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대작 ‘레닌그라드’ 선보여

화려한 편성과 압도적 음향을 자랑하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대작 ‘레닌그라드’가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61회 정기연주회’에서 펼쳐진다.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이날 공연은 대구콘서트하우스 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로서,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와 대구시향으로 꽉 채운 오케스트라 단독 무대이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7번 ‘레닌그라드’는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침략과 스탈린의 공포정치로 황폐해진 레닌그라드에 관한 음악이다.쇼스타코비치는 일생 15곡의 교향곡을 남겼다. 1926년 스무 살의 나이로 생애 첫 교향곡을 발표한 그는 ‘소련이 낳은 음악 천재’로 일찌감치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소련의 역사적 흐름과 함께 교향곡의 창작을 이어왔다. 교향곡 제7번은 그의 교향곡 가운데 75분에 이르는 가장 긴 연주 시간과 호른 8대, 트럼펫과 트롬본 각 6대, 하프 2대 등 가장 큰 편성이다.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만 100명이 넘는다.1941년 6월 독일군의 소련 침공이 시작되고, 7월 히틀러가 이끄는 대군이 제정 러시아의 수도이자 소련의 제2도시인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진격해왔다. 레닌그라드는 쇼스타코비치의 고향이기도 했는데, 독일군의 포위로 위기에 처한 레닌그라드의 방위전을 눈앞에서 생생히 목격한 그는 이 무렵 교향곡 제7번을 작곡했다. 1941년 9월 레닌그라드에서 1악장부터 3악장까지 쓴 이후 12월에 가족과 함께 피신해 머물렀던 쿠이비셰프에서 마지막 악장의 스케치와 오케스트레이션을 마무리했다.곡은 총 4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전쟁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 제1악장이 약 30분에 이르며 곡의 절반 가까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쇼스타코비치가 “유쾌한 일이나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재미난 에피소드에 관한 추억을 회상한 것”이라고 표현한 제2악장과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혜에 대한 외경의 마음’이라고 표현한 제3악장이 이어진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마치 ‘승리’를 나타내는 것처럼 금관악기의 화려한 팡파르와 전 악기의 힘찬 연주 속에 팀파니의 강렬한 두드림으로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다. 전곡을 통해서 당시 레닌그라드의 모습을 커다란 벽화로 마주한 듯한 장대함을 느낄 수 있다.쇼스타코비치가 음악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구성한 이 곡은 관현악의 혁명가로 불리는 베를리오즈의 음악에서 볼법한 거대함과 용암처럼 분출하는 힘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효과는 상당히 표면적이며, 교향곡의 필수 요소인 긴밀한 구성은 결여돼 있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교향곡이라기보다 방대한 규모의 모음곡에 가깝다.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이다. 문의: 053-250-1475.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어울아트센터 21일 수험생 위한 ‘휴’ 음악회 개최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는 상주단체 CM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청소년 콘서트 ‘休(휴)’ 가 오는 21일 오전 10시30분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개최된다.이번 공연은 지휘자 김범수의 지휘 아래 CM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소프라노 이주희, 테너 박신해, 베이스 이재훈, 바순 서민경, 오보에 최용준의 무대로 꾸며진다.정통 클래식뿐만 아니라 뮤지컬에서 영화음악까지 오케스트라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장르를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다.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천둥과 번개’ 서곡으로 경쾌하게 시작해 홍난파의 ‘고향의 봄’과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 ‘사랑스런 나무 그늘이여’를 베이스 이재훈의 노래로 이어 진행한다. 그리고 슈베르트와 카치니의 동명의 곡 ‘아베마리아’를 소프라노 이주희가 두 가지 색으로 선보이고, 뒤이어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와 빌 더글라스의 ‘Hymn’을 각각 오보에와 바순협주곡으로 연주한다.트리치-트리챠 폴카, 영화 라이온킹 OST 하이라이트 모음곡에 이어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커티스의 ‘돌아오라 쏘렌토로’와 베르디의 ‘여자의 마음’을 테너 박신해가 노래한다. 푸치크의 ‘검투사의 입장’으로 공연이 막을 내린다.자세한 일정 확인과 공연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와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hbcf.or.kr)에서 가능하다. 