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건설사들이 브랜드 선호도를 내세워 하반기 대구지역에 신규 아파트를 쏟아냈지만 무더기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지는 등 힘을 못 쓰고 있다.특히 공격적으로 대구 주택시장을 확대한 현대의 힐스테이트 단지는 중심지역 분양에도 청약 미달이 빚어졌다. 반면 상품성과 낮은 분양가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 지역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대조를 보였다.현대 힐스테이트 단지는 지난 6월 이후 청약이 이뤄진 4개 단지에서 모두 1순위 해당지역 미달이 두드러졌다.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를 받은 남구의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은 공급 5개 타입 가운데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를 제외한 4개 평형에서 미달이 나타났다. 전용면적 52㎡는 타입별로 0.58대1부터 0.8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난 9월 공급된 중구의 ‘힐스테이트 동인’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시내 중심가에 941세대라는 대단지 프리미엄에도 전 타입 1·2순위 청약 미달로 주택시장에 충격을 안겼다.1순위 해당지역 평균 경쟁률은 0.34대1로 공급 규모의 70% 가까이 미달이 생겼다. 2순위 접수에서도 평균 0.60대1로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 9개 타입 모두 무더기 미달사태로 분양전선에 비상이 걸렸다단지는 3.3㎡당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평균 공급가격이 주변 단지 대비 많게는 100만 원까지 높게 책정됐다. 유상옵션과 주변 지역 대비 비싼 분양가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지난 9월과 7월 공급에 나선 ‘힐스테이트 대구역 2차’와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청약 미달로 선착순 무순위 접수까지 이뤄졌다.대우건설이 공급한 동구의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1·2단지’, 북구의 ‘북구청역 푸르지오 에듀포레’ 역시 무더기 미달로 대구 미분양 물량 증가에 한몫했다. 다만 해당 단지는 대구 외곽이라는 입지적 요인이 맞물린 영향이 더해졌다.반면 비슷한 시기 분양에 나선 지역 건설사는 상품성을 높게 평가받으면서 청약시장 냉각기에도 저력을 과시했다.화성산업이 지난 8월 분양한 서구의 ‘서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은 7개 타입 모두 전 평형 1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소형 평형대인 59㎡도 14대1, 5.88대1의 높은 경쟁률로 주목을 받았다.7월 태왕이엔씨의 ‘태왕디아너스 오페라’ 역시 84㎡B타입에서 1순위 미달을 보였으나 2순위 접수에서 최종 1.37대1을 기록하는 등 3개 면적 타입에서 평균 1.84대1로 선방했다는 평가다.지역 주택·부동산시장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투자가치까지 고려해 가격과 상품성에 따른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만 믿고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시기는 지났다는 게 하반기 대구 주택시장의 흐름으로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윤정혜 기자 yu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