한 공단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영세업체 사장이 3명이나 된다.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와 장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 제조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가 없다는 게 더욱 암울할 따름이다.올 1분기 가동률은 69.5%로 10년 만에 7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총생산액이 전년보다 2천500억 원 이상이 감소했고 종업원 수도 5만2천821명으로 334명 줄어 영세성이 심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진 가운데 수출과 내수마저 악화된 게 주원인이다.한때 우리나라 제3의 도시였던 대구의 경제 위상이 해가 갈수록 추락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26년째 전국 꼴찌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에다 수출액의 비중은 1%대로 떨어졌고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도 최하위 수준이다. 2017년 기준 GRDP는 50조7천960억 원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에 그쳤다. 대구 GRDP의 전국 비중은 1987년 4.5%를 차지했지만 1997년 3.8%, 2007년 3.3% 등 매년 줄어들어 이제는 3%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1인당 GRDP는 2천60만5천 원으로 전국 평균의 61.1%, 전국 1위인 울산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경북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구미산업단지 내 근로자가 4년 만에 1만2천여 명이나 줄었다고 한다. 대기업 생산라인이 해외 또는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게 주원인인데 지난 2월 구미산단 근로자 수가 8만9천997명으로 9만 명선이 무너진 것이다. 공장 가동률도 지난 연말 56.5%까지 떨어졌고, 수출도 2013년 367억 달러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 259억 달러에 머물렀다.이처럼 구미를 비롯해 포항과 경주 등 산업단지가 있는 도시 경쟁력 추락으로 경북도의 지방세 체납액이 증가세다. 2018년 말 기준 경북도 지방세 체납액은 1천87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지방세체납액은 2017년도에 비해 평균 8.5% 줄었지만 경북은 오히려 11%나 늘어낫다. 대기업의 이탈과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유치까지 실패한 구미는 체납액이 382억 원으로 경북에서 가장 많다. 포항은 308억 원, 경주가 267억 원으로 3개 도시 체납액이 경북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지방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자동차세만 보더라도 구미가 119억 원으로 가장 많다. 구미에 이어 자동차부품과 철강업이 주력인 경주와 포항의 경기도 지진 피해 등으로 악화일로에 있다. 경북도는 지역 경제를 이끄는 산업도시들의 추락이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청하고 있지만 메아리 없는 함성이다.이렇듯 추락하고 있는 지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서 신성장동력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펴되 기존의 전통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조화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너무 원론적이다.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국내경기 침체와 투자 감소,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겹겹이 싸여있는 악재들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신호인 셈이다. 정부는 물론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경제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는지, 또 보완책은 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1년이나 남은 총선만을 바라보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정치권 역시 실종된 정치를 시급히 복원해 민생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표류하는 지역 현안…암울한 대구·경북

김종엽 편집부국장 겸 사회1부장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다.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말이다. 현재 대구와 경북이 처한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원자력해체연구소(원해연) 등 현안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여·야 정치권은 뚜렷한 해법도 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지난해 2월 군위군 우보면 일대(단독지역)와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일대(공동지역) 등 두 곳을 이전 예비 후보지로 정했지만 1년이 되도록 국방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으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화되면 해묵은 신공항 논쟁의 정치 쟁점화는 물론 대구공항 통합 이전 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정부가 2016년 6월 발표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를 뒤집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한다고 해도 경제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당시 발표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서 김해신공항 건설안은 1천점 만점에 818점을 받았다. 반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안은 활주로를 1개 만들 때나(635점) 2개를 만들 때(581점) 모두 김해신공항보다 점수가 낮았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김해신공항 건설안도 입지 선정 이후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효용)가 0.94에 그쳤다. 가덕도 신공항은 0.7로 이보다 ‘경제성’이 더 낮았다. 가덕도 신공항은 경제성 없는 사업으로 이미 판정이 난 것이다.신공항 입지 선정은 당시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서 맡았다.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 기관에 국내 공항 입지 선정의 ‘심판’을 맡긴 셈이다. ADPi 관계자는 최종 보고서에서 “가덕도에 공항을 지으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 위험성도 크다”며 “다른 마땅한 입지가 없을 때나 선택할 지역”이라고 했다.120조 원의 투자가 예고된 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도 경북도와 구미시가 국가 균형 발전을 앞세워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지난달 경기도 용인으로 내정됐다. 수도권 공장 총량제를 풀기 위한 정부 심의 등이 남아 있지만 투자 주체인 SK가 용인을 선택한 만큼 구미 유치는 좌절됐다. 알짜배기 대형 국책사업 때마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풀어주고 지방의 목소리를 저버렸던 뼈아픈 행태가 이번에도 되풀이된 것이다.미래 먹거리 산업인 원자력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입지를 놓고도 경주와 부산, 울산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달 말 원해연 입지 선정이 최종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부산과 울산 접경지로 입지가 정해졌다는 소문이 지난달 나돌았기 때문이다. 2천400억 원이 들어가는 원해연을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걸쳐 짓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한 중앙지의 보도가 발단됐다. 최적의 입지를 갖춘 경주시와 지역 정치권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산자부의 진화에 따라 잠시 수면 아래 가라앉았지만 곧 표면화될 사안이다.여기에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남부내륙철도 건설을 두고도 경북 소외론이 불거지고 있다. 4조7천억 원이 투입되는 남부내륙철도의 역사는 모두 6곳. 경북지역 역사는 기점인 김천역이 유일하고 나머지 5개는 합천과 진주, 고성, 통영 등 모두 경남지역에 들어선다. 경북도가 학수고대한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유한국당 지역 의원들은 국회에서 달랑 성명서 한장을 냈을 뿐이다. 이후 진행 상황에 따라 사안별로 정부를 압박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은 찾아보기 힘들다.부산·울산·경남의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의 대응에 온도 차가 있고, 원해연 유치에서는 여당 지역 의원들과 논의와 협력도 부족했다. 대구·경북지역 핵심 현안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지만 시·도와 지역 정치권의 주도면밀한 전략도, 확고한 공조체제도 없어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진정 지역민들을 위한다면 단체장들이 삭발이라도 하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야 절실함이 전해지지 않을까요.” 지난 설 연휴 대구를 찾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식사자리에서 한 말이 귓전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