전석 5천 원. 문의: 053-320-5138.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겨울 연극축제 ‘열혈청년 극단전’ 개최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2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겨울 연극축제 ‘열혈청년 극단전’을 개최한다.이번 축제는 지역 연극계의 활성화와 청년예술인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지역 내 30~40대 이하로 구성된 3개 극단의 대표 작품들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먼저 극단 소묘는 ‘낫싱 체인지드(Nothing Changed)’를 22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과 23일 토요일 오후 3시, 7시에 선보인다. 연출 겸 작가로 활동 중인 전호성의 스토리를 백창하 연출로 꾸며진다.이 작품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라푼젤’, ‘푸른 수염’ 등 동화 속 공주이야기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우리가 아는 착하고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 아닌 현실적인 인간의 욕망,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내고 있다.극단 창작플레이는 코미디 감성 연극, 그리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극 장르 ‘별이네 헤어살롱’을 김하나의 대본, 연출로 29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과 30일 토요일 오후 3시, 7시 3회 무대에 올린다.이 작품은 시골에 있는 오래된 별이네 미용실의 단골인 60대 아주머니들과 별이 엄마의 좌충우돌 미용실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나본다. 온라인만큼이나 소문이 빠른 별이네 헤어살롱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마지막 무대는 다음달 13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과 14일 토요일 오후 3시, 7시, 극단 만신이 ‘베쓰-어느 바보 광대의 죽음’을 선보인다.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새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김지영이 연출을 맡았다. 순진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던 바보가 걱정된 엄마의 그릇된 부추김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묘사한 연극이다.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늘 존재하고 자신들의 무대와 성장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열정으로 만들어내는 청년들의 무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열혈청년극단 3팀, 3색 스타일로 꾸며지는 이번 축제를 통해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를 찾는 재미와 따뜻한 감성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들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전석 1만 원. 문의: 053-606-6135.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수필대전, 양동 풍경

입선 송시내 여름 한낮, 양동은 정적이 흐른다. 강렬한 햇살이 무색하도록 마을은 숙연한 분위기다. 견딜 수 없는 더위에 온몸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다. 시간은 언제부터 멈추었을까. 낡은 흑백사진 속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양동 풍경마을 입구에부터 구릉의 언덕배기를 올라가며 자리 잡은 기와집들이 주변의 풍경과 더불어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같은 공간이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곳은 단순히‘좋다’와‘나쁘다’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울림이 있다. 관가정(보물 제442호)과 서백당(중요민속자료 제23호), 향단(보물 제412호), 무첨당(보물 제411호)까지 사대부의 고택들이 처음 건축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단정하게 서 있다. 담이 나지막한 골목을 걷다 보면 대문이 열리고 열 살 무렵의 댕기를 두른 아씨가 얼굴을 내밀 것만 같다. 키 큰 접시꽃이 호기심 가득한 아씨처럼 담장 밖을 구경한다.아마도 소작인의 집이었을까, 한길 쪽으로 반쯤 열린 나무 대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끌린 듯 다가가서 문안을 들여다본다. 가르마처럼 정갈하게 가꾼 텃밭과 반질반질하게 손질한 장독대가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잔디를 심은 조그만 마당을 가운데 두고 기와지붕의 본채와 슬레이트 지붕의 아래채가 얌전하게 앉아있다. 모든 것이 친숙한 풍경이다. 방학이면 찾아가던 외할머니댁이 연상된다. 그 집에서 하루를 묵기로 결정한다.볼이 발그레한 주인 할머니는 열아홉에 영천에서 시집와서 육십여 년을 양동에서만 살고 있다고 하신다. ‘평생을 양동에서만 사셨으면 세월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지 않았을까?’나는 알고 있다. 우물 안의 세상은 고요해서 작은 바람에도 오히려 더 크게 흔들린다는 것을.하얀 머리칼을 곱게 넘겨 짧은 은비녀로 쪽을 찌던 외할머니도 그랬다. 