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신천지…대구는 신천지 ‘포비아’ 확산

대구 전역이 신천지 공포(phobia)에 휩싸였다. 300명이 넘는 대구 확진자 중 대부분이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이거나 관련자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는 9천3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지내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서로를 신천지 신도가 아닐까 의심하는 지경이 됐다. 이렇다 보니 ‘신천지 감별법’까지 떠도는 등 지역사회 신천지 ‘포비아’는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확진자 중 공공기관이나 병원과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근무하는 이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신천지 신도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 이렇다 보니 확진자들이 근무한 병원과 공공시설 등의 주요시설이 줄줄이 폐쇄되면서 의료공백은 물론 행정마비까지 일어나고 있다. 종교 전문가들은 신천지 신도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것은 신천지 교회가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교단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천지 교인들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더욱 숨기는 상황이다.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부정적 이미지의 종교 단체에 속한 사람들은 정체 탄로가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나는 감염되지 않았다는 희망을 갖고 잠적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천지 감별법’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글에 따르면 신천지 교인의 복장은 흰 상의에 검은 하의를 입고 있으며, 손가락 브이 모양도 일반인들이 하는 검지와 중지가 아닌 엄지와 검지를 사용한다. 또 신천지 교인들만 사용하는 모바일 앱 등도 공개했으며, 신천지의 전도 방법, 출몰 장소 등 신천지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확산을 신천지 교회 탓으로만 돌려 마녀사냥식으로 대하는 것은 오히려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허창덕 교수는 “감염병에 걸린 신천지 교인들도 엄밀히 말하면 피해자일수 도 있다. 이처럼 마녀사냥 당하는 분위기가 되면 오히려 음지로 숨어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신천지 교회측도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보건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