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범어로제피부과 특별전시실에서 9월4일까지 근작 20여 점 선봬||병원 대기 환자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
“쉽게 접하기 힘든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병원 대기실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꾸몄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병원에서 느끼는 긴장감을 풀어주는데 아주 효과적이라 환자들도 만족해합니다.”피부과 병원 환자 대기실이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지역 화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갤러리로 변신했다.오랜 기간 십장생 중 하나인 돌을 즐겨 그려온 근석당 남학호 화백 초대전이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범어로제피부과병원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오는 9월4일까지 병원 환자대기실을 포함한 특별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40여 년 간 일관되게 고집해 온 작가의 석심 작품 가운데 근작 20여 점을 선보인다.맑은 물속에 잠긴 조약돌, 촉촉하게 물기 머금은 몽돌은 진짜 돌보다 더 돌 같다. 영원한 생명을 찾는 작가의 심중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무생물인 돌은 먹지도,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인간은 고작 100년의 삶도 못 누리고 흙으로 돌아가지만 돌은 영원히 그 자리에 붙박혀 수천 년을 견딘다. 변하지도 않고 닳아 없어지지도 않기에 아득한 옛날부터 돌을 신령스러운 존재였다.작가의 작품에는 돌과 함께 어김없이 나비가 등장한다. 작품 속 나비는 애틋한 사랑의 화신이자 행복과 장수, 복을 가져다주는 상징으로 돌과 생명을 함께한다.작가는 “돌과 나비는 불로장생을 염원하는 인간 욕망을 형상화한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생명이 없는 돌에 생명을 불어넣고 동적인 나비를 그려 넣어 활기를 더한다”고 했다.이어 그는 “나고 죽는 생사의 고통이 있는 차안(此岸)을 떠난 나비는 극락의 세계인 피안(彼岸)의 화폭에서 그렇게 날개를 편다. 그래서 돌과 나비는 불이(不二)의 세계관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남 화백의 작품에 등장하는 조약돌은 장수를 뜻하는 익수(益壽)의 의미를 담았다.미술평론가 장미진 박사는 “작가는 돌들이 함축하고 있는 시공간의 지층과 존재간의 상호관계를 섬세하고 정교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면서 “한국화가의 기본 필법과 채색법 등의 기법을 기저로 한 개성적인 방식으로 그리기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동시대 미술의 문맥에서 본 회화의 역공법(逆攻法)을 구현한다”고 평했다.‘자연의 돌을 가까이 한다’는 의미로 당호를 근석당으로 정한 남학호 화백은 지난해 제34회 금복문화상 미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모든 자연이 스승이라며 고향의 자연을 화폭 속으로 옮겨 놓으려 애쓰는 화가는 대구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를 비롯해 서울, 부산, 안동 등에서 모두 14번의 개인전을 가졌다.국전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역임한 그는 지난해 수성아트피아기획전 ‘남학호 화업 40년’(호반갤러리), 대구문화예술회관기획 ‘중견작가 초대’, 김해 클레이아크미술관초대 ‘빛나는 순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초대, 광주문화예술회관 초대 ‘실재의 기록-극사실주의’ 등에도 참여했다.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외교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시교육청, 대구은행,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정보화진흥원, 마곡보타닉파크타워 등에 소장돼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