일제 강점기 산청 지리산 자락에서 나고 자라 그곳에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외할아버지와 결혼을 했다. 아이를 낳고, 해방을 맞이하고, 한국전쟁을 경험했다. 낮엔 국군이, 밤엔 빨치산이 마을로 내려오던 질곡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것이라 주변으로 곁눈질 한번 할 틈이 없었다. 자녀들이 성장해서 모두 출가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허리를 펴고 머리 위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것도 잠시, 중동에서 생때같은 아들을 잃었다.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기가 무섭게 며느리는 아들이 남긴 보상금을 챙겨 손주를 앞세우고 떠났다. 평생을 그리움 속에 살던 외할머니는 모든 기억을 놓아버리고 요양원에서 삶을 마감하셨다.주인 할머니 얼굴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 얼굴이 중첩되어 보인다. 이분은 어떤 삶을 사셨을까, 500년 동안 관습에 굳어진 작은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면 그것이 안온한 삶이었을까? 외할머니의 삶이 결코 개인만의 것이 될 수 없듯 이 집 할머니의 삶도 편안한 삶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곳간에 쌀이 얼마나 있는지, 부엌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하다못해 지난 장날에 사온 치마의 붉은색조차 숨길 수 없는 집성촌에서 개인의 삶은 언제나 집단에 귀속되어 왔을 것이다. 옆집 숙부댁, 뒷집 할머니댁, 여강 이 씨, 월성 손 씨의 삶 하나하나는 씨줄과 날줄로 직조되어 양동마을 500년의 역사가 되어온 것이 아닐까.‘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용어가 있다. ‘생물체 내부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거나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말이다. 이는 외부 환경이 변하더라도 내부 환경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성의 개념은 사회체계와 가족에도 적용된다.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해 사회체계와 가정생활의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집단은 그 구성원들에게 협력과 보충을 요구한다. 적당한 통제와 사회화가 공동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500년 동안 마을은 하나의 생물체처럼 항상성을 지니게 된 것이 아닐까.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의식은 변화하였지만, 마을 자체가 스스로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애쓰지 않았을까. 그것이 인간의 의식을 지배해서 양동 정신을 이룬 것은 아니었을까. 기쁨과 슬픔이 연대되어 평생을 그루터기처럼 마을을 지키는 양동의 정신이 되어온 것이 아니었을까.담장엔 봉숭아가 피고, 마당엔 살구나무가, 텃밭에는 오이가 자란다. 아이들은 골목을 뛰어다니며 까르르 웃는다. 저녁이 되면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도마 소리가 난다. 젊은 새댁은 분꽃을 꺾어 꽃술을 길게 늘어뜨린 귀고리를 만들어 내 귀에 걸어준다. 할머니는 주름진 손으로 낡은 이불을 반듯하게 개어 놓으신다. 할머니의 할머니는 사각사각 속삭이는 소리가 나는 이불을 덮고 누우셨을 것이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품 안 같은 햇살 냄새가 난다.밤새 꿈을 꾸었나 보다. 문 밖에선 바지런한 주인 할머니의 비질 소리가 들린다. 몇 번쯤은 목이 꺾이었을 낡은 선풍기는 그 밤 내내 밭은기침처럼 바람을 토해내고 있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사람의 마음을 움질일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눈에 반했습니다. 짝사랑의 열병 같은 가슴 앓이는 일 년에도 몇 번씩 저를 양동으로 이끌었습니다. 골목을 헤집고 다니다 낯익은 듯 보이는 대문 앞에서 전생의 저를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양동의 정신을 만들어가는 환경과 사람들과 공기를 사랑합니다.느끼는 그대로를 글로 담아내고 싶었지만 모자란 실력이 언제나 아쉬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선정해 주신 대구일보사와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합니다. 이 상이 제게는 당근인 동시에 채찍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글 쓰는 과정의 맛을, 감수성의 칼날을 마련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믿고 기다려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한국방송대학 국문과△경성대학교 대학원 연극학 석사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발레스타와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레페스티벌’ 17일 수성아트피아

