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이 최고다', '익숙한 것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누구나 들어봤을 말일 것이다. 이는 연애 등 어느 하나의 주제에 한정된 말이 아니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어나가고 있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한 것의 소중함을 깨달으라고 상기시키는 말로도 들린다.매번 새로운 것, 화려한 것을 쫓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이색 공간의 전시가 열린다.배태열 작가의 개인전이 다음달 18일까지 어울아트센터 내 야외공원에 새롭게 만들어진 전시장인 ART BOX(아트박스)47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코로나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익숙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관람객들에게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이는 개인전을 개최하는 작가에게도 해당된다. 가구 디자이너인 배 작가는 '나무'가 주요 작업 소재로, 나무는 그에게 어느 누구보다 익숙하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나무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그의 전시 주제는 'Re-naissance(르네상스)'다. 코로나19처럼 14세기 유럽에는 '흑사병'의 암흑기가 지나갔고, 이후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다시 태어나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유럽에서 일어난 문화 부흥 운동이다.그때처럼 지금 코로나를 겪어 나가며 회복해가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을 수 있다.전시에서는 버려진 나무가 작가의 의지로 의자로 다시 태어난 작품을 볼 수 있다.배 작가는 일상에서 버려지고, 쓸모없는 것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가구 판매장에서 판매될 법하게 재창조하거나 깨끗하고 보기 좋게 바꾼다.즉 오래되고, 낡으면서 볼품없고 쓸모없어진 나무가 쓰임새 있게 쓰였던 그때로 되돌려 놓는 작업을 해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이다.특히 나무에는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담겨 있다. 전시되는 6개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인 추억, 기억 등의 이야기가 녹아있다.어울아트센터 야외 공원에 있는 아트박스47은 누구나 쉽게 방문해 24시간 전시 관람 가능하다.김희정 큐레이터는 "작가는 재탄생한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를 버려진 나무와 함께 전시 공간에 설치해 익숙한 나무의 소중함을 드러냈다"며 "전시에서 작가의 소중한 이야기가 담긴 의자 작업을 관람해 우리의 찬란하고 소중한 추억와 기억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떠올려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무료다.한편 어울아트센터는 EAC 신진작가 발굴프로젝트로 오는 12월까지 아트박스47에서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배태열, 이이영, 박지훈, 김지우, 정은아 5명의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문의: 053-320-5137.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