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영상과 사진이 무분별하게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전국민적 트라우마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참사 사고를 겪은 부상자는 물론 목격자, 유가족을 포함해 자극적인 사고 영상을 여과 없이 접한 국민들까지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참사로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들을 향해 “개인도, 집단도 감당할 수 없는 참변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이 메시지에는 마음의 고통을 숨기며 혼자 참지 말아야 하고, 개개인의 곁에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갑작스러운 사고와 죽음이 고인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학회 측은 “사고 현장에 있었거나 간접적으로 사고 내용을 알게 된 뒤로 누구나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진심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지지와 위로가 되며 지나친 혐오와 비난은 생존자와 유가족의 마음에 더욱 크고 깊은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고 전했다.이번 참사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20대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지금으 20대들은 10대 시절 ‘세월호 참사’를 접한 세대다.이른 나이에 대형 참사들을 접하며 자칫 트라우마가 누적될 수 있다는 게 심리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현장에 출동했던 소방 및 경찰 직원, 언론인 등도 사고 당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2차 트라우마 피해를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지금 트라우마와 마주했다면 심리 전문가와 상담을 하거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치유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정서적 불안이 이어진다면 숨을 크게 들여 마시고 3~4초간 숨을 참았다가 8~9초 동안 내쉬는 호흡법과 두 팔을 가슴 위에서 교차시킨 상태에서 나비가 날갯짓하듯이 좌우를 번갈아 10~15차례 두드리는 나비 포옹법 등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줘 행동에 옮기며 심신을 달래는 자기돌봄도 필요하다.충분한 휴식과 수면, 음식 섭취, 명상, 마음껏 소리 내 울기와 웃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트라우마는 무기력감을 동반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통한 엔도르핀 증가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대구적십자사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관계자는 “트라우마 치료는 슬픔을 보듬는 위로와 치유가 주된 목적이며, 사회 전체가 충격에 휩싸인 만큼 심리적 피해를 입은 이들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대구에서는 센터를 통해 현재까지 2건의 트라우마 상담이 접수됐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실제로 있었던 20대 여성과 참사 영상을 접한 20대 여성이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