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한국발레협회 대구경북지회와 함께 공동기획 ‘발레스타와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레페스티벌’을 17일 용지홀에서 개최한다.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한 ‘발레스타와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레페스티벌’은 지역 유일의 발레 장르 축제이다. 올해는 김영랑의 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한국발레협회 대구경북지회와 함께 공동기획 ‘발레스타와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레페스티벌’을 17일 용지홀에서 개최한다.이번 페스티벌은 리틀발레단관 안미진의 대구발레시어터, 정재엽의 아트발레단, 김원미의 이화발레단, 우혜영의 대구시티발레단 등이 지역 대표로 출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인 발레리나 강미선과 발레리노 콘스탄틴 노브셀로프가 특별출연한다. 그리고 체코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지역 출신의 발레리노 윤별이 출연한다.리틀발레단은 ‘돈키호테’ 1막 하이라이트(재안무 서태용), 대구발레시어터는 ‘길 위에서 길을 묻다’(안무 안미진), 아트발레단은 ‘코펠리아’(재안무 정재엽), 이화발레단은 ‘스펙트럼’(안무 김원미), 대구시티발레단은 ‘사과나무’(안무 우혜영)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는 ‘호두까기인형’ 중 2막 사탕요정과 호두까기인형의 그랑파드되(2인무)를 선보인다. 공연 종료 후에는 공연장 로비에서 스타 무용수들과의 만남이 준비돼 있다.VIP석 2만 원, R석 1만 원. 문의: 010-4640-5447.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서구문화회관, 연극 ‘사발, 이도다완’을 무대에 올려

서구문화회관은 15일, 16일 양일간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연극 ‘사발, 이도다완’을 무대에 올린다.이번 공연은 대구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구문화회관이 주최하고 한울림이 주관한다.2015 대구연극제 연출상·무대미술상·연기상, 2016 대구연극제 무대미술상·최우수연기상에 빛나는 이번 연극은 1945년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연극적 상상력을 더해 누구나 흥미를 갖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로 전개된다.도자기 전쟁으로도 불리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조선의 사발장인, 노평과 그의 제자들이 겪는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통해 민족적 울분을 다룬다. 우리 도자기 기술을 빼앗겼다는 허탈함보다는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가 앞으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전석무료. 문의 053-663-3081.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첼로 신동 장한나, 세계적인 지휘자 되어 돌아오다

25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첼로 신동 장한나가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어 돌아왔다. 그녀가 이끄는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공연이 16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진다.이번 공연은 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의 네번째 해외 심포니 공연으로, 세계에 한국인의 음악적 예지를 빛내고 있는 지휘자 장한나와 그녀가 이끌고 있는 노르웨이의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세계 굴지의 음반사가 선택한 황금 손의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함께한다.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쿠르에서 11살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하며 전 세계 음악계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장한나는 폭넓은 레퍼토리와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에 매료돼 2007년부터 지휘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슬로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쾰른방송교향악단, 신시내티 오케스트라, 밤베르크 교향악단,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오케스트라 등을 객원 지휘했다.2014년 9월 BBC 프롬스에서 평단과 음악계의 극찬과 함께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으며 2013/14 시즌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고 2017년 9월에 정식 지휘자로 취임했다. 2015년 BBC 뮤직 매거진 선정 ‘현재 최고의 여성지휘자 19인’에 이름을 올렸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수학한 그는 롱 티보, 하마마츠 콩쿠르에 입상 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으나 편파판정에 불복하면서 전 세계 음악계에 핫 이슈를 몰고 왔다. 그러나 2005 국제 쇼팽 콩쿠르에서 3위를 수상하며 그를 향한 우려를 불식시켰고 2007년 제13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없는 공동 4위를 수상하며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1909년에 설립돼 110년 동안 유럽의 클래식 음악 발전과 함께해온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긴 역사만큼 오래된 음악적 전통을 자랑한다.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웨이 국민들의 정신적인 지지대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했다. 