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름 나오자…아버지는 말문이 막혔다

“저는 독도 헬기 추락사고 배혁…구조대원 아빠입니다.” 독도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아들을 기다리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이 나오자 순간 말을 잇지 못했고 실종자 대기실은 또다시 눈물바다가 됐다. 지난 16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통화한 독도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배혁(31) 구조대원의 아버지는 한시라도 빨리 아들이 가족과 동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배 구조대원 아버지는 “제가 독도에 남아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 하지만 아직 아들이 아직 저 차가운 바다에 있는데 아비가 돼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에 독도에 남아 있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배 대원의 아버지는 이번 사고가 소방관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많은 청년이 부모의 반대로 그 꿈을 접게 되는 불행한 선례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이 총리에게 부탁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이번 사고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서 사고 원인부터 낱낱이 조사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소방대원 모두가 가족들에게 자랑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열악한 장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총리도 “소방관의 지원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 또 정부 차원에서 독도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과 초동 대처, 진실 규명까지 빠지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실종자 가족들이 KBS 측에 요구한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는 “KBS의 사과는 KBS의 도리이기도 하고 국민의 도리이기도 하다. KBS 측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KBS 헬기영상 공개, 유가족들 분노

“이건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짓이야!” 독도 헬기 추락 7일째인 6일 오전 10시30분께,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에서 KBS로부터 입수한 논란의 동영상을 유가족들에게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헬기가 독도에서 이륙하는 모습이 담긴 3개의 동영상으로 모두 합해 약 20초 정도의 분량이다. 이는 지난 2일 KBS에서 보도된 영상과 같은 내용이다. 영상에는 유가족들이 기대했던 헬기에 환자를 태우는 장면이나 헬기 추락 장면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영상 공개 후, 유가족 대기실은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로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한 유가족은 “이걸 대체 왜 틀어! 이건 수백 번도 더 봤던 영상인데!”라며 울부짖었다. 또 다른 유족은 “환자를 태우고 추락하는 장면들은 다 잘린 편집본이다”라며 “이걸 튼 것은 유가족들을 농락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분노했다. 한 유족은 오열하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실신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KBS에 일말의 양심을 기대했지만, 오늘로써 다 무너졌다”며 “KBS가 오늘 한 행동은 유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초 분량의 영상을 3개로 나눠 찍은 이유가 대체 뭐냐”며 “영상에서 편집과 조작의 흔적이 보인다. 원본영상 확보를 위해 KBS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 관계자는 “우리는 일관되게 KBS 사장과 보도기자, 촬영기자 3명의 해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 왔다”며 “당사자 3명이 없는 사과나 해명은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지난 5일과 6일 두차례에 걸쳐 KBS 부사장과 커뮤니케이션 부장이 유족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유족들에게 거절당했다.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이승우 단장은 “오늘 유가족들의 의견을 행정안전부와 해경, KBS에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KBS 관계자는 “오늘 제공한 영상이 전부”라며 일부 유가족들이 제기한 영상 편집과 은폐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어 사장과 촬영기자를 포함한 사과단을 꾸려 재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KBS 커뮤니케이션 황상길 부장은 “현재 촬영기자가 과호흡증후군을 호소하고 있어 함께 오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로 유족들을 만나 해명과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사고 발생 7일째... 울분을 쏟아내는 실종자 가족.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6일 오후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사고 실종자 가족대기실을 찾았다. 한 실종자 가족이 사고 발생 7일째 나타난 이들을 향해 울분을 쏟아내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독도 헬기추락 유가족 대기실 표정-시신 1구 추가수습 소식에…술렁!

“제 아들은 아닐 겁니다. 분명히 살아 있어요!” 독도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5일 오전, 독도인근 해상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대구 강서소방서에 대기 중인 실종자 가족들의 얼굴은 경직됐다. 실종된 김종필(46) 기장의 유가족들은 휴대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검색하며 “심장이 멎는 기분이다”며 “이런 소식을 스스로 검색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차라리 지금 발견된 시신이 내 딸이었으면 좋겠다”며 “차가운 바다 속에서 얼마나 추웠을까”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한편 ‘기계 결함으로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측의 설명에 유가족들은 모두 분노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유가족은 격해진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채 다른 유가족과 목소리를 높이며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서로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박기동씨의 유가족 A씨는 국무총리 의전실에 전화를 걸어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는 “국무총리는 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느냐”며 “가족이 바다에 가라앉아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세월호 때와는 너무 다른 것 아니냐”며 흐느꼈다. 또 유가족들은 신속한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여기는 아무도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다”며 “유가족들이 직접 뉴스를 검색하며 사고 수습 상황을 듣고 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오전 11시30분께 정문호 소방청장이 유가족들을 방문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그동안 상황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유가족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 모든 수색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병원과 유족들은 발견된 시신들의 장례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합동분향소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실종 가족들이 수색에만 집중해 달라는 부탁이 있어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진영 행안부 장관 만났지만 독도 헬기 사고 실종자 가족 실망감을 드러내며 고개를 떨구다.

진영 행안부 장관, 정문호 소방청장, 윤병두 동해해경청장이 5일 오후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가족대기실을 찾아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피해 가족들의 계속된 질문에 진영 장관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하자 한 실종자 가족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독도 헬기추락사고 설명회-사람 구하러 갔다가 못 돌아온 딸…눈물 바다 된 유가족 대기실

“우리 딸, 사랑스러운 내 딸... 사람 구하는 게 좋다고 소방관 되더니 사람 구하러 갔다가 돌아오지도 못하고….” 4일 오전 11시40분께 대구 강서소방서 3층 독도 헬기추락 사고 유가족 대기실.전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는지 초점 없는 퀭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던 중년 여성이 중앙 119 엄준욱 구조과장 손을 꼭 잡으며 조용히 흐느꼈다. 중년 여성은 실종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의 어머니였다. 박 대원은 응급구조학과를 졸업 후 인천의 한 병원에서 2년간 응급구조사로 일했다. 그녀는 당시 119구조대가 백령도에서 전신경련을 일으킨 환자를 헬기로 이송하며 응급처치하는 모습을 보고 119구급대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박 대원의 아버지가 “우리 딸은 아직 살아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답답하기만 하다”며 “우리 딸 좀 살려달라”고 말하자 유가족 모두 눈물지었다. 이날 오후 1시 유가족 대기실에는 해군과 해양경찰청의 독도 헬기추락 사고 설명회가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설명회에서는 소방헬기 추락사고 수색 진행 사항과 동체 및 부유물 수거현황, 5일차 수색 계획 등을 유가족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회를 들은 유가족들은 해군과 해경, 소방청 등 사고를 담당하는 기관이 서로 달라 혼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사고 당시 헬기에 탑승해있던 선원 박기동씨의 유가족은 “수색상황 등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매번 알아보겠다고 하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또 어디서는 해경이, 어디서는 해군이 담당한다며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진행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들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돼 유족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동씨 유가족은 “오늘 오전부터 유족들이 이낙연 총리님을 찾는다고 소통해달라고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냈지만 답변 한 번 없다”며 “제발 답답한 유가족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 소방청이 민감하게 언론을 통제하는 모습에 의혹을 제기하는 유가족도 나왔다. 한 유가족은 “독도에서도 많은 기자가 유가족과 같은 배에 탑승하려 했지만, 해경과 소방이 막았다”며 “유가족에게 언론과 인터뷰를 최소화하라고 이야기까지 하는데, 도대체 뭘 숨기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 119 엄준욱 구조과장은 “소방청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쪽에 잘 전달 하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