지금까지 다니엘 하딩, 크쉬슈토프 우르바인스키 등 지휘자를 거치며 매 시즌 오페라 프로덕션을 포함한 다양한 클래식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장한나와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을 위해 레퍼토리를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그리그를 선택했다. 노르웨이 사람들의 자부심이자, 목소리로 불리는 그리그는 민족음악을 일으키며 노르웨이 국민주의 거장으로 손꼽힌다.먼저 노르웨이의 아침을 연상케 하는 ‘페르귄트 모음곡 1번’으로 찬란하게 시작해, 그리그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이자 리스트로부터 ‘스칸디나비아의 혼’이라고 칭송받은 ‘피아노 협주곡 a단조’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장한나가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처음 호흡을 맞춘 곡이자, 비장하고도 고통이 사무치게 느껴지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 b단조 ’비창’으로 마무리한다.VIP석 15만 원, R석 10만 원, S석 7만 원, A석 5만 원, H석(시야장애) 3만 원. 문의: 053-584-030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서상돈 삶과 정신 그린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6회 전석 매진 기록

국채보상운동에 앞장선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그린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가 대구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6회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천주교대구대교구가 주최하고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와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이하 서가연)가 공동주관으로 만든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는 지난 8~10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공연됐다.이번 연극은 3일 동안 400석 규모의 드망즈홀 객석을 6회 모두 전석 매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첫날인 지난 8일 공연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했다.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는 서상돈이 보부상으로 출발해 큰 재산을 모은 후 일제의 경제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진실한 교유로 교회에 헌신하는 내용이다.서상돈 선생은 김광제와 함께 전 국민이 3개월간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펼친 선각자다. 보부상으로 상단의 우두머리가 돼 커다란 부를 일궜음에도 검소한 삶을 살았고, 청렴으로 나라와 이웃에 봉사했다. 1911년 자신의 땅 3만3천여㎡(1만여평)를 기증해 대구대교구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이번 공연에는 서가연 소속 배우 19명이 출연해 1인 다역을 소화했다. 서상돈 역은 서상돈과 높은 외모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연극배우 유태균이 맡아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 진한 감동을 전했다.고종 역 심양홍, 대원군 역 최주봉도 원로 답게 근엄한 모습으로 무대를 호령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 역 이인철과 일본 순사 아베 역 홍여준은 악랄함 속에서도 코믹하게 연기해 관객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또 상징적인 세트에 영상 등을 가미해 무대에서 20개의 공간을 연출하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이영구 기획위원장(대구교구 평신도위원회)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6회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으로 연극을 막을 내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연극을 통해 대구시민들에게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했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제27대 대표회장 장영일 목사 취임예배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10일 범어교회에서 제27대 대표회장 장영일 목사 취임감사예배를 가졌다.이날 취임예배는 권영진 대구시장, 강은희 교육감, 배지수 대구시의회 의장 등이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직전회장 대구중앙교회 박병욱 목사는 “하나님만 의지했던 기드온 300용사에게 주님은 승리의 비전을 주셨다”며 “대구를 향한 승리의 상상과 노력, 기도를 통해 27회기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제27대 대표회장 장영일 범어교회 목사는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27회기 최선 다해 섬기겠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지난 5일 열린 제27회 정기총회에서는 상임회장으로 최원주 대구 남덕교회 목사가 선임됐다. 상임부회장으로는 여정택 일심교회 목사와 임종복 동부교회 장로가 각각 선임됐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연주회 개최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오는 29일 오후 8시 천주교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뉴욕 링컨센터 알리스 털리홀 세계무대 데뷔 30주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2020년), 부산국제음악제 및 국내 매니지먼트를 처음부터 수십 년 간 담당했던 매니저 고 이명아 대표를 추모하는 의미가 있다.백혜선은 뉴욕 데뷔 당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8번을 연주했고 수많은 콩쿠르에서도 이 곡으로 수상한 바 있으며 심지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나가기 직전에도 예술의 전당에서 이곡을 연주했다.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이 곡을 이번 무대에서 연주한다.더불어 전반부에 쇼팽, 스크리아빈과 라벨의 명곡을 연주, 대구 음악애호가들에게 피아노 음악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문의: 053-790-130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보타니컬 아트 예술교육원, 색연필 아트 선보여

국제예술문화협의회 색연필 보타니컬 아트 예술교육원(원장 박영란)이 ‘가을 바람 소리 콜라보’전을 오는 1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보타니컬 아트는(Botanical Art)는 식물이나 꽃의 고유 특징을 색연필이나 수채화 색연필로 미학적·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예술분야다.보타니컬 아트는 식물 자체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사실회화부터 이를 변형한 보타니컬 일러스트레이션, 꽃 드로잉 등 다양하다.색연필 보타니컬 아트 예술교육원은 2016년 보타니컬교육원으로 창립했다. 2016년 중소기업벤처부 신사업 아이템으로 선정되고, 2017년에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했다.지금까지 달서구청 문화학습박람회와 달서구 월성복지관 마을박람회에 참여하고 경산·합천도서관, 달서가족문화센터 등에서 강의를 펼쳤다. 현재 회원은 150여 명이다.색연필 보타니컬 아트 예술교육원과 대구 신사업 창업사관학교(하병준 동문 회장)가 주관하고 대경북중소벤처기업청(김성섭 청장)과 소상공시장진흥공단(지용하 본부장), 국제문화예술교육협회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보타니컬 아트 작품과 사진이 함께하는 콜라보전으로 열린다.먼저 4전시실에서는 색연필 보카니컬 아트 예술교육원 박영란 협회장과 3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식물세밀화와 색연필 정밀묘사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5전시실에서 대경북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시장진흥공단, 대구 신사업 창업사관학교 동문 대표들의 사진전이 펼쳐진다.박영란 색연필 보타니컬 아트 예술교육원장은 “이번 전시가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정보교류 및 소통을 위한 상생네트워크 문화교류의 장이 되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타니컬 아트의 매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문의: 010-4477-909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천주교대구대교구 5대리구 성경암송 발표대회

천주교대구대교구 5대리구는 제35회 성서주간을 맞아 오는 30일 구미 신평성당 교육관에서 ‘성경암송 발표대회’를 연다.올해 대회는 교구 본선 없이 개인과 단체 부문 대상 수상자에게는 교구장상이 주어진다.참가 부문은 개인과 단체로 나뉘고 개인 부문은 유치부와 초등부, 중고등부와 청년부, 장년부와 노년부 6개 부문으로 나뉜다.또 단체 부문은 학생부와 성인부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참가 자격은 본당대회 각 부문별 입상자 1명씩이며 발표내용은 요한복음서 20장에서 21장이나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중에서 자유롭게 발췌하면 된다.신청은 17일까지 5대리구청에서 받는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그 걸음 멈추지 않고 한자씩 적어가는 것이 소망

아픈 가을입니다. 태풍이 할퀴고 떠난 자리가 그렇고, 세상 여기저기 한숨 소리가 들리는 답답한 날들인데, 입상 소식은 작은 위로입니다. 그래도 신은 아픈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아름다운 인내를 인간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월광호인적무생(月光湖印跡無生)이라 했던가, 달빛 호수에 비춰도 그 흔적이 남지 않듯이 독자가 수긍하는 글을 쓰려고 했으나 허공만 맴돌 뿐, 흔적조차 없는 공허한 시간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래도 옛것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 번씩 찾아가는 문화유산이 나에게는 작은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그 걸음을 멈추지 않고 보고 느끼며 한자씩 적어가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문화유산에 깊은 관심으로 수필대전이란 장을 마련해주신 대구일보에 존경을 보냄니다. 그리고 졸필을 선 해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 가을이 모두에게 풍요롭길 소망해 봅니다. △안동 출생△경북대학교 졸업△대구문인협회 회원△대구수필가협회 회원△천마문학회 회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수필대전 취한대(翠寒臺)

입선 배해주 성리학의 갈라파고스를 찾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결정된 소수서원이다. 장마가 꼬리를 감추고 대지가 고열에 지쳐 비지땀을 흘리는 8월 첫날이다. 예전에 주마간산으로 들른 곳이지만 세계유산으로 격이 높아지고는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발걸음에 설렘이 실려 있다.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은 이곳 출신으로 성리학의 시조인 안향 선생의 사표를 세워 위패를 봉안하고, 다음 해에는 학사를 건립하여 백운동서원을 창건하였다. 그 후 1550년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재임하면서 명종에게 건의하여 소수서원이란 사액을 받았다.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공인된 사립 고등교육기관이다. 성리학의 큰 산맥인 퇴계 선생의 많은 제자가 이곳 출신이다. 그리고 4천여 명의 유생들을 배출한 성리학의 보고다. 안동의 도산서원 등 9개 서원이 14번째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중에 소수서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원이다.입구에 들어서자 하늘로 솟은 학자 수림이 먼저 세상의 더위에 지친 길손을 반긴다. 한 줄기 바람이 전하는 솔향은 선비의 기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서원에는 안향 선생의 초상이 국보 제1111호 지정되어 있고, 보물 제1403호인 강학당을 비롯한 보물 4점, 명종의 어필인 소수서원 현판 등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5점이 있다. 예쁘면서도 마음씨까지 고운 여인처럼 서원의 품격에다가 문화재로서의 가치까지 품고 있는 귀한 곳이다. 서원 안에는 강학당, 장서각, 전사청, 영정각, 직방재와 일신재, 학구재와 지락재, 경렴정, 취한대 등 오밀조밀 어깨를 부딪치듯 배치된 전각이 정겹다. 건물 하나하나가 나름의 의미와 상징성이 있지만, 지남철이 당기듯 나의 시선을 머물게 한 것이 있다. 바로 취한대다. 서원 경내가 아닌 죽계 건너에 혼자 다소곳이 자리 잡았다. 서원 쪽에서 보면 잔잔히 흐르는 죽계에 거울처럼 투영되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취한대는 학문에 심취한 유생들이 잠시 여유를 즐기던 곳이다. 취한(翠寒)은 연화산의 푸른 기운과 반변천의 상류인 죽계의 맑고 시원한 물빛에 취하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긴다는 뜻이다. 퇴계 선생이 옛 송취한계(松翠寒溪)에서 비취 취(翠)와 차가울 한(寒)에서 따서 지은 것이다.취한대는 8개의 둥근 기둥 위에 팔작지붕이 주변의 풍경과 어울리며 편안하게 앉아 있다. 정면 3칸에 측면 1칸 반 겹집의 목재 건물로 단청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본연의 모습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바로 화장하지 않은 민얼굴의 순수함이 취한대의 백미가 아닐까? 서원 경내 쪽에서 보면 단아함에 서기가 서려 있는 듯하고, 취한대에 앉아 죽계 건너를 보면 금방 시 한 수가 떠올라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마루에는 여성 몇 분이 앉아 담소를 즐기고 있다. 간간이 번지는 그들의 미소와 여유로움에서 지난날의 유생들을 보는 듯하다. 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나도 발걸음을 조용히 하며 나름의 여유를 즐긴다. 송림에서는 매미가 여름을 노래하고, 연화산에서는 이름 모를 풀벌레가 더위를 쫓는다. 이에 질세라 죽계의 맑은 물은 조용히 시어를 토해낸다. 순간 폭염도 잠시 잊었다. 분위기가 주는 귀한 선물이다. 잠시 눈을 감으면 5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나도 유생이 되어 있는 듯 환상에 빠진다. 주변 환경이 사람을 만들어 간다는데 이렇듯 고즈넉한 곳에서 글을 읽고 시를 쓰며 학문을 닦았던 유생들은 어찌 충과 효가 깊지 않았으랴. 맹모삼천지교의 깊은 뜻을 이곳에서 다시 음미해 본다.그곳이 어디냐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폭포수 아래에 서면 떨어지는 물처럼 가슴이 요동을 치고, 높은 산에 오르면 자신도 모르게 높은 기개가 가슴에 안겨 온다. 망망대해로 나가면 아무리 큰 배에 몸을 실어도 나뭇잎같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또한 현란한 조명에 싸이키 음악이 울리는 클럽에서는 평온을 찾을 수 없지만, 풍경 소리 들리는 가람에서 부처님 앞에 엎드리며 방하착(放下着)은 덤으로 얻어진다. 성리학의 서기가 서린 취한대에서 눈으로는 송림의 기개와 민얼굴의 순수를 느낄 수 있고, 조용히 흐르는 죽계의 물소리는 소음에 찌든 귀를 정화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땅과 하늘, 숲과 물이 맑은 곳이다. 맑은 곳에서 맑은 마음이 생기고, 맑은 언어와 맑은 행동이 발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곳은 지그시 눈만 감아도 자연의 본성까지도 느낄 수 있는 학문의 전당이다, 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곳에서 학문을 연마하여 충과 효를 실천했던 유생들을 생각하고 몇 날이라도 살아야겠다. 이것이 취한대가 주는 교훈이다. 매미들의 합창을 뒤로하고 조용히 귀를 모으면 죽계의 물소리는 더 청아해진다. 나뭇잎 하나가 물 위로 사뿐히 내려앉아 수류거(隨流去) 한다. 참으로 사위가 맑은 곳이다. 세상이 답답하고 삭막할 때, 조용한 취한대에 앉아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충과 효를 되새김질해 보는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맛이자 지혜이리라.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